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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이야기

대인미술시장 신양호 기획전 '어물쩡 어물전'

by 호호^.^아줌마 2011. 12. 22.

신양호 作  '고등어'

 

 

 대인예술시장 상주작가 릴레이 기획전 네번째

'어물쩡  어물전'

 

- 참여작가: 신양호 작가

- 일 시: 2011년 12월 23일(금) - 2012년 1월 20일(금)

- 초대일시: 2011년 12월 23일(금) 오후 5시

- 장 소: 대인예술시장 내 시장속박물관 전시장

            (상가주차장 후문 장미란선수 벽화 옆)

- 주 최: 광주광역시

- 주 관: 광주문화재단, 2011대인예술시장프로젝트 느티나무숲

- 후 원: 문화체육관광부

 

대인예술시장프로젝트 느티나무숲 사무국 '상상의 곳간'

062)233-1420

 

 

잡(雜)것들, 생(生)것으로 거듭나다

신양호 작가, 23일~다음달 20일까지

‘어물쩡 어물전’ 전시

 

대인예술시장에 아주 특별한 어물전이 문을 연다. 시장주민을 표방해온 신양호(52) 작가가 어물전 주인으로 나선다.

 

갈치, 꽁치, 고등어, 짱뚱어, 개복치, 복어, 돔 등 그가 좌판에 벌여놓은 차림표만 봐도 입이 떡 벌어질 정도다. 웬만한 어물전은 비교할 수도 없을 만큼 물목이 풍성하고 다양해서다.

 

지난 4년 동안 대인시장에 둥지를 틀고 ‘뚜덕뚜덕’ 날밤을 새우며 새로운 자궁에서 혼신을 다해 키워낸 100여점에 달하는 생선작품들 때문이다. 그래서 그의 어물전을 기웃거리다보면 마치 바다 속 한가운데를 유영하고 있다는 착각에 빠질 법도 하다.

 

대인예술시장프로젝트 느티나무숲(총감독 정민룡)에서 ‘어물쩡 어물전’을 주제로 네 번째 릴레이 기획전을 개최한다.

 

전시는 23일부터 다음달 20일까지 시장 내 미술관과 시장 속 박물관에서 진행된다. 단순히 전시제목만 보고 작품 감상까지 ‘어물쩡’ 넘겼다간 크게 후회할 지도 모른다.

 

작가가 자신의 어물전에 대해 ‘어물쩡’하다고 지레 너스레를 떨고 있지만 그동안 보여준 내공이 만만치 않아서다. 그간 활동이력이나 작품완성도에 비춰볼 때 그의 엄살은 오히려 겸양의 미덕으로 읽히기에 충분하다.

 

다만, 한가지. 그는 누구보다 시장공동체의 일원이 되고자 했던 ‘인정욕구’가 강했던 작가다. 그 사실에 주목한다면 시장의 삶에 온전히 녹아나지 못한 데 대한 반성적 성찰정도로 해석해도 큰 무리는 아닐 성 싶다.

 

결국 ‘어물쩡’은 작가자신이 현재 진행하고 있는 작품 활동과 시장사람으로서 정체성에 대한 평가를 당분간 유예한 것으로 보면 될 것 같다. 그의 다음 행보가 주목되는 이유도 거기에 있다.

 

어물전의 주된 물목은 단연 갈치다. 왜 그가 갈치작가라는 별호를 얻었는지, 그리고 그 호칭이 명불허전임을 유감없이 보여준다. 나무의 결을 따라 자연스럽게 그려낸 천연색 갈치부터 오만 잡동사니를 오리고 붙이고 조여 만든 은갈치까지. 각양각색의 갈치 연작을 보고 있노라면 그가 맨 처음 종이 위에 쓱쓱 그려냈던 먹갈치부터 현재까지 갈치의 진화사를 한눈에 볼 수 있다. 그 사이사이를 꽁치와 고등어, 짱뚱어, 개복치, 복어, 돔 등 다양한 어종이 어우러져 단조로움을 밀어내는 대신 쏠쏠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하지만 펄떡거리는 날 것 그대로의 비릿한 바다 내음을 기대했다면 다소 실망스러울 수도 있겠다. 그의 작품을 구성하는 주요 오브제들이 하나같이 쓰임이 다한 이른바 폐기물들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의 작업실은 볼트와 너트, 못, 나사, 철사, 나무쪼가리 부엌칼, 도마, 톱, 빗자루, 붓, 컴퓨터와 휴대폰 잔해 등 온갖 잡동사니들로 넘쳐난다. 지금은 해체되거나 망가져 볼품없는 신세지만 한때는 본체의 일원 또는 전부로 그 존재가치를 유감없이 드러냈을 터다.

 

그의 작업은 여러 종류의 폐기물을 끌어 모은 다는 의미에서 스크랩아트(Scrap Art)의 일종이지만 단순 재활용 수준을 넘어 다시 배열하고 디자인해서 이전과는 완전히 차별화된 가치를 만들어내는 업 사이클(up-cycle)이다.

 

기실 통통하게 살아 오른 각종 생선들은 무수한 나사와 볼트, 너트, 그리고 각종 잡동사니 등을 통해 새 생명을 얻은 인조 생선들이다. 버려진 식칼이 그대로 돔이 되고 생선 지느러미가 되고 부서진 컴퓨터 잔해들이 생선의 내장으로 그 존재가치를 현현한다.

 

이미 그 용도와 수명이 다한 물건들이지만 그의 손을 거치게 되면 언제 그랬냐는 듯 새로운 물성을 부여받고 감았던 눈을 뜬다. 때문에 그의 작업실은 쓰임이 다한 물건들이 장기적출을 위해 대기하는 해부실이자 외과적 치료를 통해 새 생명을 심어주는 수술실이기도 하다.

 

그의 작품이 애틋하고 더 애착이 가는 이유는 모두가 시체안치소에서 무덤에 들어가기 직전에 기적적으로 기사회생했다는 극적인 반전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어쩌면 같은 처지에 내몰리고 있는 재래시장의 현재가 그 속에 겹쳐보여서 일게다.

 

사람이 그리워서, 시장과 한 몸이 되고 싶었던, 그래서 시장과 소통을 꿈꿨던 그가 시장 공동체의 일원으로 산고 끝에 탄생시킨 어물전으로 지금 관객을 기다리고 있다.

 

 

 

 

 

어물전의 주된 물목은 단연 갈치다. 왜 그가 갈치작가라는 별호를 얻었는지,

그리고 그 호칭이 명불허전임을 유감없이 보여준다.

나무의 결을 따라 자연스럽게 그려낸 천연색 갈치부터

오만 잡동사니를 오리고 붙이고 조여 만든 은갈치까지.

각양각색의 갈치 연작을 보고 있노라면 그가 맨 처음 종이 위에 쓱쓱 그려냈던 먹갈치부터

현재까지 갈치의 진화사를 한눈에 볼 수 있다.

그 사이사이를 꽁치와 고등어, 짱뚱어, 개복치, 복어, 돔 등 다양한 어종이 어우러져

단조로움을 밀어내는 대신 쏠쏠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신양호 작가의 작업은 여러 종류의 폐기물을 끌어 모은 다는 의미에서

스크랩아트(Scrap Art)의 일종이지만 단순 재활용 수준을 넘어

다시 배열하고 디자인해서 이전과는 완전히 차별화된 가치를 만들어내는

업 사이클(up-cycle)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