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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주의시인

봄을 위한 서시 / 봄꽃과 그리고 시

by 호호^.^아줌마 2010. 3. 3.

 

                    봄을 위한 서시

 

                                                                       김원채

매서운 겨울바람보다도

더 무서운 건 항상 내 자신이었다

또 다시 우리들의 대지위에

추억속의 봄날은 돌아 올 것인가

잠든 가지를 깨우고 죽은 풀잎에 새 생명을 잉태시켜

메마른 대지위에 파릇한 새싹이 전설처럼 돋아날 것인가

 

하늘 저 멀리 가뭇한 눈송이를 헤이다 지쳐

희망보다는 절망을 먼저 배워버린 나

생의 한 순간만이라도 삶의 길을 포기하고 싶었던

그 쓰라린 기억들

 

내 안에 나를 괴롭혔던 수많은 갈등과 번민의 나날들

눈물마저 메말라버린 차디찬 가슴패기에

유령처럼 매달리던 희미한 죽음의 그림자들

 

하지만 절망의 질곡에서 표류하던 나를 일으켜 세웠던

밤하늘의 찬란한 별들의 다정다감한 이야기들

죽을 것 같은 괴로움도 터질 것 같은 즐거움도

모두가 가슴에 이는 한 줄기 바람이 스쳐간 흔적들일 뿐

어느덧 내 가슴속에 무지개처럼 찬란한 나이테 한 줄

빛나는 훈장처럼 똬리를 얹는다

 

저 황토 빛 대지위에 승리의 깃발 펄럭이며 솟아나는

내 연두색 핏줄 마디마디에 그 고통의 번쩍이는 상흔들

이 찬연한 봄날에

지난겨울을 소리 없이 통곡하는 그 뜨거운 숨 막힘이여

 

 

 

 

 봄꽃과 그리고 시 

 

                                          김원채


봄날에 우리가

종이 위에

시는 써서 무엇 하리오

 

저기 저 봄꽃들이

저렇게 현란한 몸짓으로

천지간에 시를 쓰고 있는데


비비람 찬서리 춘설난풍에도

승리의 깃발 휘날리며

향그러운 미소로 회답하는

저기 저 매화


하늘 품어 가슴채운

상념의 나래 위에

찬란한 별빛 토해내는

저기 저 산수유


허허로운 가슴 가슴마다에

하이얀 등불을 켜고

서글픈 눈물 떨구는

저기 저 목련


정든 님 보고파서

기다리다 지친 가슴

담 넘어 노랗게 타들어 가는

저기 저 개나리


가신님 서러운 한

피울음으로 울어 울어

목마른 생 다시 환생하는

저기 저 진달래


봄날에 우리가

종이 위에

시는 써서 무엇 하리오


저기 저 봄꽃들이

저렇게 현란한 몸짓으로

천지간에 시를 쓰고 있는데

 

 

 

 

 

  

 시인 김원채

 

  * 한국시 등단(97)

  * 한국문인협회원

  * 전남문인협회원

  * 나주문인협회원

  * 백호문학동인회원

  * 나주문학상수상

  *저서 : 바람의 연가

 

  **시인은 나주시 노안면에서 나서

    지금 나주시 영산동장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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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봄입니다.

쌀랑한 바람 그 사이로

언듯 비치는 햇살이 따숩습니다.

성급한 막내둥이 봄까치꽃은  

입춘 지나자 바로 고개를 뾰족이 내밀고

봄이 어디만큼 왔나 두리번 거립니다.

 

왠지모를 설렘과 두근거림 속에

봄을 느끼며 아는 시인 한 분께 전화를 드려

다짜고짜 봄 시 한 수 보내달라 청했습니다.

아마도 이때쯤이면 시인께서는 

봄까치처럼 봄 오는 소식을 벌써 몸으로, 마음으로

느끼고 있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그렇게 기다려 얻은 시 두 편,

김원채 시인의 '봄을 위한 서시'와 '봄꽃과 그리고 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봄에 딱 들어맞는 시를

지으셨습니다.

 

 

 

 

봄볕 내리쬐는 들판을 지나다보니

배나무가지에 연초록 움이 돋고 있습니다.

 

하지만 꽃망울을 튀우기까지

아직 견뎌야할 시련이 남아있습니다.

몇 번의 찬비와 꽃샘추위 속에

황사도 몰아치겠지요.

 

그래도 4월 중순이 되면 나주벌판은

온통 배꽃으로 하얀벌판이 될 것입니다.

 

봄꽃 활짝 필 즈음

나는 당신에게 전화를 할 것입니다.

나주에 봄이 활짝 피었으니

봄구경 하러 오시라고...

 

하지만 사실은 당신이  보고싶어

봄을 핑계로 넌즈시 청하는 것임을 봄은 알 것입니다.

 

  

 

 

 

올 봄엔 지리산자락 산수유꽃 구름처럼 피어있는 구례의 어느 마을을 찾아갈 것입니다.

혹, 당신이 거기에 있다면 마치 꽃이 반갑다는 듯이 활짝 핀 얼굴로 당신을 마주볼 것입니다.

오직 봄만이 그 마음을 알 것입니다.

일년내 그리워했던 마음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