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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이야기

반장 선거 떨어진 우리딸, 우울모드

by 호호^.^아줌마 2009. 9.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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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띵똥~'

 

한참 신종플루 문제로 교육청 관계자와 얘기를 하고 있는데

문자가 들어옵니다.

 

'나중에 보자' 하고 넘겨버렸는데

한참 뒤에 보니 딸이었습니다.

 

"엄마 나 괜이 반장 선거 했어"  <--괜이 아니죠 괜히 맞습니다

 

쯧쯧 떨어졌구나. 당연한 결과지 뭐...

 

첨부이미지위로라도 해줄 요량으로 전화를 했는데 안 받습니다.

 

전후 사정은 이렇습니다.

 

# 1학년 때

 

딸 : 엄마, 나 반장할까?

나 : 안돼. 엄마 바빠서... 청소도 못 해주고, 자모회도 못가.

 

# 2학년 때

 

나 : (어린이날 파자마를 들고온 딸에게) 어? 이거 어디서 난거냐?

딸 : 엄마들이 돈 모아서 사줬지.

나 : 엄마한테는 돈 내라는 말 안 하던데?

딸 : 반장 엄마들이 한거지. 2학기 때도 뽑아주라고...

 

첨부이미지# 3학년 1학기 때

 

나 : 엄마, 이제 나주에서 일하니까 너도 반장 나가봐라?

딸 : 그저께 다 뽑았으~

나 : ㅡ.ㅡ;;

 

# 3학년 2학기 때(오늘 아침)

 

나 : 반장 선거 언제하냐? 엄마가 도와줄께.

딸 : 오늘 하는데... 어젯밤에 엄마 일찍 오면 인사말 도와달라고 하려고 했는데...

나 : 은강 아빠, 얼른 연설문 써주고 연습좀 시키쇼.

      나 오늘 일찍 나가봐야 하거든? 은강아, 떨지 말고 잘해!

 

이렇게 됐던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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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참 후에 통화가 돼서 물었습니다.

 

"몇 표 나왔어?" 

"세 표"

"그래? 너 성공한거야. 선거운동도 안 했는데 너를 찍어준 두 친구가 있었다는 건, 진정한 친구가 너희 반에 있다는 거지."

"..."

 

나중에 애 아빠한테 전화를 해봤습니다.

 

"어떻게 연설문을 써줬길래 딸이 세 표 밖에 못 얻어?"

"어떻게 써주긴, 친구들하고 사이좋게 지내고 공부 잘하는 반으로 만들어나가겠다고 썼지.

그랬더니 은강이 지가 자기는 공부 못하니까 그런말 못한다고 알아서 한다고 그냥 가드만."


반장은 아무나 하나.

딸에게 공연한 상처만 준 것 같아 미안할 따름입니다.

                      은강아, 미안해.

                      다시는 선거직 출마 강요 안 할께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