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하는 나주인, 그들이 아름답다①
“어르신들 건강과 웃음 찾아 드립니다.”
나주시생활체육협의회 건강체조 강사 임경자 씨
봄, 겨울을 뚫고 다가온 봄기운에 모처럼 기지개를 활짝 켜본다.
어둑어둑한 사회현실 속에서 웃음 한 번 터놓고 웃을 일이 없다지만 열심히 살아가는 이웃, 동료의 모습 속에서 희망을 읽는다.
자신에게 주어진 일을 묵묵히 해내며 이웃에게 웃음과 희망을 안겨주는 나주인,
그들의 삶 속에 숨겨진 봄 햇살 같은 아름다움을 찾아가 본다. <편집자 주>
‘진심으로 칭찬함니다 아무리 갈의켜도 돌아스면 도로목 인대도 찌그러진 인상을 보지못하였스며 유모와 웄슴으로 돌려 즐겨웁게 분이기 조성 뿐만않이라 그의 능역과 재능이 남보다 뛰어나 어데를 가던 칭찬을 받을분입니다’
얼마 전 나주시 홈페이지 시민마당에 개설된 ‘칭찬합시다’ 코너에 최은규 씨가 올린 글이다. 최은규 씨의 칭찬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임선생님의 모든 율동이 뛰어난겄만 않이라 그 유모가 얼마나 좋은지 하늘을 찌르덧 인기가 많아 모든분이 시간흐름을 아가워 하며 해여진 시간을 아쉬어하며 해여지지 않고...’
수소문 끝에 그 칭찬의 주인공이 나주시생활체육협의회 생활체육지도사인 임경자(48)씨라는 사실을 알아냈다.
임 씨를 찾아간 곳은 나주시노인복지회관의 한 강당. 절기상으로 경칩이었던 지난 5일, 추적추적 내리는 봄비로 제법 쌀랑한 날씨였는데도 불구하고 강의실 안은 후끈했다.
서른 명 남짓한 남녀 어르신들이 신나는 음악에 맞춰 춤(?)을 추고 있었다.
‘하하하 하품해도 웃고/ 헤헤헤 헤어져도 웃고….’
이날이 세 번째 강의라며 이마에 맺힌 땀을 손등으로 훔치는 윤금순(75·나주시 이창동)할머니.
“처음에는 ‘늙은 사람들이 왜 저렇게 뛰고 까분다냐’ 하고 생각했는데 같이 해보니까 운동도 되고 웃음도 나오고 영판 좋다니까요”
이곳 노인복지회관 노인회 총무를 맡고 있다는 조춘옥(67·여·봉황면 욱곡리)씨는 “건강 체조가 노인들에게 좋은 운동이 된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임경자 선생이 성격이 화끈하고 좋아서 더 많은 노인이 참여하고 있다”고 치켜세운다.
그러던 중 맨 뒤에서 열심히 율동을 따라 하고 있는 최은규(74·세지면 오봉리)씨를 만났다.
이곳 노인복지회관에서 운영하는 컴퓨터교실에서 기본기를 익힌 최 할아버지는 최근 건강체조교실을 운영하는 임경자 강사를 칭찬하는 글을 시청 홈페이지에 올려 화제를 불러일으킨 장본인.
“다른 강좌는 듣다 보면 눈이 자꾸 감기는데 임경자 선생이 하는 건강제초교실은 감겼던 눈이 번쩍 뜨인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이처럼 어르신들로부터 아낌없는 칭찬을 받고 있는 임경자 씨. 임 씨의 하루 일과는 새벽 5시 30분 나주시민회관에서 시작된다.
벌써 10년을 훌쩍 넘긴 시민회관 새벽체조교실은 그만두려니 했다가도 “시내에서 하루 종일 장사하는 아줌마들 짠해서 못 그만 둔다”고 한다.
최근에는 다른 생활체육지도자 6명과 함께 오지마을 경로당과 주민자치센터를 찾아가는 일정으로 꽉 차있다.
“어르신들이 병상에 눕기 전에 건강을 찾아 드리자는 것이 목적”이라며 “아흔세 살 할머니도 보약 드시자고 이끌면 잘 따라 하신다”고.
자신을 칭찬하는 글이 시청 홈페이지에 올라왔더라는 귀띔에 “바빠서 읽어볼 틈도 없었다.”며 함박웃음으로 대신하는 임경자 씨는 진정 아름다운 나주인임에 틀림없다.
/김양순 기자 ysnaju@naver.com
<사진설명>
1. 어르신들에게 건강과 웃음을 전하고 있는 생활체육지도자 임경자 씨
2. 임경자 씨와 함께 신바람건강체조로 건강과 웃음을 찾고 있다는 나주시노인복지회관 건강체조교실 회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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