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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이야기

내가 살아가는 이유...딸의 낙서

by 호호^.^아줌마 2009. 12. 22.

어젯밤, 집에서 작은 소동이 있었습니다.

수요일 밤에 열리는 성탄축하의밤에

아동부 교사들이 블랙 라이트 공연을 하기로 해서

선생님들과 소품준비를  한다는 게 그만 꼬박 11시가 넘어버렸습니다.

은강이 은산이까지 덩달아

그 시각까지 교회에 있었으니 미안한 마음이 컸죠.

그런데 생각해 보니 저녁을 못 먹었네요.

광주에서 오신 다른 선생님도 그러셨다는데

그 말끝에 한 권사님께서 기어코 요기를 하고 가라며 붙드시는데 그 선생님은 너무 늦었다며 가시고

저도 그냥 가겠다는 것을 기어코 끌고(?) 가시는 권사님 덕분에 밤 11시가 넘어 우동으로 저녁을 대신했습니다.

 

그리고 집에 갔더니 남편께옵서,

원래 다른 일로 심기가 불편했던 것인지,

가장을 혼자 집에 혼자 오래 있게 했다는 노여움 때문인지

뾰루뚱한 표정으로 청소를 막 하시는 겁니다.

자정이 거의 가까운 시각에 말입니다.

우리는 그런갑다 하고 씻고 자려는데

뭔가 풀리지 않은 인생문제가 있으신지 이번에는 막 화를 내십니다.

"너희들 요거이 뭐이냐? 언능 안 치우냐?"

슬금슬금 눈치보던 큰애는 재빨리 달려들어 책상을 치우는데

작은것은 잠 와서 못 치운다며 버티나 엉덩짝 한 대 맞았나 봅니다.

앵장앵장거리면서 "딸이 잠오는 것도 안 보이냐, 아빠는 맨날 술만 묵고 늦게 오면서 어쩌고 저쩌고..."

끝까지 대드는 겁니다.

그 틈에 제가 껴들었다가는 부녀간의 갈등을 부추길 것 같아서

꾹 참고 빨래만 개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어느 정도 진정이 될 즈음 아이들의 쌔근거리는 숨소리를 들으며

책상주변늘 보니 작은아이가 어지러놓은 것들이 보입니다.

치워주려다 그만 마음이 울컥해지고 말았습니다.

 

우리 은산이...

맨날 늦게 들어오는 엄마를 기다리며 낙서하고 논 흔적입니다.

 

 

 

이 거는 공개하지 말아 달랍니다. 부끄럽다고...모른 채 하십쇼^^

 

땡꾸???  땡큐가 맞겠죠?

 

알라뷰를 쓰려고 했는데 '뷰'자가 뜻대로 안됐나 봅니다.

 

 

 

 

 

조은산

언니야고마워

그리고찬칭청해서 고마워

아빠 엄마도고마워

 

 그리고찬칭청해서 고마워?

 

이 말은 뭔 말인지 모르겠습니다.

 

 

 

 

 

 

 

이번에는 어린이집 선생님께 보낸 편집니다.

엊그제야 안 사실이지만 어린이집 선생님이 개인적인 사정이 있어

어린이집을 그만 두신 모양입니다.

그런데 은산이는 서울로 교육가신 것으로 알고 계속 기다리고 있습니다.

선생님께 보내달라며 건네준 편지와 우연히 발견한 쪽집니다.

 

 

에찬(예찬)이 오빠랑

에은(예은)이 언니랑 외식하자는 말을

억지로 끼어넣었습니다.

연말연시 끝나면

이 소원은 제가 들어줘야 할 것 같습니다.

 

 

어터키저???

'어떡하죠'가 은산이한테는 어려운 말이겠죠^^

 

 

국어공책에 그려놓은 그림입니다.

은산이의 마음이 너무나 고맙습니다.

제가 살아가는 이윱니다.

 

 

 

화이트 크리스마스, 슬기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