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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이야기

똑바로 가는 교육을 위해

by 호호^.^아줌마 2010. 3. 13.

 

똑바로 가는 교육을 위해


새학기가 되니 괜히 마음이 뒤숭숭하다. 올해 큰 아이가 초등학교 4학년이 되었다고 하니 주변에서들 다들 ‘신경좀 쓰라’며 충고와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

 

그동안 스스로 학습하라며 자율이 아닌 ‘방치’ 수준이었던 아이에게 지난 겨울방학을 전후해 공부하라는 닦달을 하기 시작했다. 지금까지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는 사교육 시장을 어슬렁거리다 한 과목에 20만원씩 하는 영어학원에 아이 등을 떠밀어 넣고 말았다.

 

원인은 이렇다.

지난해 추석에 가족들이 모여앉아 대학입시를 앞둔 조카들을 화두로 얘기꽃을 피운 적이 있다. 큰집 조카는 서울 OO대 국제경영학과를 가네, 작은집 조카는 또 서울 □□대 국어교육학과 가네... 한참 얘기꽃을 피우고 있는데 우리집 큰딸이 “할머니, 나는 나주대학교 갈래요.”라는 말을 한 것이다.

 

“오메, 뭔 소리냐? 그런 소리는 하지도 마라. 서울로 가야한다. 서울로 가야지 훌륭한 사람 되지.” 하시는 시어머니의 황급한 목소리를 듣고 나도 적이 놀랄 수 밖에 없었다.

 

철모르는 아이가 자기가 아는 세상이 나주다 보니, 더구나 부모 품을 떠나 학교를 다녀야 한다는 것을 상상할 수도 없었기에 나주에 있는 대학교를 간다는 것이었는데, 일찍이 교육열이 지극하신 큰집 어른들은 ‘절대 안 될 말’이라며 손사래를 치시는 것이었다. 그러고 보면 나나 남편이나 다 지방에서 대학을 나왔으니 조카들이나 자식들 보기에 민망한 일이 아닐까 싶다.

 

오는 6월 2일 전국동시지방선거로 치러지는 교육감 선거에서 전라남도교육감 예비후보자들이 지역교육발전에 대한 잇단 '사자후(獅子吼)'를 밝히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어떤 후보는 전국 16개 시·도 중 꼴찌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전남의 교육수준을 공교육 활성화를 통해 획기적인 수준으로 향상시키겠다는 계획도 내놓고 있고, 어떤 후보는 방과후학교를 전면 무료로 실시하겠다고도 하고, 학교급식도 무료급식으로 운영하겠다는 후보도 나오고 있다. 하나같이 귀가 솔깃한 공약들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사회전반에 양극화가 두드러지면서, 있는 집안의 자녀와 없는 집안의 자녀들의 성적격차가 갈수록 벌어지는 이런 불평등한 세상에 있는 집에서는 집 팔고 땅 팔아 학군 좋은 도시로 이사라도 간다지만, 그럴 형편이 안 되는 부모들은 땅을 치며 전남에서 자녀들을 가르쳐야 하는 것 아닌가.

 

바야흐로 교육자치가 전면적으로 실시되는 선거의 계절에 모두가 교육계의 지도자가 되겠다고, 교육감·교육위원에 출마한다고 나서는데 도대체 어떤 사람을 선출해야 지역교육이 발전하고 교육계가 정화될 것인지, 우리 모든 유권자들이 똑바로 눈을 뜨고 제대로 파악하여 훌륭한 선택을 하는 것만이 그래도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닐까 싶다.

 

모두가 자신이 최고의 적격자이고 가장 훌륭한 교육자라고 외치고 있지만, 마음에 맞는 후보는 별로 보이지 않는다. 더구나 교육계 지도자가 되겠다는 후보들이 벌써부터 학교운영위원이니, 학부모회장이나 하는 사람들을 찾아다니며 밥을 사고 선물을 돌리고 한다는 얘기를 들으니 더욱 답답하기만 하다.

 

참으로 옳고 바른 후보자에게 투표를 해서 지역의 교육을 바로 세우고, 내 아이가 부모 슬하에서 학교에 다녀도 전혀 굴하지 않게 하려면 교육자치가 똑바로 서야 한다. 다가오는 선거에서 교육계를 정화할 수 있는 학부모의 힘이 발휘되기를 바라고 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