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나의이야기

^-^하하^.^호호 은강이네③

by 호호^.^아줌마 2009. 12. 16.

 

 ^-^하하^.^호호 은강이네③

 

긴 침묵을 깨고 오랜만에 돌아온 ^-^하하^.^호호 은강이네,

일상의 소소한 이야기 속에서 웃음을 찾아가기 위한 호호아짐의 야심찬 유머 프로젝트,

오늘은 3탄을 준비했습니다.

 

 

#1. 아, 제대로 좀 해봐~~

 

저녁 6~7시까지는 큰딸 성탄연습,

그 뒤로 한 시간 동안은 은강엄니의 야심찬 성탄프로젝트 '블랙 라이트' 연습시간,

몸치 아줌마 열 명이서 이리 궁글고 저리 궁글고 하다보니

어랏, 모양이 좀 나오네. 됐어 됐어^^ 이러다 우리 '나이트'에서 섭외 들어오는 거 아냐? 크하하하하하핳 ^--------^

 

그렇게 연습을 마치고 집에 돌아와 저녁밥을 먹은 시간 9시 30분.

'지붕 뚫고 하이킥' 스페셜 방송을 보며 깔깔거리다

설겆이 마친 시간 10시 40분,

이제 씻고 자자!

그런데 제 아빠 닮아서 누웠다 하면 바로 코를 고는 은강이와는 달리

은산이는 즈그 엄마를 닮아선지 쉬 잠을 못 자는 스타일.

오늘도 책을 주섬주섬 들고와 읽어 달란다.

"그래. 다른 날은 몰라도 오늘은 에미 노릇 한다."

먼저, 늑대와 일곱마리 아기염소.

아무래도 서너권은 읽어줘야 잘 것 같은 압박감에

내용을 이리저리 짜맞춰 그림 위주로 슬슬 읽고 넘어가는데

딱 걸리고 말았다.

"엄마, '늑대는 다른 꾀를 또 생각해냈어요.' 이건 왜 안 읽어? 대충 하지 말고 제대로좀 읽어 줘."

"헐~ 이제 요것이 글좀 안다고 나를 간보고 있었네. 끙! 알써 제대로 해볼께ㅜ,.ㅜ"

 

 

#2. 노처녀 딱지 한번 떼려다...


"결혼, 그까이꺼 서른여덟에나 해서 마흔 안에 애 낳으면 되는 거 아냐?"

"그냐? 나는(섬마을 9급 공무원) 열심히 일해서 내고향 최초 여성면장 되는 거이 꿈이다."

그러던 은강엄니 용용하게 서른셋까지 버텨오는가 싶더니,

“울 엄니, 나만 보믄 한숨 푹~ 쉬고 돌아누워분단 말이요.”하는

노총각 조OO씨의 프로포즈도 아니고 구걸도 아닌 말에 느닷없는 동료애를 발휘,

덜컥 결혼해주고 말았던 것이었다.


한편, 고향마을 여성면장 꿈꾸던 은강엄니 친구,

“이제 너 밖에 안 남았는디 어쩌것냐?”하는 엄니의 득달에

어쩔 수 없이 부케를 받기는 했지만 여전히 여성면장에 대한 꿈을 향해

일로매진하는 바람에 서른다섯해를 꼴딱 넘기게 되었던 것.

 

그러던 어느날 그녀에게 맞선자리 하나가 들어왔는디...

(역서부터 은강엄니 픽션이 가미됩니다.)


드디어 맞선 보는 날.

예비 여성면장은 아침부터 때 빼고 광 내고 정성을 들인 다음 마지막으로 미용실을 찾았다.

앗, 근데 배 떠날 시간이 다 되어가는 게 아닌가.

대충 마무리를 하고 그 배를 놓치면 평생 후회하며 살 것 같은 생각에

젖 먹던 힘까지 내서 눈썹이 휘날리도록 뛰어갔다.


아뿔싸! 근데 이를 어쩌나!

벌써 배는 떠났는지 부두에서 2m 정도 떨어져 있는 게 아닌가.

 

‘저거 놓치면 안 되는디. 꼭 타야 되는디….’


그녀는 하이힐을 벗어 양손에 쥐고 배를 향해 돌진했다.

두두두두두둣….

모래바람이 일어나고 드디어 점∼프!

 

죽을힘을 다해서 팔을 뻗어봤지만 이미 그녀의 몸은 바다로 빠져들고 말았다.


이 광경을 지켜보던 뱃사람들 일제히 나오더니 그녀를 보고 측은해하며 하는 말…

.

.

.

.

.

.

.

.

“아, 뭐시 그리 급한겨. 10초만 기다리면 부두에 닿을 것인디….”

 

 

#3. 그놈의 97.6원 때문에...

 

"애들아, 가자!"

왠만한 직장 다들 주 5일제 근무하는데 놀토 한번 제대로 챙겨먹지 못한 은강엄니,

큰 맘 먹고 떨치고 일어나 애들이랑 목포에 바람쐬러 가기로 했는디,

어랏, 기름이 간당간당하네.

"에~ 또 지역경제를 살려야 하니까 나주에서 기름을 넣고 가야겄제."

하는 생각에 국도1호선 나주-함평 경계구간에 있는 주유소를 살폈다.

1639원...오잉? 시내에서는 1659원이던디? 오 예~~

"아자씨, 4만원어치 넣어주세요^^"

이게 왠떡이냐? 시내 보다 여기가 20원 싸니까 주먹구구로 셈을 해봐도....

앗싸~~~~ 482원이 남는구나 으흐흐흐흐흣^------^

그렇게 입이 귀에 걸려 고고씽 하는 은강엄니,

룰루랄라 출발을 하는데...

 

엥? 1635원???? 에구야~~~ 한 발짝만 더 참고 갔더라면 97.6원을 더 아낄 수 있었는디!!!!

97.6원,  97.6원...

계속 97.6원의 망령이 뇌리에서 맴도는 바람에 목포 평화광장이고, 삼학도고 눈에 안 들어오는 은강엄니.

 

그러다 애들 배고프다는 성화에 못이겨 롯**아에 들어갔는데,

한우버거세트 배불리 먹고 나오는 길에 또 소프트콘을 먹고 싶다는 강산이.

"얼마냐? 5백원? 안 먹으면 안될까?"

'제발~~~' 하는 눈초리로 바라보는 요것들,

"알써. 대신 하나 갖고 둘이 나눠 먹어."

"힝~~"  

"싫어? 싫음 말고..." 

"알았다고야, 이 꼽곱쟁이 엄마야ㅠ.ㅠ"

 

올커니! 이렇게 해서 5백원 아꼈으니 97.6원은 아무 것도 아니네...

그 뒤로 97.5원의 망령은 깨끗이 사라졌던 것이었다.

 

ps : 나주오일장 앞을 지나다 애들이 계란말이에 파를 넣어주면 좋아하던 것이 생각나

파를 한단만 사려니 하고 차에서 내린 은강엄니,

파 파는 할머니, "이거 한단에 3천원인디, 떨이로 두 단에 5천원만 주고 가져가."

"엥? 천원이나 싸게요? 두단 주세요."

그렇게 사다놓은 파 두단, 몇 뿌리 꺼내 쓰고 신문지로 둘둘 말아 냉장고 야채박스 안에 넣어두었는데,

흐~~~ 어젯밤에 보니 뭉개지고 냄새까지 난다.

으이그~~~ 성한 것이라도 남기자 해서 한 시간 동안 까 다듬어 놓았더니

딱 두 웅큼이 남는다. 잘게 썰어서 냉동실에 넣어놓으며 또 머리를 굴려보니...

천원 덕 보려다 4천원 날린 셈이다.

아이고~ 이놈의 4천원은 또 어디서 벌충할까나.

 

은강엄니, 그날밤 4천원 망령과 싸우느라 잠 설쳤다는... 

 

 

  

흐르는 음악 : Cotton fields(목화밭) - C.C.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