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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주의시인

이유가 있는 소리...김황흠

by 호호^.^아줌마 2013. 11. 12.

이유가 있는 소리

                                                            

김황흠

 

참새 울음이 맺힌다.

나뭇가지 이파리들이 가만가만

소리를 받아 되작였다.

바람은 글썽거리는 소리를 그러안을 줄 모르지,,

다만 흐른다는 것일 뿐

지나온 사금파리 같은 기억도 소유하지 않은

그에게는 늘 습기가 느껴진다.

축축하게 젖은 물기에 소스라치듯 일어난 풀벌레들,

어제 하루 종일 벌어진 낭자한 폭염을 기억할까.

금속성의 탁한 고양이 울음이 몽글몽글하다.

아직도 경계는 여전히 진행 중이고

확답을 줄 수 없는 은근 슬쩍한 기다림은

지루한 공방전을 이어간다.

작은 새의 울음에도 소리가 맺혀 있을 것이다.

거기엔 다분히 퀭한 눈빛이 묻어날지라도

세계는 나만이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다.

고달프기 만한 일을 견뎌가는 소시민들 이야기도

절이게 스며서 엎치락뒤치락 거리며

납작하고 편편해지기를 바라는 것인지 모른다.

그런 날들이 얼마나 많이 낭떠러지로 떨어져 나갔는지

바람은 소유할 수 없는 것들을 무심결에 건들고

소리는 저마다 이유를 다는 아침이다. 

 

 

 

 

 

 

 

시인 김황흠

2008년 <작가> 신인상

2010년 제6회 농촌문학상

광주·전남작가회의, 비타포엠 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