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천면 신천뜰 83mm 비에‘물바다’
농촌공사 경지정리 이후 농민피해 더 늘어나
배수로도 무용지물 “억울하면 성토(盛土)하라”
한국농촌공사 나주지사에서 경지정리를 실시한 논에 물빠짐이 제대로 안돼 적은 비에도 침수피해가 되풀이 되는 등 농민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광주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오후부터 하루 동안 나주지역에 내린 비의 양은 82.5mm. 이 정도의 비에도 당시 나주지역 농경지 곳곳에서는 물난리를 겪어야 했다.
지난 2002년도에 경지정리를 마친 금천면 신천뜰의 경우, 바로 옆에 배수로가 있기는 했지만 물빠짐이 전혀 안돼 막 모내기를 마친 논들이 고스란히 물에 잠기고 말았다.
농민 박 아무(72·금천면 신천3구 방축마을)씨는 “지난 68년 1차 경지정리를 한 데 이어 2002년도에 2차로 경지정리를 한 뒤 침수피해가 더 심해졌다”며 “배수로가 있기는 하지만 잡초가 무성하게 자라 전혀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더구나 박 씨는 “3,082㎡에 오리농장을 위해 하우스 5동을 설치했으나 해마다 침수가 되는 바람에 무용지물이 되고 말았다”고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또 다른 농민 김 아무(62·금천면 신촌리)씨도 “작년에도 벼를 직파를 했는데 물에 잠기는 바람에 다시 모를 사다 심었지만 30%도 수확을 하지 못했다”고 주장하며, “올해도 모가 물에 잠겨 다시 모를 심어야 할 형편”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이런 가운데 28일 오후 피해현장을 방문한 한국농촌공사 나주지사 장갑식 유지관리팀장 등 관계자들은 “신천뜰이 전체적으로 지대가 낮아 침수피해를 겪을 수밖에 없다”며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농민들이 비용을 들여 성토(盛土)를 하든지, 신문에 크게 (기사를) 내서 국고를 받아내는 수밖에 없다”며 농민들과 취재진을 비아냥거리는 듯한 태도를 보이기까지 했다.
하지만 농민들은 “경지정리를 하기 전에는 물이 잘 빠졌지만 농촌공사가 당시 배수로로 사용하던 수로를 메워 용수로를 만들면서 이같은 침수피해가 발생하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으며, 더구나 “ ‘아이들 소꿉장난’ 하는 식으로 배수로를 만들어 놓고 제대로 관리조차 하지 않고 것이 직접적인 피해 원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실제로 피해가 발생한 논 바로 옆에 배수로가 있었지만 잡초가 무성한 채 물빠짐은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었으며, 그나마 준설을 한 지점도 준설한 흙을 바로 배수로 옆에 쌓아놓는 바람에 잡초가 자라나 물길을 가로 막고 있는 실정이었다.
이런 가운데 일부 농민들은 지난 2001년 당시 농촌공사에서 경지정리를 하도록 주민들을 설득하는 과정에 성토를 해주겠다는 약속을 했으나 지켜지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주민 김 아무(70·여·금천면 방축마을)씨에 따르면, “경지정리를 하기 전 당시 농촌공사 총무과장이던 최 아무 씨가 마을 주민들을 찾아다니면서 흙 2천대 분을 들여서 성토를 해줄 테니 경지정리 동의서에 도장을 찍어달라고 약속해놓고 지켜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더구나 당시 농촌공사는 배수로 관리도로를 개설하면서 김 씨의 논에서 모래를 파서 쓰고 대신 건축물폐기물이 들어있는 진흙을 가져다 넣는 바람에 지금까지 농사를 못 짓고 있다고 하소연 하고 있다.
이에 따라 몇몇 주민들을 현재 농촌공사 나주지사를 대상으로 손해배상 소송을 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농촌공사 나주지사측은 “배수로 준설을 해줄 수는 있지만 예산이 없어서 다른 조치는 취할 수 없다”는 입장만을 되풀이하고 있다. 김양순 기자
◇ 농촌공사 나주지사에서 경지정리를 한 금천면 신촌뜰이 해마다 물난리를 겪고 있지만 농촌공사측이 무성의한 태도로 일관하고 있어 농민들의 분노를 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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