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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이야기

영훈이의 편지 “불효아들 용서하십시오!”

by 호호^.^아줌마 2009. 7. 17.

LG화학 어린이 백일장 시상식

대상…양산초 김영훈 군 ‘부모님 은혜’

 

 

 

LG화학 나주공장(공장장 이상연)은 지난 15일 ‘2009 LG화학 어린이 백일장’ 시상식을 가졌다.

올해로 여덟 돌을 맞는 이번 백일장은 나주지역 15개 학교에서 5백여명의 어린이가 참석한 가운데 이날 수상자들을 공장으로 초청, 시상식을 가졌다.

이번 백일장 영예의 대상은 ‘부모님의 은혜’라는 주제로 장애인 부모에게 편지를 쓴 양산초등학교 6학년 김영훈 군에게 돌아갔으며, 전체 임직원 앞에서 직접 작품을 낭독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이상연 공장장은 “LG어린이 백일장은 지역과 함께 발전하는 기업을 만들기 위해 LG화학 나주공장에서 실시하고 있는 ‘I Love Naju’ 운동의 일환으로, 지역 어린이들이 가정과 지역사회의 소중함을 깨닫고 그 꿈을 이뤄나가는 것을 응원하기 위해 추진해오고 있다”고 밝혔다.

 

<영훈이의 편지>


“불효아들 용서하십시오!”


 

김영훈

(나주 양산초등학교 6학년)


저는 항상 철이 없어 저만 생각하는 불효자였습니다. 하지만 부모님께서 진정으로 편찮으시다는 것을 알고 이제야 철이 들고 그만큼 더욱더 가슴이 아파왔습니다.

 

밥을 한 숟가락이라도 더 주시려는 고마우신 마음을 모르고 매일 말썽만 피웠습니다.

 

우리 부모님께서는 장애인입니다. 전 처음 그것이 부끄러운 것인 줄만 알았는데 부모님이 안 계시는 아이들에 비하면 양반이라는 것을 알자 가슴이 미어지듯이 아팠습니다.

 

몸이 불편하셔서 항상 저에게 이것저것 시키셨는데 저는 그것마저 귀찮아하며 부탁을 거절하곤 했습니다.

 

항상 부모님께서 제가 그런 불효를 하여도 아무 말씀 없이 그저 저를 지켜보시고 계셨습니다. 그리고 몇 번이시고 “그냥 좀 해줘라” 하시면서 화는 안내시고 말로만 하셨습니다.

 

하지만 그 말씀을 듣고 잠을 청하기전 곰곰이 생각해보니 갑자기 눈물이 나오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곤 갑자기 몰려오는 후회와 죄송스러움을 주체하지 못하고 눈시울이 빨개졌습니다.

 

 결국 이슬 같은 눈물이 또르르 흘려 내려오고 ‘내일 다시 그런 부탁을 하시면 무조건 들어드려야지’ 하고 굳게 다짐하고 비록 늦었지만 효도를 할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제야 효도를 할 생각을 하다니 그런 제 자신이 너무나 부끄러웠습니다. 그리고 저는 부모님 마음에 큰 상처를 준 적이 있었습니다.

 

학부모총회 때 저는 어머니께 오시지 말라고 하였습니다. 무엇보다 거동이 불편하신 어머니를 우리 반 아이들에게 보이기 싫어서였습니다. 그런 어머니의 모습을 보면 아이들끼리 나중에 혹시나 싸우게 되면 우리 어머니를 들먹일까 두려웠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어머니께서 편찮으신 건 전부 제 탓입니다. 제가 그 속에서 발을 찼는데 그곳이 욕실이여서 어머니께서 넘어지시고 허리디스크가 생기신 것입니다.

 

그리곤 저희를 챙겨주시느라 수술에 돈을 못 쓰시겠다고 수술시기를 놓쳐서 수술을 하셔도 뾰족한 수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아버지는 집으로 귀가 하시는 길에 교통사고를 당하시고 두 다리를 잃으셨습니다.

 

결국 차안에 항상 휠체어가 자리를 차지하고 제가 없으면 병원도 못가십니다. 또 근래엔 어깨도 아프셔서 주사도 맞고 계신데 매일 등굣길에 저를 태워 주십니다.

 

저는 이런 은혜를 언제, 또 어떻게 갚아야 할지…. 마음 같아선 어머니께 저의 척추를 떼어 드리고 싶고 아버지껜 제 두 다리를 떼어 드리고 싶은 심정입니다.

 

지금은 어려서 돈도 못 가져다 드리지만 지금으로선 부모님의 손과 발이 되어주는 수밖에 없습니다. 부모님 오래 사시어 제가 효도를 훌륭하게 할 수 있게 해주세요. 아버지, 어머니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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