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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이야기

밀레니엄 베이비 용띠 딸아이의 꿈

by 호호^.^아줌마 2010. 3. 2.

 밀레니엄 베이비 용띠 딸아이의

 "대한민국을 바로 세워나가는 여검사가 되라"는

아빠의 말에 "뭘 검사하는 건데?" 묻는 아이.

유치원 때부터 초지일관 동물키우는 사람이 되겠답니다.

그런 딸에게 엄마는 묻습니다.

"사육사는 잘못하면 맹수한테 잡아먹힐 수도 있으니까

수의사로 바꾸면 안되겠니?"

"난 고양이만 키울 건데..."

"그거 해갖고 밥 벌어먹고 살겠니ㅡ.ㅡ;;"

 그런데 역시나

학교 게시판에 떡~ 걸린 딸아이의 꿈은 '동물원 사육사'

대망의 2000년生 밀레니엄 베이비,

게다가 용띠인 애가 맨날 고양이, 햄스터와 놀고 지내니 어쩌리오.

노는 동물의 수준이라도 좀 높이면 안되겠니?

토끼 키우다 날마다 풀 뜯어다 먹이는 게 힘들어

친척 농장으로 피난보내고, 금붕어 키우다 밥을 너무 많이 먹여서

저 세상 보내고, 햄스터 키우다 밤마다 부스럭거리는 소리에

할머니께 밉보여 친구집으로 귀향보내고...

한동안 고등동물들끼리만 살다가 다시 동거에 들어간 녀석들이

바로 요 아래 녀석들입니다. 

 

 

 

후배가 집에서 기르던 고슴도치 일가족을 공짜로 준다는 말에

한편으론 마뜩찮아하면서도, 그래도 딸이 동물키우는 꿈을 키우고 있는데

여러 동물을 상대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에 덜컥 데려오고 말았습니다.

하~ 그런데 이게 또 보통내기가 아닙니다.

일주일에 한번은 꼭 목욕을 시켜줘야 하고, 

사나흘 걸러 한번씩 톱밥을 갈아줘야 하고,

먹이는 다행히 사료를 먹기는 하지만 어찌나 먹어대던지 사료값 대는 것도 보통일이 아닙니다.

게다가 야행성이라 밤마다 부스럭거리는 소리에 몇 번씩 일어나 통을 두드려 조용히 하라고 신호를 보내야 합니다.

 

 

딸이 이름지어주기를 도치(♂)와 도미(♀), 그리고 도리(♂)인데

아무리 부모자식간이라 해도 장성한 아들녀석을 한 방에서 키우는 것은

천륜에 어긋난다 해서 아들녀석을 다른 집으로 떠나보내고 말았습니다. 

게다가 딸의 성화로 나주시 산포면에 있는 도치농장에 데리고 가서

건강검진도 받고 발톱도 깎아주고 그래야 합니다.

그럴때면 딸 친구들이 돌아가면서 몰려드는 바람에 매니저 노릇하기도 보통일 아닙니다.

 

 

 

나주시 산포면 매성리 도치농장의 박종관 사장님이 직접 고슴도치를 돌봐주고 계십니다.

딱 보시더니 목욕을 정성껏 안 시켜주니 비듬이 끼었다고 뭐라 하십니다.

 

 

 

 

고슴도치 목욕시키기 특강이 시작됩니다.

 

-준비물 : 고슴도치 전용샴푸, 헌칫솔, 헤어드라이어, 수건


1. 물 온도를 따뜻하게 30~36℃ 사이로 맞춰줍니다.

2. 물 깊이를 도치 턱에 잔잔히 닿을 정도로 채워줍니다.

3. 물에 샴푸를 반 티스푼정도 풀어서 거품을 내줍니다.

4. 도치를 발부터 천천히 담가줍니다.

5. 귀를 조심해서 비눗물을 조금 뿌려줍니다.(엉덩이부터)

6. 도치를 뒤집어 밤송이로 말아서 등 부분을 적셔줍니다.

7. 소량의 샴푸를 칫솔에 묻혀 닦아줍니다.

8. 결 반대방향으로 쓱쓱 밀어서 닦아준 다음 물로 헹굽니다.

9. 도치를 꺼내서 타올로 물기를 어느 정도 비벼서 털어줍니다.

10. 드라이어로 30cm 정도 떨어져서 말립니다. 이때 꼭 손목을 좌우로 흔들어 바람을 분산시켜야합니다.

 

**그리고 도치 피부상태가 안 좋다싶을 땐 꿀, 녹차, 올리브유를 섞어서 물에 뿌려주면 좋답니다. 

목욕할 때 꼭 샴푸가 필요한 것은 아닙니다. 샴푸를 안 쓰고 물로만 씻겨도 괜찮답니다. 

  

 

고슴도치도 여러 종족이 있는데  도미(가운데)와 도치(왼쪽)가 '화이트초코族'이고

오른쪽에 있는 늘 카메라를 피하는 삐딱한 녀석이 '플라티나族'입니다.

고슴도치의 행동을 알아두면 녀석들의 상태를 눈치채는 데 도움이 됩니다. 


- 소리 : 도치는 보통 소리를 내지 않지만 상황에 따라서 소리를 가끔 냅니다.

*쉭쉭 - 가장 흔한 소리로, 보통은 밤송이로 말거나, 경계자세를 취하면서 쉭쉭거리는 바람소리를 냅니다.(화났다는 뜻입니다.)

*삐~삐~ - 수컷의 경우 교배할 때 구애음입니다. 암컷의 경우 기분이 아주 좋을 때나, 반대로 아주 나쁠 때 냅니다.

*끼~이잉 - 좀처럼 듣기 힘든 소리입니다. 극도로 심한 고통을 느꼈을 때 내는 일종의 신음소리입니다.

 

- 동작 : 고슴도치는, 몸동작으로 자신의 의사표현의 대부분을 합니다.

*몸을 만다 : 경계경보. 무섭거나, 짜증이 났다는 것입니다.

*앞머리만 가시를 세운다 : 살짝 놀랐거나 조금 두려울 때의 경계자세입니다.

*등쪽만 가시를 세운다 : 자신의 몸을 일차적으로 보호하기 위함입니다.

*배를 깔고 엎드린다 : 더워서 그런 것입니다. 은근히 그것을 즐기는 도치도 있습니다.

 

 

 

 

딸 때문에 별 공부를 다하게 됩니다.

이러다 모녀수의사 개업하는 게 아닌가 기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