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주고 학생들과 북한을 탈출해 한국에 정착한 한겨레고 학생들의 대화가 잔잔한 감동 속에 통일의 의미를 되새기는 계기가 됐다.
“죽음 각오하고 보던 ‘시티헌터’ 이젠 마음껏 봐요”
북한이탈 한겨레고 학생들 나주고에서 북한생활담 밝혀 눈길
민주평통나주협, 청소년과 함께 하는 통일대화 예상 밖 호응
“북에서 살 때 남한드라마 ‘시티헌터’ 본적 있습니다. 들키면 큰 일 나니까 대문 걸어 잠그고, 창문 닫고 커튼 치고...못 보게 해도 볼 사람 다 봅니다.”
지난 11일 오전 나주고등학교(교장 황기남) 시청각실에서 수능시험을 마친 이 학교 3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통일안보강연회가 열렸다.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나주시협의회(회장 오종순)가 주최한 이날 강연은 김남홍 문화체육위원장이 주관이 돼서 학생들에게 통일강연의 의미를 되새겼다.
“쌩뚱 맞게 무슨 통일강연이야?” 하는 심드렁한 표정으로 핸드폰에 눈길을 주고 있던 학생들은 강연의 주인공인 한겨레고등학교 곽종문 교장과 함께 등장하는 학생들을 바라보며 일순 눈빛이 달라졌다. 김정철 군과 함께 단상에 오른 조선향 양이 ‘아이유’를 닮았다는 것.
10대 후반으로 보이는 조선향 양은 고향인 양강도에서 북한을 탈출해 중국에서 10년 남짓 숨어살다가 지난 4월 남한으로 입국했다고 밝혔다.
또 김정철 군은 역시 겨울 평균기온이 영하 18℃인 양강도 백두산 자락 마을에서 살다 탈출해 남한에 정작한 지 2년 6개월째라고.
곽종문 교장이 이 두 학생들과 일문일답식으로 이끌어 간 대화에서 학생들은 말로만 듣던 북한의 생활상과 북한주민들이 죽음을 무릅쓰고 북한을 탈출하는 이유를 자연스럽게 전해들을 수 있었다.
김 군은 탈북하는 친구를 도운 혐의로 북에서 총살형을 받고 쫓기다 중국으로 건너가 목숨을 걸고 험한 일들을 하고 돈을 모아 브로커를 통해 한국으로 오게 됐다. 하지만 두고 온 가족들이 징병을 살거나 고통 받는 모습을 잊을 수 없어 다시 북으로 넘어가 생사를 거는 모험을 한 끝에 올해 부모와 남동생 2명까지 모두 탈출에 성공해 지금은 온가족이 함께 생활하고 있다고 전했다.
조 양은 밀수일을 하던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혼자 있는 어머니와 용기를 내 탈북하게 됐다고 말했다.
곽종문 교장은 “북한 이탈주민들과 청소년들에 대해 우리사회가 어떻게 맞이해야 하는지, 또 통일은 왜 해야 하는지 생각해보는 계기를 마련하기 위해 강연을 하게 되었다”며 밝혔다.
한편, 경기도 안산시에 있는 한겨레중고등학교는 북한에서 사선을 넘어온 청소년들이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고 문화적 충격을 극복하고 남한사회에 안정적으로 적응할 수 있도록 특성화된 교육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나주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의정활동의 꽃’ 마지막 시정질문 나선 나주시의원들 (0) | 2014.01.06 |
---|---|
나주시니어클럽 “일하는 노년 당당한 노후” (0) | 2013.12.31 |
영산포초 학생동아리 ‘손맛꿀맛봉사단’ (0) | 2013.12.31 |
영산포여중 ‘희망 가득한 도서관’ 개관 (0) | 2013.12.31 |
나주시의회 예결위 예산심사 예견된 졸속 (0) | 2013.12.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