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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이야기

베트남 이주여성 친정엄마 긴급수술로 고비 넘겨

by 호호^.^아줌마 2014. 7. 15.

◇ 나주시 금천면에 사는 딸의 초대를 받고 입국한 베트남인 누엔티멈 씨가 긴급한 수술 끝에 위기를 넘기고 각계의 도움으로 무사히 퇴원하게 됐다.

 

 

“나주사람들 온정으로 살았어요”

 

 

베트남 이주여성 친정엄마 긴급수술로 고비 넘겨

병원비 600만원 초록우산 등 각계 나서 십시일반

 

 

“신짜오(Xin chào) 깜언(Cảm ơn) 나주 깜언!”

 

지난 10일 나주병원 5층 병실에서 만난 베트남 여성 누엔티멈(57)씨는 초췌하고 긴장된 표정으로 연신 무슨 말을 했다.

 

곁에 있는 딸 우옌티베남(28, 한국이름 김이화)씨가 얼른 알아서 “안녕하세요, 고맙습니다, 나주 고맙습니다!”라고 뜻을 전해준다.

 

전남 나주시 금천면에 사는 베트남 이주여성 김이화 씨는 두 달 전 첫아들 박시훈(2)의 돌을 맞아 베트남 친정부모를 초청해 돌잔치를 치렀다.

 

그러던 지난 6월 29일 이화 씨의 친정엄마 누엔티멈 씨가 갑자기 가슴을 틀어잡고 쓰러져 의식불명 상태가 되자 급히 119구급대를 불러 나주병원으로 옮겼다.

 

그런데 병원에서는 간과 쓸개 사이에 큰 돌이 막혀 긴급하게 수술을 하지 않으면 위험하다고 수술을 권유한 것.

 

일단 친정엄마를 구해야 한다는 생각에 수술을 받기는 했지만 퇴원을 하기 위해 병원비를 정산하다보니 600만원에 달했다.

 

한국인 사위 박 모 씨는 얼마 전 어깨수술을 한 뒤 직장생활을 할 수 없어 그만 두고 현재 제과학원에 다니며 제과점에서 기술을 익히는 견습공이라 가족들의 생활비 마련도 빠듯한 상태.

 

병원에서는 환자가족의 딱한 사정을 감안해 병원비를 350만원까지 할인해 주겠다고 했으나 주변 친척들의 도움으로 200만원까지 마련했는데 나머지는 막막한 상황이다.

 

소식을 전해들은 전남타임스 김양순 기자와 한영구 기자가 나주시와 나주시다문화지원센터 등에 도움을 받을 방법이 있는지 알아봤지만 현재의 법률이나 제도에서는 다문화가족이 아닌 외국인에게 도움을 줄 방안이 없는 현실이었다.

 

이런 가운데 나주시와 다문화가족지원센터가 초록우산 나주종합사회복지관 등에 수소문한 끝에 위기가정 긴급지원사업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긴급히 지원을 요청하게 됐다.

 

한국사회복지관협회가 공동모금회 지원사업으로 복지사각지대에 놓인 위기가정 대상자에게 주거비는 최대 100만원, 의료비 300만원, 재해재난 구호비 500만원까지 지원을 받는 창구를 발견한 것.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에서는 외손자 박시훈의 외할머니를 돕는 명목으로 사업비를 신청해 17일께 지원여부가 결정이 날 예정이다.

 

이런 가운데 누엔티멈 씨의 사연이 페이스북과 블로그에 올라가자 나주 출신 출향향우들을 비롯해서 몇몇 뜻있는 시민들의 성금이 모아지고 있는 중이다.

 

출향인사 이 아무(47·경기도 수원시 거주)씨는 “고향에서 어려운 일이 있다는 소식을 전해 듣고 마음으로나마 동참하는 차원에서 병원비에 도움을 주고 싶다”는 뜻을 전해왔다.

 

뜻밖의 온정의 손길로 친정엄마의 병도 고치고 퇴원수속도 마치게 된 김이화 씨는 “한국의 훌륭한 의료기술 덕분에 엄마가 평생 고생하며 살아갈 병을 고쳐서 다행”이라면서 “도움을 주신 모든 분들의 은혜를 평생 기억하며 살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