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어버린 고향의 이름 그 끌텅을 찾아서
나주시청 윤여정씨「대한민국 행정지명」발간
향토문화와 땅이름에 대해 연구해 온 한 지방공무원이 광주와 전남의 행정연혁과 마을별 토박이 땅이름을 정리, 한권의 책으로 엮어내 화제가 되고 있다.
현재 나주시 지역경제과 지역경제담당으로 근무하는 윤여정(54)씨가 10년 남짓 공을 들여 최근 850쪽이 넘는「대한민국 행정지명(향지사 간)」을 펴낸 것.
윤 씨는 이 책의 제목이 ‘행정지명’이지만 속살은 ‘고향 이야기’라고 말한다.
이 책에서는 광주·전남 각 시·군·구의 행정연혁을 시대 순으로 정리했으며, 관련 법령을 정확히 찾아냄으로써 시·군 연혁사 정리에 새로운 지평을 열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마을 이름은 여지도서(1759년)와 호구총수(1789년)와 같은 우리 옛 문헌과 일제강점기에 조사된 기록들을 일일이 확인하고, 시·군별, 동·리별로 표를 만들어 누구나 쉽게 찾아 볼 수 있도록 했다.
특히, 아름다운 우리말 토박이 땅이름과 그 변화 과정을 함께 표기함으로써 한자에 빼앗긴 우리말 땅이름을 지키려는 저자의 노력도 고스란히 담겨져 있다.
그 한 예로, 화순군 화순읍 이십곡리의 우리말 이름은 산 뒤에 숨어 있어 ‘숨은실(隱谷)’이다. 숨은실은 수무실>스무실로 되어 스무를 한자로 취해 ‘이십곡(二十谷)’이 된 것이라고 풀이한 것을 들 수 있다.
지난 1998년 「한자에 빼앗긴 토박이 땅이름(향지사 간)」이란 책을 발간하여 지명연구에 새로운 방법론을 제시했던 윤 씨는 “일제 강점기에 강제적으로 만들어진 한자 이름으로 마을 유래를 설명하거나, 시군과 읍면의 이름들을 버젓이 쓰고 있는 것이 너무 안타까워 이 작업을 하게 되었다”고 하면서 “집안에 족보가 있듯이 땅이름에도 족보가 있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10년 동안 연구에 매달렸다”고 밝혔다.
윤 씨는 이번 책 발간에 이어 1911년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조선지지자료(朝鮮地誌資料)」의 땅이름 찾기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히고 있다.
100년 전 조사되었던 이름들이 현재 어떻게 불리고 있고, 정확한 위치가 어디인가를 찾아냄으로써 광주와 전남의 땅이름을 정리하고 싶다고. /김양순 기자 ysnaju@naver.com
<사진설명>
▲ 10여년에 걸쳐 광주·전남지역의 행정연혁과 마을별 토박이 땅이름을 밝혀낸 윤여정 씨와 저서「대한민국 행정지명(향지사 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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