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나주시의 MB정권 따라하기
지난해 9월 3일 서울 여의도 KBS홀에서 치러진 제35회 한국방송대상 시상식에서 지역공로상을 수상한 부산MBC 박명종 TV제작국장이 이런 수상소감을 밝혔다.
“세상 일이 자꾸 변하고 또 변합니다만 정권이 방송을 탐하는 것은 변하지 않았어요. 사냥하는 사람들이 개를 데리고 다닙니다. 달릴 주(走)자에 개 구(狗)자 써서 주구(走狗)라고 합니다만. 권력의 주구가 돼가지고 지금도 방송을 어떻게 하려는 그런 인간들이 있습니다. 그런 인간들이 없고 방송인들이 자유롭게 방송을 할 수 있는 그런 날이 하루속히 왔으면 합니다.”
정권이 언론을 주구로 길들이려는 작태를 벌이자 덜떨어진 일부 기초자치단체장들마저 이를 똑같이 따라하고 있다.
나주시가 나주시에 비판적인 글, 특히, 신정훈 시장의 비위에 거슬리는 글들을 찾아내 모두 명예훼손이라며 걸고넘어지고 있다.
나주시는 최근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 개설된 개인 및 단체 블로그와 카페 등을 뒤져 나주시를 지적하는 기사와 신 시장의 비위에 거슬릴만한 내용들에 대해 명예훼손 게시물이라며 삭제요청을 하고 있다.
그런데 여기에는 공교롭게도 필자의 다음 블로그(나주라는 세상이야기)에 올려놓은 세 건의 글이 포함돼 있다.
지난해 9월에 올린 ‘신 시장 재판 승리 파티라고?’와 지난달에 올린 ‘지상중계… 나주시 정기인사 무엇이 문제인가?’ ‘나주시 인사파동 “끝을 보겠다?”’라는 제목의 내용이다.
나주시가 명예훼손이라고 주장하는 글들은 필자가 직접 취재해서 기사화했던 내용들이다.
그런데 나주시의 이같은 인터넷 사찰행위가 광범위하게 이뤄졌나 보다. 자신의 블로그에 한 통신사에서 보도한 ‘나주시, 당연퇴직 사유 공무원에 9년간 월급 줘’라는 기사를 올려놓았던 한 블로거는 “이런 것도 명예훼손이 되느냐?”며 항변하고 나섰고, 이에 대해 네티즌들은 “해당 언론사가 기사를 무단 전제한 것에 대해서 이의를 신청할 수는 있어도 나주시가 그걸 명예훼손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얼토당토않다”는 반응이다.
더구나 나주지역 한 단체 카페의 경우, 신정훈 시장의 재판과 관련해 올려놓은 다섯 건의 글에 대해 나주시가 비방성 게시물이라며 삭제를 요청하자 “사실성과 비방성조차 구분하지 못하는 한심한 작태”라며 나주시 행정에 불만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그런데 이같은 인터넷 사찰은 신정훈 시장의 지시로 이뤄진 것으로 밝혀졌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나주시는 지역에서 이름께나 있는 단체에 대해서는 손을 대지 못하는 이중성을 드러냈다.
말에 올라타면 경마 잡히고 싶어진다고 했던가?
권좌에 앉으면 뭇사람들로부터 존경까지 받고 싶어지는 게 권력의 속성인지 모르겠지만 여론까지 세탁해가며 오직 칭송만 자자한 세상을 만들고 싶다면 주구들을 앞세워 당신들만의 세상을 따로 세워야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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