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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이야기

심향사에서 꿈꾸는 플루티스트 이현경의 '봄날'

by 호호^.^아줌마 2010. 3. 16.

 

이현경의 플룻이야기  봄날의 꿈

삶의 여유 휴식의 시간 심향사  

 

며칠동안 추적추적 내리던 봄비가 잠시 휴식에 들어갔다.

3월의 둘째주 토요일 저녁 시간,

심향사(주지 원광스님) 경내가 때 아닌 손님들로 북적인다.

 

심향사와 이웃하고 있는 금성중학교 운동장은

어둑어둑해진 봄밤에 난데없이 몰려든 아이들로 왁자지껄하고,

절에서 부르는 이름은 모르겠지만 절 식당에서는

김밥과 산채요리로 저녁요기를 하는 사람들의 얼굴에서 빛이 발한다.

 

음악회를 준비한 무지크바움 조기홍 대표가 반겨주는 가운데

작곡가 김선철 교수와 광주문화방송 사장을 역임했던 김포천 선생께서 자리를 내주신다.

 

조기홍 선생은 호(號)가 무광(無光)이라고도 했다가, 주지스님이 원광(圓光)이라 하니 자신은 투광이라 했다가,

또 어떤 때는 마등(마누라 *쳐먹는?)이라 하기도 하고, 마덕(마누라 덕에 사는?)이라고도 하는  

종잡을 수 없는 화순 사나이다.

하지만 어찌된 게 탯줄을 묻은 화순 보다 나주를 더 사랑하고 있으니

언제가 이 호호아짐이 나주에  '조기홍음악회관추진위원장'이 되겠노라

호언장담한 걸 귓등으로 흘려듣지는 않은 것이리라.

 

 

 

어느덧 어둑서니가 내릴 즈음,

백일홍 나뭇가지에 드리워놓은 연등이 꽃을 활짝 피운 사이,

사람들의 발길이 분주하게 이어지고,

게 중에는 반가운 이들이 서로 정다움을 나눈다.

 

나주시의회 강정숙 의원(가운데)과

안희만 시의원 예비후보의 부인 오성현 씨(왼쪽),

이웅범 도의원 예비후보의 부인 강현옥 씨(오른쪽)가

정답게 포즈를 취한다.

 

제목은 목사고을 대표미녀 삼총사!

나도 저기에 끼고 싶은데, 난 결국 달따냥격이지만...

  

 

 

뜻밖에 어린이 관객이 많다.

마침 이날 1박2일로 어린이 템플스테이가 열려 함께하게 됐다고.

그 중간중간에 어른들이 속속 들어와 분단을 맞춰 앉는다.

 

 플루티스트 이현경 씨는

작년에 나주교회 설립 101주년 기념음악회에서 만난적이 있다.

광주시립교향악단 수석 플루티스트이며 

프랑스 에꼴노르말음악원 수석졸업의 재원이다.

 

조금 더 프로필을 소개하자면,

전남대 음악교육과를 거쳐 프랑스 에콜노르말 Superieur 과정 수석,

최고연주자과정인 Concertist와 실내악 부문을 졸업,

서울월드심포니 콩쿨 1위를 차지했으며,

불가리아 소피아국립 필, 헝가리 펫츠 캄머 필 등과 여러 차례 협연했다.

 

지금은 광주시립교향악단 상임수석과

에꼴 드 플루트 앙상블 단장을 맡고 있으며

전남대와 목포대, 대구예술대,  광주예고, 전주예고에 출강,

음악인재 양성에도 정열을 쏟고 있다.

마침 5월 23일에 정기연주회를 갖는다 한다.

 

오프닝 곡은

멘델스존의 '노래의 날개 위에'였다.

어수선했던 방안이

플룻 특유의 단아한 선율이 흘러나오자

일순 고요해졌다.

 

 

 

이번 기회에 플루트(Flute)에 대해 알아보자.

플루트는 다른 목관악기들과는 달리 리드를 사용하지 않고 관에 바람을 불어 넣어 소리를 내게 하는 간단한 원리를 이용하여 뚫어진 구멍을 손가락으로 막거나 열어 음의 고저를 조절한다.


원래 플루트란 리드를 가지지 않는 관악기의 총칭이나, 오늘날에는 오케스트라에 쓰이는 특정의 가로피리(橫笛)를 말한다. 오늘날 오케스트라에 쓰이는 플루트는 1847년 독일사람 뵘에 의하여 완성된 것으로, 뵘식 플루트라고 하는 것이다.


전체 길이 약 66cm의 한쪽 끝이 막힌 피리로, 재질은 거의가 금속이나, 목제의 것도 간혹 있다. 본래는 목제악기였으므로 금속제가 보통으로 된 현재에도 목관악기로 분류하고 있다.


전체는 윗관(head joint), 본관(middle joint), 아랫관(foot joint)의 3부분으로 되었고, 각부를 분리할 수 있다. 윗관의 위끝은 막히고 숨(입길)을 불어넣는 불구멍(吹口)을 가지며, 다른 두 부분은 기능적으로는 일체가 되어 기능을 발휘하며 13개의 소릿구멍(tone hole)과 뵘식의 키가 붙어 있다.

 

오늘날 유럽의 플루트의 기원은 아시아이다. 그러나 어떠한 경로로 유럽에 전파되었는지는 명확하지 않다. 12~13세기 중부 유럽, 특히 독일에서는 이미 널리 쓰이고 있었으며, 특히 애용된 플루트는 6개 구멍의 라조로, 이 악기가 현재 플루트에 직접 연관되어 있다.


이후의 플루트의 역사는 음빛깔의 개량, 음넓이의 확대, 반음계의 도입 및 주법을 용이하게 하기 위한 키의 채용 등의 역사이다. 18세기에는 그때까지 우세했던 세로로 부르는 플루트, 리코더를 능가하게 되었다. 19세기 초엽, 영국인 노런에 의한 링·키의 발명, 더욱 전기한 뵘에 의한 개량을 거쳐 현재에 이르렀다.

 

 

플룻앙상블은 처음이다.

'호두까지 인형' 중에서 행진곡 모음곡이 나오자

한 꼬마가 좋아라며 손뼉을 친다

 "와, 톰과 제리에서 나온 노래다."

우리 딸들도 즐겨보는 만화영화  '톰과 제리'는 효과음향과 배경음악을

전자음향이 아닌 클래식 악기로 구성해 재미와 함께

아이들에게 악기와 음악에 대한 훈련효과가 있다.

우리딸도 나름 음악을 들으며,

"저건 제리가 톰한테 쫓길 때 나오는 음악 같다"

"저건 톰이 살금살금 제리 잡으러 갈 때 나오는 음악 같은데..."

음악도 나름 배경지식이 있어야 재미가 있는 법,

애들은 애들대로,

어른은 어른대로 음악을 듣고 해석하는 재량을 발휘할 수 있는 것 아닌가.

 

 

 

음악을 듣는 아이들의 자세는 크게 세 번의 변천사를 겪는다.

첫번째, 정자세로 앉아 나름 열심히 듣는다. 

끝나는 지점에서 눈치껏 박수를 쳐주는 저 교양과 센스,

두번째, 시간이 지나면서 슬슬 허리가 아파오는군.

감미롭고 편안한 음악에 취해 슬쩍 드러눕는 저 배짱과 여유,

절대 잠이 오는 건 아니라며

눈꺼풀에 잔뜩 힘을 줘 보지만...

 

 

 

세번째, 에라 모르겠다.

잠에는 좋은 음악이 보약이지.

앉아서 눈 뜨고 들으나,

드러누워서 눈 감고 들으나,

그 음악이 그 음악이지 뭐...  

 

 

봄날, 아이들과 함께 음악을 듣는다는 것,

소위 교양있는 몇몇 사람들의 봄놀이 이기 이전에 

삶의 여유와 휴식을 가르치는 교양인의 배려이다.

 

맛과 재미에는 쉽게 반응하면서도

감동과 침묵에는 반응하지 못하는 요즘 아이들,

오늘 들은 이 음악들이 어쩌면 이 아이들이 삶을 살다 지치고 낙망할 때

위안과 위로를 주는 기억 한 켠의 마중물이 될 것이다.

 

헉~!

그런데 함께 왔던 두 딸내미들 어디로 갔나?

음악회 내내 보이지 않더니

끝나고 둘러봐도 보이지 않는다.

한참만에 나타난 녀석들 심향사 구석구석 숨어다니며

톰과 제리 놀이 하고 있었다넹

못 살아 ㅠ.ㅠ;;;

 

사십 수년 사는 동안

절에서 이렇게 긴 시간 보내본 것도 처음,

법당에 앉아 음악을 듣는 것은 더더욱 처음이다.

 

연주 프로그램에 영화 '미션'에 나온 '가브리엘송'이 있길래

이 참에 종교화합까지 이뤄지려나?

내심 기대했는데 다른 곡으로 바뀌었다.

 

아직 봄바람이 싸~한 이유려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