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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야기

임진년, 용의 해...원광스님

by 호호^.^아줌마 2012. 1. 5.

 

생활과 종교

임진년, 용의 해

원광스님

                      전남전법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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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임진년(壬辰年), 용의 해가 밝았습니다. 특히 올해는 흑룡(黑龍)의 해라고 말들 합니다. 60년에 한번 돌아오는 흑룡의 해라해서 여러 가지 특별한 의미를 담고는 합니다. 또한 용은 유교문화권에서는 군왕의 상징으로서 널리 쓰이고 있습니다.

 

용은 불가(佛家)에서도 특별한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불자들이 산문을 들어서게 되면 가장 먼저 만나게 되는 것이 사천왕(四天王)인데, 그중에서도 서천을 맡고 있는 광목천왕(廣目天王)은 용신(龍神)과 부단나 즉, 아귀(餓鬼)를 권속으로 거느리고 있습니다.

 

용은 불법을 수호하는 팔부중의 하나로서 따로이 팔대용왕을 뜻하기도 하는데 사찰 입구의 무지개다리 아래쪽에 조각된 용머리, 절의 일주문 천장에 조각된 용머리, 법당의 기둥이나 벽에 그려진 용머리 등이 모두 부처와 불법을 수호하는 호법신으로서의 용을 표현하고 있는 것입니다.

 

불교에서는 깨달음의 저 언덕, 즉 피안 또는 극락세계를 향해 가는 탈것을 배에 비유하고 있습니다. 그 배는 주로 용의 모습으로 그려지는데, 이를 반야용선(般若龍船)이라고 합니다. 법당 앞쪽의 기둥머리나 계단의 소맷돌에 용머리를 조각하여 법당이 곧 반야용선임을 상징적으로 나타내고 있습니다. 즉 용은 중생을 극락으로 인도하는 배와 같은 역할을 하는 중요한 존재로 묘사되고 있는 것입니다.

 

또한 범종의 용뉴에 조각된 용은 대개 여의주를 물지 않고 입을 크게 벌린 채 묘사되고 있습니다. 이 용은 포뢰라는 용으로 고래를 무서워하며 그 울음소리가 우렁찼다고 합니다. 그래서 종이 우렁찬 소리를 내도록 용을 종 머리에 놀란 모습으로 묘사한 것입니다.

 

용은 세속에서도 군왕의 상징으로 널리 쓰여지고 있는 것은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입니다. 왕이 입는 옷을 용포라고 하고, 왕의 얼굴을 용안이라고 하는 등 용을 군왕의 상징물로 나타내고 있는데 이는 용이 옥황상제의 사자(使者)라는 설화에서 기인하는 것으로 특히 황제는 하늘의 계시를 받아 제국을 통치하는 것으로서 용이 하늘과 황제를 이어주는 사자의 역할을 하는 것으로 보아 용을 황제의 상징으로 많이 사용하고 있는 것입니다.

 

올해 임진년을 특히 흑룡의 해라고 많이들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한편에서는 상품 마케팅을 위한 이미지 차용에 지나지 않는다고 하기도 하지만 임진년을 흑룡의 해라고 하는 것은 나름의 근거를 가지고 있습니다. 무엇인고 하니 간지 중에 천간을 나누기를 갑(甲)과 을(乙)은 청색, 병(丙)과 정(丁)은 적색, 무(戊)와 기(己)는 황색, 경(庚)과 신(辛)은 백색, 임(壬)과 계(癸)는 흑색을 나타내는데 특히 임과 진(辰)이 만나 흑룡을 상징한다는 것입니다.

 

다섯마리의 용중에서 최고는 황룡(黃龍)이라고 하며 흑룡(黑龍)과 적룡(赤龍)은 황룡에게 반역을 꽤하는 역신(逆臣)으로 표현하기도 합니다. 흑색은 어둡고 두려움의 이미지도 있지만 모든 색의 통합이라는 의미로 어느 색에도 치우치지 않는 강직함과 고귀함의 뜻도 지니고 있습니다.

 

또한 역사적으로도 임진년은 국란이 많았던 해이기도 합니다. 1232년 임진년에는 몽고의 침입으로 고려 조정이 강화도로 천도를 했던 해이며, 1592년 임진년은 모두가 잘 알고 있듯이 임진왜란이 발생한 해이며, 1832년 임진년에는 영국상선인 로드 암허스트(Lord Amherst)호가 우리나라에 최초로 통상을 요구하였고, 1952년 임진년에는 6.25전쟁이 한창이던 때였습니다. 이처럼 역사 속의 임진년은 혼란과 변화의 시기이기도 했습니다.

 

올해 2012년에도 총선과 대선이 있어 나라에 적지 않은 변화의 기세가 엿보입니다. 팍팍한 현실 속에서 고통 받는 서민들은 올해에 큰 변화가 일어나 세상살이가 좀 더 수월해지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흑룡은 황룡에게도 대적할 만큼 강한 기운을 가지고 있기에 2012년에는 우리 사회가 가지고 있던 많은 어려움들을 강력한 흑룡의 기운을 가지고 해결해 나갈 수 있는 영웅이 나와 난국을 슬기롭게 해쳐 나가기를 기대해 봅니다. 고통과 혼란의 상징이 아니라 그 모든 어려움을 슬기롭게 극복한 변화의 상징이 나타나 새로운 시대를 열어주기를 모든 국민들과 함께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