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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주이야기

<속보>나주도 AI “뚫렸다”

by 호호^.^아줌마 2011. 1. 9.

◇ 구제역에 대한 공포가 시시각각 엄습해오는 가운데 나주도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확정판결로 오리 살처분이 이뤄지고 있다.<사진은 세지면 성산리 한 오리농장의 AI 의심오리 2만3천두 살처분에 나선 공무원들>

 

 

<속보>나주도 AI “뚫렸다”

 

동강·공산오리농장 고병원성 확진, 6만 마리 살처분

감염농가 주변 주민들 예방접종 등 대책 서둘러야

 

영암지역 오리농가 4곳이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확진 판정을 받은 지 하룻만에 나주에서도 2곳의 오리농가가 AI양성(H5형) 판정을 받아 오리 살처분에 들어갔다.

 

나주시에 따르면, 9일 동강면 한 육용오리농장에서 오리가 집단폐사 했다는 신고가 접수돼 국립수의과학검역원에 검사를 의뢰한 결과 이날 AI양성(H5형) 판정을 받았다.

 

또 공산의 한 종오리농장에서도 산란율이 급감했다는 신고에 따라 국립수의과학검역원에 검사를 의뢰한 결과 역시 이날 AI양성(H5형)으로 판명됐다.

 

공산 오리농가의 경우 인근 500m 내에는 가금류 농가가 없는 것으로 파악하고 해당 농장의 오리 4,600마리를 이날 모두 살처분 했다.

 

또한 1만5000마리의 오리를 사육하고 있는 동강 오리농장을 비롯해 인근 500m내 오리농장 3곳 등 총 4곳 농장의 오리 5만6천 마리에 대해서는 10일 나주시 전 직원들이 동원돼  살처분 했다.

 

나주시는 이미 고병원성 확진판정을 받은 영암 오리농가 4곳 모두 AI양성(H5형) 판정을 받은 뒤 정밀검사 결과 고병원성으로 최종 통보를 받은 터라 나주 오리농가 역시 같은 전철을 밟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시는 10일 오전 관계기관 긴급비상대책회의를 소집, 행정력만으로는 시시각각 다가오는 구제역과 AI에 대한 감염공포를 예방하기 어렵다고 보고, 군경의 지원을 요청했다.

 

특히, 나주 2곳의 오리농장이 AI확진 판정을 받을 경우 닭, 오리 농가가 밀집돼 있는 나주지역에 AI가 급속히 확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현재 나주지역 농가에서는 닭 603만 마리, 오리 148만 마리를 키우고 있다.

 

한편, 나주시보건소에는 10일 오전 살처분에 동원되는 공무원과 방역요원들이 독감예방주사를 맞기 위해 장사진을 이룬 가운데, 백신약이 떨어져 접종을 다 못하는 사태를 빚고 있다.

 

공무원들의 경우 긴급하게 백신접종이 이뤄졌지만, AI 감염농가 농민들과 인그 주민들도 예방접종을 해야 할 것으로 보여 이에 따른 대책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살처분현장을 취재하기 위해 길을 나서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예방주사라도 맞고 가려고 보건소로 갔습니다.

오늘 살처분작업에 동원되는 공무원들과 방역요원들이 주사를 맞고 있더군요.

 

써금써금한 네비게이션을 믿고 마을이름과 주소만 따서 길을 나섰는데

나주시 세지면 성산리 ooo번지를 찾아가는데 네비양이 자꾸만 딴소리를 하는 겁니다.
그도 그럴 것이 나주 부덕동에서 장흥 가는 방면에 도로가 새로 뚫렸더군요.
그러다보니 이 네비양이 지금은 없어져 버린 옛길을 잊지 못하고

자꾸만 도로 한 가운데서 좌회전 해라, 우회전 해라 하는 바람에

예전에 자주 다니던 길인데 그걸 모를까 싶어서 그냥 무시하고 제 감각으로 달렸죠.
그러다가...

 

 

어딘지도 모르는 논둑밭둑길로 들어섰습니다. 

겨우 경운기 한대 지나갈 정도의 좁은 농로에서 차 바퀴 지나간 자국만 따라

운전대 꽉 잡고 덜덜 떨면서 앞으로 앞으로 나가는데

강인지, 개천인지 모르는 둔치로 올라가는 깔끄막길이 나옵니다.

아휴~~ 저길 어떻게 올라채지? 하고 도중에 멈추면 끝장이라는 각오로

악셀레이터를 밟는데 도중에 바퀴가 헛돌기 시작하더니...

핸들이 저절로 춤을 추는데... 아부지~~~ 올라가긴 올라갔습니다.
그 위에 이렇게 넓은 개천이 있는 걸 처음 알았습니다.아마 만봉천이 아닐지...

 

 

 

겨우 목적지를 찾아갔습니다만,

우주복으로 갈아입는 공무원들 배웅만 했습니다.

 

"무섭지 않나요?"

"안 무섭겠습니까? 애가 둘인데..."

 

 

이날 공무원들이 살처분해야 하는 오리가 2만3천 마리랍니다.

참, 못 할 짓입니다.
구제역이며, AI며 방역하는 현장을 무심코 지나다녔는데

조금만 더 조심을 했더라면 이런 참극은 막을 수 있었을 것을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첨단을 구가하는 이 시대에 이런 가축질병 하나 해결 못하고

수 백만마리에 이르는 소, 돼지, 닭, 오리를 속절없이 땅에 묻어야 하는 현실...

아비규환이 따로 없는 것 같습니다.

정부가 애꿎은 4대강에만 몰입하지 말고 이런 문제 해결을 위해서도

신경좀 써주길 바라는 바입니다.

 

공장식 사육의 저주…방역시스템 후진성
[뉴스분석] ‘구제역 재앙’이 드러낸 치부
잔인한 매몰처분 성찰도 “축산정책 대전환 불가피”
한겨레 김현대 기자 메일보내기 정대하 기자 메일보내기
100만마리가 넘는 가축을 ‘생매장’하고도, 통제 불능의 구제역 사태가 끝없이 이어지고 있다. 전남에서는 조류인플루엔자가 본격적으로 확산되고 있으며, 전북에서는 예방 차원의 구제역 매몰처분이 이뤄지는 등 국가적 바이러스 재앙이 호남까지 덮치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정부 안팎에서도 △방역시스템 △밀집사육 환경 △잔인한 매몰처분 방식 등에 대한 근본적 성찰 움직임이 일고 있다.

농림수산식품부는 7일 소와 돼지를 포함한 전체 매몰 가축이 107만5105마리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아직 구제역 청정지역인 전남의 영암 오리농장에서는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발생이 확산됐으며, 의심 신고도 영암 및 함평·나주·구례·장성에서 모두 8건이나 쏟아졌다. 충남 아산의 닭농장에서도 조류인플루엔자 의심 신고가 접수됐다. 잠시 잠잠하던 조류인플루엔자의 본격 확산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속수무책으로 가축 바이러스 재앙이 확산되고 있는 데 대해 우희종 서울대 수의학과 교수는 “언제라도 질병의 창궐을 부를 수 있는 밀집형 공장식 가축 사육 방식을 재검토하고, 전염병에 대한 단계별 대응책이 새로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대대적 매몰처분에 따른 심각한 환경오염이 우려되고 있고, 지금은 매몰처분으로 바이러스 확산을 차단할 수 있는 단계를 넘어섰다”며 “더이상의 매몰 방식은 유효하지 않다”고 말했다.

 

농식품부 또한 축산정책의 줄기를 지금까지의 산업 진흥에서 방역과 환경, 동물복지 기준을 강화하는 쪽으로 방향 전환을 모색하기 시작했다. 신현관 축산정책과장은 “이제는 환경뿐 아니라 질병 관리 측면에서도 사육 두수를 규제하고 동물 복지를 강화하는 것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방역당국의 한 관계자는 “축산농가 단위의 방역체계가 후진적이었고, 전국적 확산에 대비한 방역당국의 단계적 매뉴얼과 이를 뒷받침하는 범정부 차원의 인력 및 장비 협력 체계에 구멍이 있었다”고 토로했다. 그는 이어 “국가는 물론이고 농가 또한 질병을 막기 위한 방역 투자를 축산 경쟁력 유지의 필수 비용으로 감안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기자에게 ‘수의사들의 생각’이라는 전자우편을 보내온 한 수의사는 “동물 방역과 위생 업무를 담당하는 수의 업무가 축산진흥 업무의 일부로 소홀히 취급되고 있고, 수의사들이 제대로 된 방역이나 질병예찰 업무를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며 수의(방역) 업무의 독립성이 보장되는 국립수의과학검역청의 신설을 촉구했다.

 

김현대 선임기자, 정대하 기자 koala5@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