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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주이야기

음식물쓰레기, 지렁이화분으로 ‘뚝딱’

by 호호^.^아줌마 2010. 9. 20.

 

음식물쓰레기, 지렁이화분으로 ‘뚝딱’


“골칫덩어리 음식물쓰레기 지렁이에게나 줘버려!”

6개월~1년 걸리는 쓰레기분해 단 하루 만에 지렁이가 처리

송월주공·송월부영아파트 최초로 시범운영… 15일 협약식


나주에서도 지렁이를 이용한 음식물쓰레기 줄이기 사업이 본격적으로 추진된다.

송월동(동장 정광호)과 송월동주민자치위원회(위원장 유경상)는 ‘참 좋은 마을 만들기’ 사업의 일환으로 나주에서는 처음으로 ‘지렁이를 이용한 음식물쓰레기 줄이기 시범아파트’를 운영하기로 한 것.

이번 사업에는 나주시와 송월동주민자치위원회, 그리고 송월주공아파트(주민대표 이칠남)와 송월부영아파트(주민대표 홍영표)가 참여하며 협력 NGO로 광주전남녹색연합이, 홍보협력사로 나주뉴스(대표 박용선)가 참여한다.

넘쳐나는 골칫덩어리 음식물쓰레기, 과연 지렁이로 해결할 수 있을까?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지렁이화분의 실체와 그 효용가치를 따져본다. <편집자주>



나주 음식물쓰레기처리비용 연간 6억6천만원


최근 4~5년 새 지렁이가 음식물쓰레기의 해결사로 주목받으면서 지렁이 키우기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버려지는 음식물쓰레기는 전체 쓰레기 발생량의 28%나 된다. 일반 국민의 1인당 하루 음식물쓰레기 배출양을 100g으로 산정할 경우 나주시의 톤당 처리비용은 11만4천6백원, 수거 대행료와 처리비 등을 합하면 연간 평균 6억6천만원에 이른다.

나주시 송월동 송월주공아파트와 송월부영아파트만 살펴봐도 그 처리비용은 만만치가 않다.

853세대 2,405명이 살고 있는 송월주공아파트의 경우 연간 84톤의 음식물쓰레기 처리비용으로 960만원이 들어가는 것으로 추정된다.

또 983세대 3,033명이 살고 있는 송월부영아파트는 이보다 더 많은 108톤의 음식물쓰레기 처리비용으로 1천2백만원이 넘는 비용이 들어가고 있다.

이런 음식물쓰레기를 지렁이가 해결해 준다는 것은 반가운 소식이다. 지렁이는 하수의 고체덩어리와 종이 찌꺼기, 식당 쓰레기와 돼지·소 등의 가축분뇨 등을 먹어치워 자연청소부 역할을 한다.

지렁이가 하루 동안 먹어치우는 유기성 폐기물은 자기 몸무게의 두 배나 되고 칼슘이 포함된 질 좋은 분변토를 배설한다. 그 분변토는 가장 완숙된 퇴비로, 친환경 농사에 유용하게 사용된다. 지렁이는 보통 유약을 바르지 않은 토분에 넣고 흙을 덮어 키운다.


 

 

 

 

 

 

◇ 광주전남녹색연합 박필순 사무처장은

음식물쓰레기를 줄일 수 있는 가장 친환경적이면서

합리적인 대안으로 지렁이를 꼽고 있다.


집안에서 지렁이를 키운다고? 어떻게?


집안에서 나오는 음식 찌꺼기를 흙 속에 묻어두고 적당한 습도를 유지해주면 지렁이를 어렵지 않게 키울 수 있다. 국내에서는 ‘정토회’나 ‘두레생협’ 등을 통해 지렁이 키우기가 널리 알려져 있지만 우리 지역에선 아직 생소하다. 화분 속에 물이 고이게 하거나 너무 염분이 많은 음식물을 직접 투입하지 않는 것, 화분을 얼지 않게 관리하는 것 등 몇 가지 주의사항만 지키면 전체 쓰레기의 4분의1 넘게 차지하는 음식물 쓰레기를 현저하게 줄일 수 있다.

현재 사무실을 포함하여 네 가구에서 지렁이를 분양 받아 키우고 있다는 광주전남녹색연합 박필순 사무처장은 “처음에는 혐오감 때문에 지렁이 키우는 게 엄두가 나지 않았는데 지금은 늘 보다 보니 오히려 애완동물을 대하는 생각이 든다”면서 “음식물 쓰레기가 없어지는 모습을 보며 생명 현상에 감탄하게 된다”고 말한다.

쿠바·호주·캐나다 등 다른 나라에선 지렁이는 이미 중요한 쓰레기 해결사로 대접받고 있다. 국내에도 남해·울산 등에는 시설 설비를 갖춰 지렁이를 통해 음식물 쓰레기를 처리하고 있다.

머잖아 해양투기가 금지되면 매립도, 소각도 힘든 하수 슬러지를 지렁이 같은 생물을 통해 해결하면 장기적으로 친환경적 쓰레기 처리방식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송월동, 지렁이로 살기 좋은 마을에 도전


송월동은 지난 6월 광주전남녹색연합 박필순 사무처장을 초청해서 지렁이를 이용한 음식물쓰레기 퇴비화 추진배경과 다른 지방자치단체의 성공사례 등에 대해 워크숍을 가졌다.

이어 지난달에는 주민대표 43명과 함께 광주 북구 신안모아타운과 중흥아파트, 영암 음식물 쓰레기 처리장 등을 돌아보며 공감대를 형성했으며, 지난 1일 참여 희망자를 대상으로 현장교육이 실시됐다.<오른쪽 사진> 

녹색연합 박필순 사무처장에 따르면, 낙엽 밑이나 쓰레기더미 등 땅속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지렁이는 땅속을 쉼 없이 돌아다니며 땅을 갈아주고 비옥하게 만들고, 음식물쓰레기와 분뇨 등을 영양소 가득한 분변토(배설물)를 만들어주는 환경 지킴이다.

특히, 음식물쓰레기의 80%를 차지하는 수분을 소화과정에서 공중으로 날리고 나머지를 분해하는데다 분변토를 수시로 치우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음식물쓰레기 걱정을 덜어줌은 물론, 지속적인 친환경 체험을 할 수 있는 일거양득의 효과를 볼 수 있다.

그러다보니 국내에 지렁이 사육농가도 150여 가구나 된다. 아직은 주로 낚시 미끼용으로 쓴다. 특히 자연 상태에서 6개월~1년 걸려야 분해되는 쓰레기를 시간을 지렁이는 단 하루에 먹어 분해시킨다. 현재 서울 난지도의 2만5000여㎡ 노지와 하우스에서는 하루 50t의 분뇨 등 오물을 처리하고 있다.

생물학자 찰스 다윈도 1871년 지렁이에 관한 책까지 써서 이들이 ‘지구의 파수꾼’이라고 극찬했다. 지렁이는 2001년 환경단체 ‘풀꽃세상을 위한 모임’의 7회 풀꽃상을 받기도 했다.



지렁이 키우기, 애완동물 보다 더 쉬워


지렁이화분은 햇볕이 안 들고 습기가 있으며 온도가 15~25℃ 사이에 설치하는 것이 좋다. 아파트 발코니·장독대·지하실·화단 등이 좋으며 여름철엔 온도가 30℃ 이상 올라가는 것을, 겨울철 0℃ 이하로 떨어지는 것을 조심해야 한다.

아울러 항상 70~80%의 습도를 유지해주고, 지렁이는 식물성 음식을 좋아하기 때문에 채소와 과일 등 채소류는 적당히 잘라 약간 말린 후 넣어주고, 육류는 잘게 갈아 톱밥 등을 섞어 넣는다.

다만, 음식찌꺼기에 염분이 많으면 염분을 일부 제거한 후 준다. 화분에 지렁이를 넣어 키우면서 음식물 쓰레기를 처리하면 천연 거름을 얻을 수 있다. 



15일 지역 5개 기관 지렁이 협약식


송월동은 오는 15일 오후 4시 송월주공아파트 주차장에서 나주시와 송월동주민자치위원회, 송월주공아파트와 송월부영아파트, 광주전남녹색연합, 나주뉴스 등 5개 기관·단체장이 참석한 가운데 협약식을 갖고 주민들에게 지렁이화분을 분양하게 된다.

나주시는 이번 사업에 참여하는 시민들을 대상으로 아파트 주변 공유지와 송월택지개발지구 등 공한지를 주민들에게 분양해 지렁이 분변토를 이용한 친환경농사를 짓도록 할 계획이다.

  

 

혐오스럽게만 여겨졌던 지렁이가

이제는 주부들의 최대 고민거리였던

음식물쓰레기 해결사로 집안에서 자라나게 되면서 

지렁이를 이용한 음식물쓰레기처리사업이

환경단체와 지방자치단체를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