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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여행

프랑스이야기① 티올 오통…생기 넘치는 프랑스 농촌생태마을

by 호호^.^아줌마 2010. 9. 28.

 

특별기획생태마을 사람들, 그들의 건강한 삶⑤

 

 

 

 

 

 

 

 

 

 

 

◇ 티올 오통마을은 하늘과 땅이 맞닿는 드넓은 밀밭평원 한 가운데 섬처럼 우뚝 솟아있는 프랑스의 전형적인 농촌마을이다.

 


티올 오통…옹기종기 생기 넘치는 전형적인 프랑스 농촌생태마을

 

도시에서 성공한 자녀들 전원생활 그리워 다시 마을로 돌아와

있는 그대로의 생태환경 생활터전으로 삼아 “자연스럽게 살뿐”

 

이제 환경보전은 온 세계가 해결해야 할 생존의 제1과제가 되고 있다. 눈부신 경제성장의 이면에 환경오염과 자연파괴, 지구온난화로 재해가 되풀이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를 해결할 수 있는 근본적인 방안으로 친환경 농업,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생태마을이 주목받고 있다.

이에 발맞춰 지방자치단체들도 생태복원과 생태환경을 활용한 관광사업, 생태계와 문화예술이 공존하는 생태문화촌 건립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나주시도 지난해 12월 관광종합개발계획을 마련하고 정부의 저탄소 녹색성장 정책에 부응해 생태환경에 걸맞는 관광인프라 구축을 서두르고 있다.

이에 <나주뉴스>는 생태환경을 활용한 국내외 생태마을의 성공 노하우와 생태마을 주민들의 삶의 질을 비교해보고, 나주시가 추진하는 생태마을 조성과 생태관광자원화사업의 바람직한 방향을 제시해 보고자 한다.

이번호에서는 농촌생태관광으로 도시민들에게 건강한 삶과 자연의 고마움을 전달하고 있는 프랑스 노르망디 지역의 한 작은 생태마을 ‘티올 오통마을’을 소개한다. <편집자 주>


“유럽의 생태마을에 대해 자료를 찾던 중 당신네 마을이 아주 유명한 곳이라는 소문을 듣고 대한민국에서 찾아왔습니다.”

“뭔가 소문이 잘못 전해진 것 같습니다. 우리 마을은 그렇게 유명한 마을이 아닙니다.”

무려 17시간의 비행과 두 시간 남짓 차를 달려 찾아간 프랑스 노르망디 지역의 티올 오통마을(Le Tilleul Othon)에서 만난 마을이장 장 피에로제크(Jean Pierozek)씨의 첫 마디였다.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인가 싶어 이유를 물으니, 몇 해 전 한국인 몇 명이 마을에서 민박을 하고 돌아간 일이 있는데 그 것이 계기가 돼서 한국에 오통마을이 다소 과장되게 알려진 것 같다는 설명이었다.

하지만 직접 마을을 돌아보고 이장의 설명을 더 들으면서, 프랑스의 농촌관광산업에 있어서 이 마을이 차지하는 역할과 비중이 결코 과장된 것만은 아님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함께 동행한 문인화가이자 조경전문가인 시원 박태후 화백과 나주시 생태문화마을 조성사업 실무자인 홍웅민 씨도 결코 헛걸음한 것이 아니라는데 공감을 나타냈다.

 


작지만 생기 넘치는 티올 오통마을

 

파리에서 북서쪽으로 두 시간 남짓 자동차를 달려 도착한 티올 오통마을은 하늘과 땅이 맞닿는 드넓은 밀밭평원 한 가운데 섬처럼 우뚝 솟아있는 프랑스의 전형적인 농촌마을이다.

 

1999년 통계를 살펴보면 280명에 지나지 않던 마을인구가 프랑스 전체적으로 계속되는 인구감소와 이농현상에도 불구하고 지금은 385명으로 늘었으며, 마을의 작은 초등학교에는 160명의 학생들이 웃고 떠들며 이 작은 시골마을에 활기를 불어넣어주고 있었다.

 

프랑스의 지방행정체계는 3단계로 22개의 레지옹이라는 광역자치단체(도 단위)와 96개의 데파르트망(시·군 단위), 그리고 기초자치단체인 3만6천개의 꼬뮌(통·리 단위)이 있는데 오통마을은 농촌지역 꼬뮌 가운데서도 자연부락 정도의 아주 작은 꼬뮌에 해당하는 마을이다.

 

이 작은 마을에 프랑스 전역에서, 심지어 낯선 동양의 한국에서까지 발길이 줄을 잇고 있는 데는 이곳에서 30여 년째 ‘쇼미에르 오 포니(La Chaumière aux Poneys)’라는 관광농장을 운영하고 있는 프랑크 뿌베르 씨 일가가 있기에 가능했다.


프랑스 정부, 어린이 농촌체험 의무화


취재 과정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프랑스 정부는 학생들의 농촌체험을 의무화하고 있다. 이 때문에 농촌의 상당수 농가들이 농촌체험을 위한 시설에 투자를 하고 직접 주변 도시의 유치원 또는 학교 관계자들과 농촌체험 프로그램을 만들어 내고 있다.

 

오통마을 주민 뿌베르 씨도 1981년도에 처음으로 농업체험학습을 위해 농장을 개방한 이래, 1986년부터는 승마체험과 함께 말 사육, 승마교육을 함께 병행하고 있다.

 

농장은 장인인 뿌베르 씨가, 포니클럽은 첫째 사위 부부가, 승마교육은 둘째 사위 부부가 담당하고 있어 3대가 함께 농업과 농촌체험프로그램을 공동으로 운영하고 있는 셈이다. 

아무리 프로그램이 좋고, 마을이 특별하다고 해도 한 해 동안 6만 명의 관광객이 찾는다는 것이 사실일까 싶어 마을이장에게 물으니 “아무래도 ‘0’이 하나 더 붙은 것 같다”며 호탕하게 웃는다.

 

오통마을에 놀러오는 관광객 수는 1인1박 기준으로 5천~6천 명 정도, 대부분 어린이들의 체험학습이 많고, 관광시즌인 3~8월경에 많은 관광객들이 몰리고 있다고.

 

하지만 이같은 숫자는 적어도 1박 이상을 하는 관광객을 기준으로 한 것이며, 우리 일행처럼 취재나 마을을 한번 둘러보고 가는 사람들까지 합하면 훨씬 더 많은 사람들이 오통마을을 찾고 있다는 결론이다.

 

갈대와 밀짚으로 만든 삼각형 지붕의 농촌가옥, 그리고 그 지붕을 더욱 튼튼하게 유지하기 위해 심어놓은 창포꽃지붕이 인상적인 프라스 티올 오통마을


자연을 그대로…그림 같은 집과 정원

 

오통마을은 관광객들을 위한 지정된 생태체험장과 인위적인 프로그램을 떠나서 마을 그 자체가 생태체험장이다.

 

마을 골목길에 피어난 들꽃무리, 돌담 담장을 수놓고 있는 담쟁이덩굴, 명화 속에서 보았던 갈대와 밀짚으로 만든 삼각형 지붕의 농촌가옥, 그리고 그 지붕을 더욱 튼튼하게 유지하기 위해 심어놓은 창포꽃, 빗물이 고여 자연스럽게 만들어진 마을 한 가운데 연못, 그 연못 속에 둥둥 떠다니는 오리떼, 연못이 더 이상 커지는 것을 막기 위해 심어놓은 아름드리 포풀라나무 행렬, 간혹 담장 없는 집을 빠져나와 동네 골목을 활보하고 다니는 거위떼 등...

 

동네 어귀에 차를 세워놓고 마을 한 바퀴를 돌아보는 것만으로도 이 마을의 건강한 생태환경과 기운에 몸과 마음이 충만해짐을 느낄 수 있다.

 

그렇다면 오통마을 사람들은 모두 농업에 종사하고 있을까?

 

피에로제크 이장에 따르면, 약간의 주민이 농업에 종사하고 있을 뿐 대부분 사무직 회사원이거나 공무원, 상업에 종사하고 있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오통마을에 사는 대부분의 아이들이 마을학교에 다니고 있으며, 고등교육 과정을 위해 대도시로 나가거나 대도시에서 변호사, 건축사 등 전문직에 종사하게 되더라도 마을에 돌아와 사는 것이 전통이 되고 있다는 점에서 우리나라와는 사뭇 다른 정서를 느낄 수 있었다.


오통마을의 자랑…마을의 산역사인 교회


오통마을의 또 하나의 자랑이자 상징이 되고 있는 곳은 14세기경에 지어진 것으로 알려진 마을교회당이다.

 

오통마을이 1050년 무렵 생성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는 가운데 이 마을 교회는 주민들을 하나의 공동체로 유지해 갈 수 있는 터전이 되었으며, 해마다 부활절과 크리스마스 등을 기해 마을의 축제장으로서 센터역할을 해오고 있다는 것.

 

이 마을이 전통적인 농촌마을의 원형을 유지해 올 수 있는데도 마을 주민들 스스로  ‘시골스럽게’ ‘자연적’으로 살아가는 것에 대한 강한 의지와 애착을 갖고 있으며, 지방자치단체와 정부 차원에서 이들의 삶에 버팀목이 될 수 있도록 행정적인 지원이 이뤄지고 있다는 점이다.

 

이 마을이 생태관광지로서 역할을 하는데 중심적인 역할을 해오고 있는 뿌베르 씨의 ‘아꿰이으 뻬이장(Acceuil Paysan)’의 경우 ‘농민적인 접대’라는 뜻의 농촌체험숙박시설인데 무엇보다도 건축공간이 농촌다움을 최대한 유지하도록 개보수 되고 있다.

 

축사를 개조해 단체급식시설을 만들거나, 학습장을 만들 경우에도 가급적 목재로 구성된 오래된 뼈대는 그대로 유지한 채 나머지 부분을 현대적 시설로 교체했다.

 

그러다보니 마을 전체적으로 아퀘이으 페이장에 걸맞는 공익적인 농촌체험을 하는데 중심가치를 두고 마을이 유지되고 있으며, 다른 유럽마을의 생태체험이 개인의 재미와 감동을 중시하지만, 오통마을의 체험은 농업과 공익적 측면을 고려해 도시민들에게 자연스러운 농촌사랑을 전해주는 데 강조점을 둔다. 

 

 

◇  ‘농민적인 접대’라는 뜻의 ‘아꿰이으 뻬이장(Acceuil Paysan)’은 농촌 교육체험을 전문으로 하는 조직으로 농촌 공동화를 막고, 농업활동을 도시민들과 공유함으로써 도시와 농촌이 공생하자는 의미의 네트워크로 주된 활동은 어린이들을 위한 농업과 자연, 환경체험학습이다.<사진은 오통마을 프랑크 뿌베르 씨 저택>


생태체험마을 유지를 위한 엄격한 규율과 규제

오통마을의 아꿰이으 뻬이장은 최대한 노르망디 전통의 건축 양식을 보존한 채 안전시설과 위생시설을 갖추고 있다.

체험공간은 마을의 특징을 가장 잘 나타내는 양식을 최대한 살리는 방향으로 가꾸었으며, 어린이들이 먹는 음식은 이곳 마을에서 생산된 농산물을 최대한 이용하되, 최소한의 것만을 외부에서 구입해 마련하고 있다.

 

농장에서 어린이들을 가장 즐겁게 하는 것은 다양한 동물들과의 직접적인 접촉이다. 그래서 농장 구석구석에는 토끼, 염소, 햄스터 등 아이들의 손길이 닿아도 위험하지 않을 가축들을 여기 저기 이동성이 편리한 형태로 배치했다.

 

이밖에도 시소·그네 등의 간이 놀이시설과 수영장을 갖추고 있으며, 버터 만들기, 곤충 채집, 빵 만들기, 거위 사료 주기 등을 할 수 있는 체험시설이 있다. 농장을 벗어나면 캠핑과 보트 타기 등 강·호수 체험, 연날리기, 부메랑 던지기, 마차 타기 등의 레저 활동을 할 수 있다.

 

휴가 일수가 많은 프랑스에서는 직장에서의 부모의 휴가 시기와 어린이들의 방학 시기가 일치하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 이를 위해 오통마을 같은 아꿰이으 뻬이장은 어린이들을 위탁받아 즐겁고 유익한 방학이 되도록 체험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결국 프랑스 전체적으로 인구감소로 인한 농촌공동화 현상이 심각한 상황에서 농촌체험활동 등을 통해 농촌을 재발견하고, 농민이 농업소득에만 의지하는 것이 아니라 도시와 농촌의 활발한 교류를 통해 삶의 터전을 지켜갈 수 있다는 점에서 오통마을의 사례는 우리나라 농촌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하겠다.  


프랑스령 외국에서 공업기술환경교사로 일하다 지난 2008년 정년퇴직 후 고향인 오통마을로 돌아와 이장을 맡아 활동하고 있는 장 피에로제크 씨. <오른쪽 사진>

 

 

조경전문가인 박태후 화백은 “오통마을 주민들 스스로 ‘시골스럽게’ ‘자연적’으로 살아가는 것에 대해 강한 의지와 애착을 갖고 있는 것이 인상적”이라며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일변도로 추진되는 생태마을사업은 지양돼야 한다”고 밝혔다.

 

 

 

 티올 오통마을 어린이들이 다니는

마을 학교(위 사진).

 

비록 인구 385명의 작은 농촌마을이지만

대도시 못지 않게 건강하고 자부심 넘치는 학생들의 모습이 무척이나 인상적이다.

 

오통마을에 사는 대부분의 아이들이 이 마을학교에 다니고 있다.

 

고등교육 과정을 위해 대도시로 나가 대도시에서 변호사, 건축사 등 전문직에 종사하게 되더라도 마을에 돌아와 사는 것이  전통이 되고 있다는 점에서 우리나라 교육관과는 사뭇 다른 정서를 느낄 수 있었다. 

 

 

 

 

티올 오통마을 학교

운동장의 포풀라나무 5형제.

파리건 지방이건

플라타나스와 포플라나무가

주종을 이룬다.

한 때 우리나라에서도

플라타나스와 포플라가 많이 심어졌지만

외래수종이라 해서

대대적으로 베어내기 사업을 펼쳐

지금은 멸종위기라는 박태후 화백의 말에 

참으로 유별난 애국심이라 박수를 보내고 싶다.

 

 

 

마을을 돌다 발견한 근사한 저택,

알고보니 마을이장 장 피에로제크 씨의 집이란다.

 

 

우리나라 농촌 골목풍경과 크게 다르지 않은 오통마을 골목길 풍경.

산이 많지 않지 않은 만큼

공간이 있는 곳이면 어디든지 풀과 나무를 심는다.

 

 

지붕모양이 예사롭지가 않다.

아마도 헛간으로 쓰이는 건물 같다.

 

 

 

 

 

 

갈대와 밀짚으로 이은 이 지붕은 25~30년에 한번씩 갈아준다.

우리나라 초가지붕과는 다른 비법이 있는 듯 하다. 

 

 

빗물이 고여 자연스럽게 만들어진 마을 한 가운데 연못,

그 연못 속에 둥둥 떠다니는 오리떼, 연못이 더 이상 커지는 것을 막기 위해 심어놓은 아름드리 포풀라나무 행렬,

간혹 담장 없는 집을 빠져나와 동네 골목을 활보하고 다니는 거위떼 등...

 

 

마을 연못을 둘러싸고 있는 포풀라나무 행렬

 

 

  

 

 티올 오통마을 학교 교정에 심어진 배나무

사과나무가 주산지인 이 마을에서 딱 한 그루 본 것 같다.

나주배와 다른 생김새, 주렁주렁 달려있기는 하지만

크기도 아주 작은 돌배 수준이다.

맛은 어떤지 궁금했지만 차마 따먹어 보겠다는 말은 못했다.

 

일부러 이 배나무를 배경으로

인터뷰를 청했다.

어쩌면 티올 오통마을에서 유일한 배나무와

마을교회가 배경이 되고 있다.

 

 

 

프랑스 티올 오통마을에서

조갑환, 홍웅민, 고영의, 장 피에로제크, 호호^^, 박태후 화백
(왼쪽부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