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9월 24일 나주시 송월동 완사천에서
벌개미취더라,
구절초더라,
쑥부쟁이더라?
왕건과 장화왕후의 전설을 기리는 완사천 주변에 꽃이 피었습니다.
아니, 피었다 지고 있습니다.
지고 있는 꽃,
어여쁨은 어느덧 지워지고 시듦의 과정을 걷고 있습니다.
그 꽃이나마 한 끼가 아쉬운 나비는 찾아듭니다.
아마도, 허기를 채운다기 보다는
이 가을을 마지막으로 세상을 떠나야 하는 운명을 나누고 있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그 모습을 보면서 곰곰히 기억해봅니다.
저 꽃이름이 뭐였더라...
낙동구절초던가?
낙동구절초는 바위구절초라고도 하는데
국화과의 여러해살이풀로 줄기는 높이가 20cm 정도이고
흰색 털이 나 있으며, 잎은 깃 모양으로 갈라진다.
9~10월에 연한 홍색 또는 흰색의 두상화가 줄기 끝에 하나씩 달리며 약용한다.
깊은 산 중턱에 야생하는데 강원, 함경 등지에 분포한다.
음~ 그럼 이건 아닌가?
구절초, 그냥 구절초일지도 몰라.
구절초로는 얼추 맞아떨어지는데...
구절초(Chrysanthemum sibiricum) 국화과의 여러해살이풀.
높이는 50cm 정도이며, 9~11월에 붉은색·흰색의 꽃이 줄기 끝에 피고
열매는 수과(瘦果)를 맺는다. 한방에서 약재로 쓴다.
산지(山地)에서 나는데 한국, 일본, 시베리아 등지에 분포한다.
그렇다면 쑥부쟁이?
국화과의 여러해살이풀로 높이는 30~100cm이며,
잎은 어긋나고 피침 모양이다.
7~10월에 옅은 자주색 꽃이 총상(總狀) 꽃차례로 피고
열매는 작은 수과(瘦果)를 맺으며 어린잎은 먹는다.
우리나라, 일본, 중국, 시베리아 등지에 분포한다.
꽃이름도 마찬가지지만
정확히 그 속성을 모르면 이게 그건가, 그게 이건가 헛갈립니다.
허물며 사람의 마음이야 어쩌겠습니까?
꽃처럼 아름다운 모습과 향기를 가진 사람에게
매료되는 건 당연지사...
그를 그리워하는 내 마음이 벌개미취일까, 구절초일까, 쑥부쟁이일까
헛갈리는 사이 가을이 저만치 지나가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냥 그렇게 이해하렵니다.
가을향이 나는 가을을 닮은 꽃, 들국화.
그냥 당신을 들국화라고 부르겠습니다.
부치지 않은 편지
김현대 노래
풀잎은 쓰러져도 하늘을 보고
꽃피긴 쉬워도 아름답긴 어려워라
시대의 새벽길 홀로 걷다가
사랑과 죽음이 자유를 만나
언 강 바람 속으로 무덤도 없이
새찬 눈보라 속으로 노래도 없이
꽃잎처럼 흘러흘러 그대 잘가라
그대 눈물 이제 곧 강물 되리니
그대 사랑 이제 곧 노래 되리니
산을 입에 물고 나는 눈물의 작은 새여
뒤 돌아보지말고 그대 잘가라
그대 잘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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