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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주이야기

고려 건국의 여걸‘장화왕후’무대 오른다

by 호호^.^아줌마 2008. 10. 22.

 

      

   ◇ 왕건 역의 바리톤 김기보       ◇ 장화왕후 역의 소프라노 유형민   ◇ 작곡가 이철우

 

                 ◇ 장화왕후 초연을 앞두고 막바지 연습이 한창인 빛소리오페라단 단원들

 

 고려 건국의 여걸‘장화왕후’무대 오른다

극본 김준태, 작곡 이철우, 빛소리오페라단 공연으로‘초연’

24일 영산강문화축제 주무대, 30일 나주문화예술회관에서


고려 개국의 숨은 주역이었던 장화왕후가 오페라로 부활한다.

사단법인 빛소리오페라단은 오는 24일과 30일 두 차례에 걸쳐 창작오페라 ‘장화왕후’를 선보인다.

오페라 ‘장화왕후’는 2008년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창작오페라에 선정된 작품으로 나주시와 빛소리오페라단이 주최하고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후원하고 있다.

이번 작품은 조선대 초빙교수인 시인 김준태 씨가 대본을 쓰고 작곡가 이철우 씨가 곡을 붙였으며, 빛소리오페라단 단장인 광주대 최덕식 교수가 메가톤을 잡고 총감독한다.

아울러 오페라 전체 음악을 이끌어갈 나주이화실내악단은 광주시립교향악단 부지휘자인 임흥규 씨가 지휘봉을 잡는다.

배역도 상당한 관심거리가 되고 있다.

주인공인 버들아씨 장화왕후 역은 소프라노 유형민(37․광주대 겸임교수)씨, 고려 태조 왕건 역은 바리톤 김기보(34․광주대 외래교수)씨가 맡았으며, 이 밖에도 테너 김회창(한국예술종합학교 외래교수)씨와 바리톤 마명준(경상대 외래교수)씨, 메조 소프라노 전진(호남신학대 외래교수)씨 등이 호흡을 맞췄다.

작품의 줄거리를 살펴보면, 궁예의 명령으로 나주지역을 공략하기 위해 내려온 왕건 장군이 영산강을 따라 올라와 이른바 '금성싸움'을 벌일 무렵, 나주시 흥룡동에 위치한 완사천에서 자신보다 17세 연하인 버들아씨(후에 장화왕후)를 만나면서 사랑의 불길이 타오르기 시작한다는 내용으로 막을 연다.

비록 짧은 만남이었지만 이 뜻밖의 ‘사랑’으로 당시 34세의 왕건 장군은 나주의 평민․호족세력들과의 관계가 깊어지고 그 어느 때보다도 각축전이 치열했던 후삼국시대의 지역민심을 간파하는 계기가 된다. 그리고 그들의 얼굴까지 표출되어 달아오르는 열망이 바로 ‘통일국가로 가는 길만이 모두 살 수 있다’는 것임을 뼈저리게 알아차린다.

견훤의 후백제를 정복하는 것 이상으로 하루 빨리 ‘생명이 다한 신라의 늪’에서 벗어나 후백제와 후고구려, 신라의 백성들이 서로 만나야 한다는 신념이 나주의 금성싸움 현장에서 더 굳혀지고 강화된다는 내용으로 전개된다.

이번에 초연되는 창작오페라 ‘장화왕후’는 출연진만 백 명이 넘는 대규모 오페라로 정통 오페라의 진수를 보여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번 공연은 오는 24일 영산강문화축제 주무대에서 20분 분량으로 극중 주요장면만을 뽑아 선보인 뒤 정식 공연은 오는 30일 오후 6시30분 나주시문화예술회관에서 펼쳐진다. / 김양순 기자



<주요 줄거리>


제1장

금성산과 영산강 그리고 나주와 당대를 살았던 사람들에게 바치는 '서곡'을 부르면서 무대가 생동적으로 펼쳐진다. 서곡은 왕건이 금성싸움 이후에 만나게 되는 고려의 명승 선각대사 형미가 부른다. 제1장은 고려 2대 혜종을 낳아 장화왕후가 되는 버들아씨 집을 배경으로 그녀의 아버지 오다련군과 어머니 덕교가 나오면서 무대를 달구기 시작한다. 그 사이 버들아씨는 지난밤에 용꿈을 말하면서 가슴이 부풀어 오른다. 여기에 형미 스님의 앞날을 예언하는 꿈 해몽도 가세하게 된다.


제2장

후백제의 견훤과 싸우기 위해 수군을 이끌고 나주포구를 들어온 해군대장군 왕건이 휘하 부하들과 작전을 펴면서 금성산 아래 흥룡동 마을을 예찬하는 노래로 시작된다. 이때 버들아씨가 완사천 우물가에서 물을 긷고 있는 순간이 포착된다. 그리하여 마침내 버들아씨와 왕건이 첫 만남이 이루어지고 사랑의 절정, 클라이맥스를 향해 줄달음친다. 제2장은 특히 버들아씨와 왕건의 사랑을 무대 전편에 클로즈업시키는 것으로 채워진다. 물론 버들아씨의 동네친구들과 왕건 장군의 부하들이 나와 왁자지껄하게 행복을 비는 익살을 더한다.


제3장

싸움을 위해서 송악(개경) 또는 다른 먼 전장을 향해 길을 떠나는 왕건 장군과 버들아씨 사이의 이별장면이 '가시리'라는 고려속요 원작에 근거하여 새롭게 쓰여진 '고려가요' 등을 통해서 되살아난다. 그러나 버들아씨의 아버지와 어머니, 선각대사 형미, 나주지방 호족과 마을 사람들은 왕건이 한반도 최초의 통일국가를 만들 인물이 될 것이라는 예감과 믿음 속에서 무대의 마지막을 보다 힘찬 합창으로 이끌어 올린다. 승리의 소문들과 함께 날아드는 정략결혼의 소문 등이 버들아씨의 사랑을 흔들어 놓는듯하지만 흔들리지 않는 믿음을 서로 확인하는 매우 정적인 장면으로 왕건이 편지글을 통해 자신의 변함없는 사랑을 확인시키며 버들아씨는 잠꼬대 중에도 왕건 대장군의 안위를 기원하는 기도를 드리고 있다. 버들아씨는 대장군님께서 나라를 일으켜 강건케하고 대업을 이루시길 기도한다. 동시에 왕건은 직접 전장에 참여하여 자신을 도운 부인 버들아씨를 생각하며 노래하는 모습이 망사막 뒤 먼 곳에서 동시에 투영된다. 빛나는 눈동자를 가진 합창단원들의 노래는 앞으로 전개될 왕건의 민족대통일 사업에 바쳐짐은 물론이며 오늘 현재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로 남은 이 땅 한반도의 통일을 위하여 바쳐지는 우렁찬 노래이기도 하리라.


제4장

927년 견훤이 서라벌을 침공하여 경애왕을 자살케 하고 경순왕을 보위에 올림으로 신라와 화친정책을 펴던 왕건 대왕이 친히 군대를 이끌고 견훤을 응징하려다 대구 팔공산 전투에서 심복 신숭겸과 김락을 잃게 되는데 전쟁터의 막사 안에 왕건 대왕을 비롯하여 박술희, 복지겸 등의 장군들이 태조를 대신하여 전사한 심복 신숭겸, 김락의 죽음을 애도하며 허수아비를 만들어 복식을 갖추고 자리에 앉게 하면서 두 장군을 추모하는 노래 '도이장가'를 부르며 두 공신의 넋을 위로하는 추모제를 벌인다.


제5장

태조 왕건이 좌정하고 아버지 오다련군과 어머니를 위시한 온 백성들이 운집한 가운데 장화왕후의 왕후추대식이 진행된다. 태자 무(제2대왕 혜종)의 어머니 장화왕후가 단을 올라 왕건 앞에 이르자 왕건을 위시하여 박술희 장군, 개국공신, 그리고 백성들은 왕후를 드높이 칭송한다. 왕건 대왕 만세, 장화왕후 만세, 천수 대 고구려만세를 외치며 통일국가 고려국에 영원한 영광이 있으리라고 대합창, 대합창으로 '오페라 장화왕후'의 마지막을 장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