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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주이야기

나주 다도초 병설유치원 맛있는 여름학기 ‘인기’

by 호호^.^아줌마 2013. 8. 14.

르포…다문화가정 어린이들의 하모니 다도초등학교 병설유치원

 

 

◇요리활동과 요가, 색종이접기 등 다양한 활동으로 여름학기를 보내고 있는 나주 다도초등학교 병설유치원 어린이들

 

“10명의 어린이가 5개국 엄마예요”

 

나주 다도초 병설유치원 맛있는 여름학기 ‘인기’

 

“김밥이 옆구리가 터졌어요. 그러면 주먹밥 만들어 먹으면 돼요. 스파게티랑 유부초밥도 만들어 먹어요. 맛있는 거 만들어 먹으니까 유치원이 좋아요.”

 

한여름 무더위가 맹위를 떨치는 지난 6일 점심나절, 나주시 다도면 나주호가 멀리 내려다보이는 다도초등학교(교장 장경순) 교정에 고소한 참기름 냄새가 진동한다.

 

왁자지껄한 아이들의 웃음소리와 함께 고소한 냄새를 따라 찾아간 곳은 이 학교 병설유치원 교실. 여남은 명의 어린이들이 옹기종기 둘러 앉아 고사리 같은 손으로 요리활동을 펼치고 있다.

오늘의 메뉴는 꼬마김밥. 방과후교사인 양현정 교사가 고슬고슬하게 지은 쌀밥에 참기름과 맛소금으로 간을 해 나눠주자 어린이들이 김을 펼쳐놓고 재료를 가지런히 맞춰 넣어 김밥을 만든다.

 

생각처럼 모양이 나오지 않자 주먹으로 주물주물 해서 입안으로 집어넣기 일쑤. 어린이들이 하모니선생님이라고 부르는 이주여성 도우미 엄마 이지영 씨가 아이들의 어깨너머로 요리활동을 돕는다.

 

양현정 교사는 “언니, 오빠들은 방학이라 집에서 노는데 유치원 친구들만 방학이 짧아 날마다 유치원에 나오니까 싫을 거 아니에요? 그래서 여름학기 동안은 아이들이 흥미 있고 신나게 할 수 있는 수업을 하려고 해요. 요리활동, 요가, 색종이 접기와 함께 방학숙제 지도를 하고 있습니다.”

 

전체 재적이 10명인 이 학교 유치원은 다문화가정의 자녀가 4명이다. 엄마의 출신국별로 중국, 베트남, 몽골, 우즈베키스탄, 여기에 한국 엄마까지 모이면 5개국 엄마들이 모이는 셈이다.

 

교사들은 다문화가정 어린이들이 한국말이 어눌한 엄마들을 무시하지 않고 이해하도록 돕는 교육도 함께 하고 있다.

 

실제로 결혼한 지 8년차인 이지영 씨는 일곱 살배기 아들 현하가 “엄마 말 이해 못하겠어. 다시 말해 봐.” 하며 따지듯이 말할 때면 당황스러운 한편으로 미안한 마음이 든다고 한다.

 

양현정 교사는 “다문화가정 자녀들이 엄마의 나라에 대해서 이해하고, 좀 더 넓은 세계를 알아나갈 수 있도록 세심한 배려가 이뤄지고 있다”고 전한다.

 

무더운 여름날에도 유치원 생활이 즐거운 어린이들, 고소하고 맛있는 수업이 그들은 기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