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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이야기

전국에 부는 공동체바람 ‘마을 만들기’⑪ 생태교통마을로 거듭난 수원시 행궁동

by 호호^.^아줌마 2013. 10. 6.

 

전국에 부는 공동체바람 ‘마을 만들기’⑪ 생태교통마을로 거듭난 수원시 행궁동

 

떠오르는 ‘수원화성’ 그늘에 가려 쇠락의 길 걷던 마을 “바꿔 보자”

 

수원시 팔달구 행궁동(신풍동, 장안동 일원) 생태교통마을로 도시재생 추진

   

전국에서 마을 만들기 열풍이 불고 있다.

농어촌에서는 지역 특산물과 아름다운 자연경관, 독특한 체험활동을 곁들여 도시민들을 마을주민으로 끌어들이는 생계형 마을 만들기가, 도시에서는 삭막한 도시공간을 문화와 건강한 삶이 어울리는 공동체공간으로 만들어 가는 사업이 한창이다.

 

특히, 신도시 개발로 쇠락해 가는 구도심에 대해 과거 재개발사업으로 상전벽해(桑田碧海)를 하던 시절과는 달리, 있는 도시환경 그대로를 살려 마을을 ‘리모델링’ 하는 도시재생사업이 새롭게 부각되고 있다.

 

지난 6월 도시재생 활성화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이하 도시재생 특별법)이 공포된 데 이어 오는 12월 5일 시행을 앞두고 있다.

 

이에 따라 도시재생사업을 추진하려는 전국 유수의 지방자치단체들이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시행되는 정부의 도시재생 선도지역 지정에 대비해 막바지 신발끈을 조여매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이 언론인 전문화교육의 일환으로 지난 8월 28일부터 사흘 동안 ‘역사와 문화를 활용한 도시재생 탐방연수’를 실시했다. 첫 탐방지인 수원시 팔달구 행궁동의 도시재생 추진현황과 성과를 살펴보았다. / 편집자 주

 

 

◇ 세계문화유산인 수원화성의 그늘에 가려 쇠락해 가는 구도심을 기존의 주거여건을 그대로 살리면서 도시재생을 추진하고 있다. 

 

도시의 필요에 따른 자발적 도시재생

 

도시재생사업은 국토교통부의 전신인 국토해양부에서 추진 중인 미래가치창조 10대 연구사업의 일환으로 기존 전면 철거형 도시정비방식에서 벗어나 대안적 도시재생모델 개발과 지역공동체 재생을 통한 자력수복형 재생기법을 이끌어 내기 위한 시범사업이다.

 

이를 위해 국토부 산하의 R&D기관인 도시재생사업단에서 2010년 11월 나주시를 포함, 전국 8개 지자체를 대상으로 도시재생 테스트베드를 선정했으나 나주시는 전주시와 창원시에 밀려 탈락의 고배를 마신 바 있다.

 

하지만 도시재생 테스트베드 선정결과와는 별도로 상당수 지방자치단체들이 도시재생 특별법 시행에 따른 기반조성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상황이다.

 

수원시의 경우 팔달구 행궁동(신풍동, 장안동 일원)을 시범지역으로 생태교통 시범사업을 통한 도시재생을 추진하고 있다.

 

수원화성이 세계적인 관광지로 떠오르고 있는 반면, 정작 인근 주민들의 주거지는 낙후되고 침체돼 주민들의 삶이 날로 어두워져 가는데 따른 자구책이 필요했던 것.

 

그러던 중 2011년 10월 수원시가 생태교통 페스티벌 시범도시로 선정되면서 행궁동을 생태교통 시범지역으로 지정하고, 이클레이(ICLEI, 지속가능성을 추구하는 지방정부), 유엔 인간주거계획(HABITAT) 등과 연계해 드디어 올해 지난 9월 한 달 동안 세계생태교통축제인 ‘생태교통수원 2013’를 개최하게 됐다.

 

 

◇ 이 골목, 저 골목 우후죽순처럼 운영되던 점집들을 정비해 이른 바 ‘보살거리’를 만들었더니 이 역시 도시관광의 한 테마가 됐다.

 

 

수원시 행궁동, 도시재생사업의 메카 부상

 

수원시는 이번 ‘생태교통수원 2013’을 계기로 침체되고 쇠퇴한 수원 행궁동을 환경과 문화, 수원시 역사가 연계된 새로운 도시재생사업의 메카로 탈바꿈시키는 데 힘을 기울였다.

 

세계문화유산인 수원화성의 중심지인 행궁동은 대표적인 ‘구도심’지역으로 문화재보호구역, 고도제한 등의 각종 규제로 주민들이 불편을 겪어왔다.

 

인구성장의 정체와 급속한 고령화를 경험하고 있는 우리나라 대부분의 원도심들처럼 행궁동역시 도시기반시설의 부족, 노후시설에 대한 정비의 지체, 지역공동체의 약화와 유·무형 지역자산의 방치 등으로 더 이상 발전할 가능성이 없는 ‘낡은 도시’로 접어들고 있었던 것.

 

특히, 행궁동은 노인인구가 전체의 48.5%를 차지하고 있으며, 세입자 비율이 전체의 79%, 30년 이상 노후건물이 전체 67.1%를 차지하는 등 공동화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하지만 행궁동은 세계문화유산인 수원화성의 행궁, 장안문, 화서문 등 주요 시설과 성벽이 잘 보존돼 있고, 옛길이 그대로 남아 있어 역사성과 문화성을 잘 간직하고 있다.

 

이를 생태교통과 연계한 구도심 도시재생의 모델을 만들어가고 있는 것.

 

◇ 수원시는 ‘생태교통 수원 2013’ 행사를 계기로 행궁동을 수원시 도시재생사업의 메카로 부상시킨다는 계획이다.

 

자동차 없는 마을, 걷고 싶은 도시로

 

수원시 역시 다른 도시들처럼 생활도로는 불편하고 위험해도 자동차를 위해 보행자는 참고 양보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노상주차, 노점상에 잠식당하고 오토바이가 곡예 주행하는 인도, 거기에다 혼탁한 공기와 어지러운 거리 풍경이 도시를 걷고 싶기는커녕 걷기 무섭고 어려운 장소로 만들었다.

 

주차를 방지하기 위해 박아놓은 쇠기둥이나 커다란 돌로 만든 구조물들이 원활한 보행을 방해한다. 인도를 반이나 차지하는 진열된 상점의 물건들과 인도 위에 주차해놓은 자동차를 피해 걸으려면 차도에 내리는 일이 빈번했다.

 

수원시가 ‘생태교통 수원 2013’을 통해 역사, 문화, 환경도시로서의 이미지를 구축하고, 자동차 중심에서 보행자 중심의 걷고 싶은 도시를 만들어 가는 첫 번째 시도이다.

 

‘걷고 싶은 도시 만들기’는 걷기 편할 뿐 아니라 걷는 것이 즐거운 도시를 지향한다. 잘 정비된 보도만이 아니라 쾌적한 가로환경, 매력 있는 거리풍경, 풍부한 도시의 역사가 어우러질 때 도시경쟁력을 키우고, 삶의 질이 높아 질 수 있다.

 

수원시는 이번 ‘생태교통 수원 2013’을 통해 단순히 교통수단만을 제한하는 행사가 아니고, 시범지역으로 선정된 행궁동 일원의 기반시설을 개선 확충해 주민들에게 편익을 제공하고 다채로운 국제기구들과 행사를 마련해 국내외 관광객을 유치하고 이를 통해 경제활성화도 꾀한다는 계획이었는데 과연 그 성과는 어떨까.

 

 

◇ 도심 속 빈 공터를 활용해 만든 빗물창고. 주민들이 텃밭을 가꾸고 있다.

 

 

주민이 동의하고 주체가 되는 도시재생사업

 

전 세계적으로 석유가 고갈된 상황을 가정해 9월 한달 동안 행궁동 일원에서 펼친 ‘생태교통 수원2013’ 페스티벌 행사는 성공적이었다는 평가다.

 

행사기간 동안 행궁동 주민 4천300명은 한 달 동안 차없이 사는 불편체험을 성공적으로 마침으로써 기후변화 등 환경변화에 대응하는 수원시민의 의지를 전 세계에 각인시켰다.

 

국내외에서 100만명이 행궁동을 찾아 생태교통을 체험했고, 페스티벌 기간 중 가게와 식당매출이 오르는 등 지역경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행궁동 일부 주민들은 생태교통 페스티벌이 1회성 행사로 끝나서는 안 된다고 보고, 이를 지속시키기 위해 토·일요일 차없는 거리를 시행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하지만 모든 주민들이 동의하는 것은 아니다. 상당수 주민들이 차 없는 생활의 불편을 참지 못하겠다는 반응이다.

 

이에 따라 수원시는 그동안 생태교통은 행정이 주도하는 형식으로 추진돼 왔지만 이제는 주민이 주도하고 행정이 지원하는 형식으로 추진되어야 한다는 데 인식을 같이 하고 있다.

 

도심재생사업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수원시는 생태교통 페스티벌 행사를 위해 행궁동 일원에 기반시설을 집중투자 했지만 다른 구도심지역에도 국비지원을 받아 도시르네상스사업을 확대 추진할 예정이다.

 

올해부터 시행중인 녹색건축물 지원사업도 내년부터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수원시의 르네상스는 지금부터 시작인 것이다. 

 

 

◇ 그 어떤 강력한 행정지도에도 개선되지 않던 골목길 무단 쓰레기 투기가 쌈지텃밭 조성으로 쓰레기가 사라졌다.

 

  

 

 

수원시는 수원화성이 세계적인 관광지로 떠오르고 있는 반면,

정작 인근 주민들의 주거지는 낙후되고 침체돼

주민들의 삶이 날로 어두워져 가는데 따른 자구책으로

지난 9월 한 달 동안 세계생태교통축제인 ‘생태교통수원 2013’를 개최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