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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주이야기

잠자는 복지행정 ‘따놓은 예산도 못써’

by 호호^.^아줌마 2009. 10. 25.

잠자는 복지행정 ‘따놓은 예산도 못써’

저소득층 양육수당·정부양곡지원 신청 ‘바닥권’

몰라서도 못하고 신청해도 두세달 감감무소식


나주시가 저소득층 및 위기가정에 대한 복지사업에 배정된 예산조차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지난 7월부터 보육시설을 이용하지 않는 저소득층 아동에게 매월 10만원의 양육비를 지원하는 사업의 경우, 나주시는 전라남도로부터 159건을 배정받았으나 10월 현재 70명만이 신청, 지원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남도내 전체적으로 2,545명이 지원을 받고 있는 것에 비춰볼 때 채 3%도 안 되는 수준이며, 여수(595명), 순천(459명), 목포(369명), 광양(192명) 등 시 단위 자치단체는 물론이고, 화순(95명), 담양(92명), 영광(90명)인 것과 비교해도 턱없이 적은 수준이다.

 

이에 대해 나주시 관계자는 “나주시에 인구가 없고, 차상위 이하 가구의 경우 이미 전액 지원을 받고 있기 때문”이라고 해명하고 있다.

 

하지만 원인은 다른 곳에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일단 해당 가구에 충분한 홍보가 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막상 언론홍보들을 통해 신청을 하더라도 배정기간이 2~3개월 이상 소요되는 등 조건이 까다롭다는 것이다.

 

실제로 김 모(27·여·삼영동)씨의 경우 인터넷 카페를 통해 양육비 지원 사실을 알게 돼 해당 동사무소에 지원신청을 했지만 2개월 가까이 지원이 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해당 동사무소에서는 지원 요건이 되는지 알아보기 위해 금융조회를 해놓았지만 통보가 늦어져 미뤄지고 있다고 답변하고 있다.

 

생활이 어려운 차상위복지수급자에 대해 정부양곡을 50% 할인된 가격으로 공급하는 정부양곡지원사업 역시 겉돌고 있다는 지적이다.

 

시는 저소득경로연금수급자가구와 한부모 가정, 차상위 의료급여 수급자, 2층 보육료 지원대상가구, 차상위 자활가구, 차상위 장애수당수급자 등을 대상으로 매월 26일부터 말일까지 읍․면·동을 통해 신청을 받아 다음달 15일부터 20일 사이에 택배 서비스로 양곡을 전달하고 있다.

 

이를 통해 나주에서는 10월 현재 161가구에 184포가 지원을 받고 있다. 하지만 이 역시 다른 시군과 비교해 볼 때 턱없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전라남도가 22개 시군을 통해 정부양곡을 지원한 대상자는 모두 29,984명으로 이 가운데 나주시는 1,275명이 지원을 받아 전체 지원의 4%를 약간 웃도는 수준이다.

 

지역별로 살펴볼 때 여수시가 2,955명으로 가장 많고 목포와 순천, 광양도 2천명 이상이 지원을 받고 있다.

 

아울러 상대적으로 나주보다 인구가 적은 완도군이 2,476명, 고흥과 보성이 각각 2,200명,

진도와 장성, 담양 등도 지원자가 2천명에 육박해 인구수가 적기 때문에 지원양이 적다는 나주시의 해명은 설득력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이같은 정부양곡 지원사업에 대해 해당 가구는 물론 시민들이 알지 못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실제로 행정기관이 이를 홍보하는데 게을리 한 부분이 원인인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위기가구 보호를 위해 올해에 한해 운영하고 있는 한시생계보호사업의 경우 지난 15일 현재 2,758가구가 신청, 전라남도에서 배정한 사업량(2,548가구) 보다 210가구(108%)를 초과했으며, 이 중 2,439가구를 선정해 연말까지 20억원을 지원할 계획이다.

한시생계보호의 경우 신청기간이 다음달 5일에 마감되며, 12월 15일 마지막 급여가 지급되는 동시에 종료된다.

 

한편, 시는 최근 차상위복지수급자들에게 안내 서한문을 보내 이같은 복지제도가 있다는 사실을 알리고 있으나 한시적으로 운영되는 복지제도에 대해서는 ‘사후약방문’이라는 비난을 면키 어려울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