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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술&상식

재밌는우리말…폭발과 폭파

by 호호^.^아줌마 2011. 8. 10.

재밌는우리말…폭발과 폭파 

 

어젯밤 잠시 비가 멈칫거리는 틈을 타 딸들과 딸친구를 데리고 광주로 영화를 보러갔습니다. 아이들은 '퀵'을 보고 저는 재빨리 표를 바꿔 안성기, 하지원이 나오는 '7광구'를 봤죠.

 

7광구는  70년대 정난이라는 가수의 ♪ 제7광구 검은 진주...♬라는 노래에 맞춰 디스코까지 추며 놀았던 그 곳, 우리나라 제주도 남쪽에 존재하는 대륙붕 영토죠. 1968년 UN이 조사한 세계에서 가장 풍부한 석유자원이 있을 것이라는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우리나라 산유국의 꿈을 꾸게 했던 곳 아닙니까? 그래서 뭔가 있겠다 싶어서 봤더니... 무슨 폭발장면을 그리 남발하는지...

 

아무튼 엉성하기 짝이 없는 스토리와 과도한 오버액션, 헛구역질 나오는 괴물에 진저리치다 마지막 스크롤 한 장면에서 잠시 시선이 고정됐습니다.

 

한․일간 7광구를 놓고 2028년까지 공동개발하기로 협정을 맺었었으나 일본의 거부로 현재까지 탐사가 이루어지지 못한 곳. 이후 국제적인 영토분쟁지역이 될 가능성이 있다는...

 

재빨리 아이들이 보는 상영관으로 달려가 기도아저씨(극장 수문장^^)에게 "아이들 영화 끝날때까지 밖에서 기다리느니, 들어가서 끝나면 같이 나오면 안 될까요?" 했더니 흔쾌히 그러란다. 그래서 함께 본 퀵의 마지막 20여분.

 

아이고~~~ 그런데 이번에는 대단한 굉음과 함께 달리고, 또 달리고... 폭파를 남발해대는데...

 

아이들에게 폭발과 폭파에 대해서 설명해 줄겸 공부좀 했습니다.

 

 

◇ 전주시내에 있는 경기전 앞에서...

 

 

화산이 폭발했다

자동차를 폭파했다

 

알쏭달쏭한 '폭발''폭파', 구별하는 방법 알고 계신가요? '폭발'은 의도가 아닌 자연적 혹은 실수로 일어났을 때 쓰이는 말이고 '폭파'는 의도적으로 무언가를 부술 때 쓴답니다. 오늘은 두 단어에 대해 공부해 봅시다!

 

'폭발''폭파'

 

요즘 신문이나 텔레비전을 보면 '폭발'이나 '폭파'라는 단어를 자주 접하게 된다. 세계 곳곳에서 분쟁이 끊이지 않으면서 이러한 단어들도 빈번하게 등장하는 듯하다. 그런데 이 두 단어는 의미도 비슷하고 발음도 비슷하여 종종 쓰임에서 혼동을 일으킨다. 더 나아가서는 이 둘을 결합한 '폭팔'이라는 단어도 어렵지 않게 볼 수가 있다.

 

특히 구어에서는 '폭발'이라는 말보다 '폭팔'이라는 말이 더 많이 쓰이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폭팔'이라는 말은 없다. 따라서 '폭발'이나 '폭파'중에서 문맥에 맞는 단어를 잘 골라서 써야 한다.

이 두 단어의 의미 차이는 쓰임을 통해서 분명하게 드러난다. 다음은 이들이 쓰인 예문이다.

 

50년 만에 화산이 폭발하였다.

 

② 가스 폭발로 많은 사람이 다쳤다.

 

③ 사고가 난 자동차가 폭발하였다.

 

④ 낡은 건물을 폭파하였다.

 

⑤ 다리가 폭파되어 강을 건널 수 없다.

 

⑥ 적의 군사 기지를 폭파하였다.

 

~③에 나타난 것처럼 '폭발'은 불이 일어나며 갑작스럽게 터지는 것을 말한다. 의도적으로 터지게 하는 것이 아니라 자연적으로나 실수 따위로 터지는 경우에 주로 사용하는 말이다. ~③에 제시한 예들은 모두 이러한 경우에 속한다. 화산은 자연적으로 터지는 것이고, 예문에서 가스나 자동차가 터진 것도 의도한 것이라기보다는 사고나 실수로 인한 것이다.

 

반면 '폭파'는 ④~⑥에서 알 수 있는 것처럼 어떠한 것을 폭발하게 하여 부수는 것을 말한다. 즉 처음부터 대상을 부수어 버리려고 의도적으로 열 따위를 가하는 행동을 말한다. 따라서 예문에 나타난 대로 건물이나 다리, 군사 기지 따위를 뚜렷한 목적에 따라 의도적으로 부수어 버리는 경우에 사용할 수 있다. [출처 : 국립국어원 뉴스레터 쉼표, 마침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