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주지역 고등학교 신입생 모집‘각축전’
고교 신입생 정원 1,271명, 중학교 졸업생은 454명
내고장 학교 보내기 운동 불구 우수학생 유출 심각
2009학년도 고등학교 신입생 모집이 본격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나주지역 고등학교들이 신입생 모시기(?)에 진땀을 흘리고 있다.
현재 나주지역에 소재한 고등학교는 전남과학고와 전남외국어고를 포함, 모두 12개 학교로 내년도 신입생 모집 정원은 48학급 기준으로 1,271명에 이른다.
하지만 올해 나주지역 중학교 졸업예정자는 모두 14개 중학교에서 854명으로, 이들 학생들이 모두 나주지역 고등학교에 진학한다고 해도 4백20여명의 학생을 외부에서 들여와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하지만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은, 현재 중학교 졸업 예정자 가운데 성적이 우수한 상위그룹의 상당수 학생이 나주지역 고등학교 보다는 다른 지역 고등학교 진학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나주지역 한 중학교에서 성적이 우수한 상위 30% 이내 학생들을 대상으로 고등하교 진학의향을 조사한 결과 27명의 학생이 담양 창평고와 장성고, 화순 능주고, 영광 해룡고 등 이른바 전남지역 명문학교로 꼽히는 다른 지역 고등학교를 진학하겠다는 의견을 밝힌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나주지역 고등학교를 진학하겠다고 밝힌 학생은 겨우 3명에 불과해 여전히 성적이 우수한 학생과 학부모들은 지역 고등학교 보다는 다른 지역 학교를 선호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성적이 우수한 학생들의 유출문제가 심각한 현실이 되고 있다.
이런 상태에서 나주교육청은 지난달 28일 각 나주지역 중학교 교장과 진학담당 교사, 학부모 등을 대상으로 내고장 학교보내기 학부모 연찬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전라남도교육청 김승호 장학관은 “최근 화순, 장성, 담양 등 광주 인근 중학교에는 과거와는 반대로 도시지역 학부모들이 자녀를 농어촌 지역의 중학교에 전학시키기 위해 주소를 옮기고 있으며, 공부를 어느 정도 잘 하는 학생이 과감하게 실업계 고등학교에 진학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전제하며 “이는 대입전형에서 내신성적 반영, 농어촌 학생 특별 전형, 실업계고 출신자 특별전형 등 과거에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제도 도입의 결과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김 장학관은 “기본학력이 탄탄하고 중학교 성적이 우수해서 수능2등급 또는 3등급 이내의 성적을 받을 수 있는 학생이라면 우수학생이 몰리는 소위 명문고보다는 일반수준의 학생들이 진학하지만 학력향상에 충실을 기하는 학교, 본인의 내신성적을 상위등급으로 관리해 줄 수 있는 고등학교를 선택하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제언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나주교육진흥재단(이사장 심운기)에서는 지역 고등학교의 경쟁력을 높이고 지역인재를 육성한다는 차원에서 나주지역 고등학교에 진학하는 학생을 대상으로 획기적인 장학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중학교 내신성적을 기준으로 1등급(2~3%)~4등급(10~13%) 학생들에게 최고 300만원에서 60만원까지 장학금을 지원하고, 또 고입선발고사 성적을 기준으로 250만원~50만원까지 추가로 장학금을 지급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과학고와 외국어고 등 특목고를 입학한 학생에게는 중학교 내신성적 기준 상위 10%이내 신입생에게 100만원을 지급한다.
하지만 이를 받아들이는 학부모들의 판단은 짐짓 다르다.
학부모 송 아무(48․나주시 성북동)씨는 “내 고장 학교를 보내자는 구호가 나온 지 10년이 지났지만 서울대 한 명 보내지 못하는 실력으로 어떻게 명문학교라는 말이 나오느냐”며 “각종 장학혜택이며 지역 학교를 보내자는 구호를 외치기 전에 면학분위기가 조성되고 실력을 키우는 것이 우선돼야 한다”고 반문하고 있다.
현재 각 중학교에서는 학생들의 진로를 놓고 진학지도가 한창인 가운데 지난 4일까지 전남미용고와 호남원예고 등 특성화고등학교에 대한 원서접수가 끝난 데 이어 오는 14일부터 18일까지 과학고와 외국어고등학교 등 특목고 원서접수가 이뤄진다. 또 일반계 고등학교는 27일부터 다음달 2일까지 원서접수가 이뤄진다.
나주중학교 윤금숙 교장은 “내고장 학교 보내기 운동에 부응하는 차원에서 될 수 있으면 성적이 좋은 학생들을 지역 학교에 진학하도록 권장하고 있지만 이미 다른 지역 고등학교로 진학을 결심한 학생들과 학부모들을 설득하는 일이 쉽지 않다”고 밝히며 “일부 학부모들이 소위 명문학교로 손꼽히는 고등학교를 가야만 좋은 대학에 갈 수 있다는 막연한 생각을 하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 이 학교 이동천 진학부장은 “고등학교 진학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요소가 되고 있는 것은 내신성적의 유리함과 농어촌학생 특별전형제도”라고 밝히며 “이미 졸업예정자들을 대상으로 적성검사를 했기 때문에 이를 바탕으로 진학을 결정하는 것이 중요하며, 성적이 우수한 학생을 지역학교에 보냄으로써 지역교육계가 힘을 얻는다는 학부모들의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밝히고 있다. 김양순 기자
◇ 내년도 고등학교 신입생 모집이 한창인 가운데 나주교육청이 지역 학부모와 중학교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내 고장 학교 보내기 연찬회를 개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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