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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이야기

세상을 바라보는 두개의 시선

by 호호^.^아줌마 2009. 6. 7.

세상을 바라보는 두개의 시선


편집국장 김양순


지난 4일 아침 출근길, 라디오방송에서 들은 내용이다. 방송은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였다.

 

앵커: 검찰총장이 어제(3일) 사직서를 제출했는데, 이 부분은 어떻게 보십니까?

 

연사: 임채진 검찰총장이 사직서를 내면서 밝혔듯이 자신을 임명해 준 대통령이 사망에 이르게 된 절망적인 상황에서 인간적이 고뇌가 컸던 것으로 받아들이고 싶습니다.

 

인터뷰는 검찰총장의 사퇴에 대한 화제에서 노 전 대통령의 서거가 표적수사였는지, 일반적인 수사였는지 하는 내용으로 이어졌다. 연사는 그 부분을 이렇게 정리했다.

 

연사: 역지사지라고 입장을 바꿔놓고 생각하면, 노무현 전 대통령이 BBK 수사에서 한 검찰에 대한 그러한 업보로 이번 일이 이뤄진 측면도 있다고 저는 봅니다.

 

앵커: 업보란 말씀은 과한 것 아닌가요?

 

방송이 나가자마자 실시간으로 소개되는 문자메시지에는 ‘업보라 했는데 그렇다면 보복수사요 표적수사였다는 것 아닌가! 그러면 반드시 특검이 필요하겠군’ ‘업보로 돌아가셨군요. BBK 당한 거 맛 좀 보라고 표적수사로 그렇게 보복했군요.’ 하는 격앙된 의견들이 쇄도했다. 그 연사는 바로 한나라당 제1정조위원장인 주성영 의원이었다.

 

그런데 같은 날 신정훈 나주시장과 공무원 네 명이 재판부로부터 유죄판결을 선고받았다. 지난해 8월 1심에서 전원 무죄였던 것이 채 1년도 되지 않아 유죄로 다스려진 것이다.

 

당시 나주사회는 재판부의 판결을 두고 ‘사필귀정’이냐, ‘정치적인 결과물’이냐를 놓고 설왕설래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이번에는 어떤가? 어떤 이의 표현을 빌자면 “공정한 판결이다. 단지 연착했을 뿐이다”라고.

 

하지만 이에 대해 또 다른 시각은 존재하기 마련이다. 직무정지에 들어간 지 이틀째 되는 날 나주시공무원노조 창립 7주년 행사에 참석한 신 시장은 축사를 하는 자리에서 “법이 세상의 모든 진실을 담지는 못한다”고 했다. “유죄판결을 받은 공무원들에게도 믿음을 보여 달라”고 하며 “최선을 다했던 시장으로 기억해 달라”고도 했다.

 

신 시장을 비롯한 관계공무원들은 아직 죄가 확정된 것이 아니다. 대법원 판결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판결까지 3개월이 걸릴지 더 많은 시간이 걸릴 지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지만, 나주사회는 연이어 터진 두 번의 반전드라마를 관람하며 적잖은 아픔과 혼란을 겪고 있다. 어떤 이는 이를 ‘아노미 상태’라고까지 진단하고 있다.

 

전직 대통령의 서거를 ‘업보’라고 보는 이가 이 나라 정치를 주무르고 있는 상황에서 한 지역의 단체장과 공무원들이 유죄판결을 받은 것에 대해서 어떤 판단을 할지는 시민 개개인의 법감정과 정치적인 성향에 따라서 갈릴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나주사회는 이로 인해 또 적잖은 대가를 치러야 한다는 것에 대해서만큼은 이견이 없지 않을까 싶다.

 

대법원 판결에 따라서 보궐선거를 치르게 될 수도 있고, 내년 지방선거가 얼마 남지 않았으니 현재처럼 부시장 권한대행체제로 다음 단체장을 맞이할 수도 있다. 물론, 또 한 번의 반전이 피날레를 장식할 수도 있는 가정이 전제된 조건에서다.

 

나주사회는 이번 일을 계기로 환골탈태(換骨奪胎)의 변화를 이뤄야 한다. 그것이 너도 살고 나도 사는 길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