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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주이야기

텅텅 빈 시민강좌 언제까지?

by 호호^.^아줌마 2011. 4. 19.


◇ 나주세움 시민강좌가 ‘억지춘향식’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지적 속에 지난 14일 열린 강좌 역시 텅 빈 좌석으로 인해 빈축을 샀다.

 

 

텅텅 빈 시민강좌 언제까지 하려나?

 

농번기 겹쳐 시민참여 저조, 빈자리 메우기 급급

대상·주제 정해 찾아가는 열린 강좌 도입 요구도


나주시가 시민들에게 유익한 지식정보를 제공하고 민·관이 함께 발전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운영하고 있는 ‘나주세움 시민강좌’에 대한 발상의 전환이 요구되고 있다.


날이 갈수록 시민들의 참여도가 떨어질 뿐만 아니라, 불특정다수의 시민을 대규모 회의실에 모아놓고 이뤄지는 강좌가 시대착오적이라는 지적이 일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4일 시청 회의실에서 열린 스물네 번째 강좌는 남도의 최대 입담꾼으로 통하는 대동문화재단 조상열 대표의 전라도 역사문화 강연이었다.


하지만 강연장에 모인 참석자는 채 30명도 안되는데다 근무시간에 불려나온 공무원이 대부분이었다. 더구나 입구에서 참석표를 나눠주고 참석자들에게 주소(소속)와 직급, 성명을 써서 내도록 하고 있어서 이 역시 자발적인 참여가 아님을 보여주었다.


그동안 나주세움 시민강좌를 거쳐 간 강사는 유머연구가 김진배, ‘인간시장’의 작가 김홍신, ‘하늘이 내려준 목숨, 나 하기 나름’의 저자 윤석모 원장, 방송인 이상벽, ‘뚜렷한 삶은 좌절을 이기고 벅찬 삶을 준다’ 강헌구 장안대 교수, 세계 명강사 5인에 선정된 동국대 조벽 석좌교수 등 기라성 같은 강사진들로 운영돼 왔다.


하지만 이들의 좋은 강연에도 불구하고 평일 오후 2시에 열리는 강연은 일반 직장인들과 농민들에게는 그림의 떡과 같은 상태였다.


이런 가운데 시민 일각에서는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하는 집합형 강좌의 틀을 벗어나 뜻을 같이하는 참석자들을 공모해 시민아카데미 형식으로 운영하는 방안과 일반 직장인들을 위한 저녁시간대 강좌, 그리고 직능별 단체들의 신청을 받아 찾아가는 맞춤형 강좌로 운영하는 방안 등이 제시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나주시 관계자는 “현재 운영되고 있는 시민강좌를 보완해서 계속 운영하는 방안과 아예 원점에서 다시 생각해보는 방안을 두고 고민하고 있다”고 밝혀 조만간 존폐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영산강 알지 못하고 어찌 남도 말하랴”

남도입담꾼 대동문화재단 조상열 대표 나주세움 강연


나주 금천면 출신으로 남도 최대의 입담꾼으로 통하는 대동문화재단 조상열 대표의 남도자랑이 지난 14일 나주세움 시민강좌에서 유감없이 발휘됐다.


‘영산강 따라가는 전라도 역사문화’라는 주제로 이야기를 펼친 조상열 대표는 영산강의 유래가 영산포와 관련해 붙여진 이름이라는 것으로 포문을 열었다.


조 대표는 영산강 유역의 고대문화의 흔적과 한국 민주주권을 지켜낸 의향의 남도, 그리고 감칠맛 나는 맛과 멋의 고장 남도의 풍류에 대해 이야기 얼레를 풀어나갔다.


영광굴비와 관련해 “굴비라는 이름은 고려 때 딸들을 예종과 인종의 비로 삼아 권세를 누리다 인종독살 미수사건으로 법성포로 유배되어온 이자겸이 영광의 조기 맛을 본 뒤 ‘굽히지(屈) 않겠다(非)’는 뜻으로 ‘굴비’라는 이름을 붙였고 이때부터 영광굴비는 수라상에 올라가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또 “이자겸의 딸들이 왕비에서 폐출된 후 장흥 임(任)씨가 왕비가 되어 공예태후(恭睿太后)가 되었다”면서 “거의 같은 시기에 전라도 지역에서 권세가가 유배되어 온 뒤 굴비가 진상되고 장흥 임씨가 새로운 권세가로 등장하는 역사적인 아이러니가 있었다”고 말했다.


조 대표는 이날 강연을 통해 “우리 지역의 문화를 다시 보는 것은 전문가의 역할도 중요하지만 현재는 늘 과거가 되는 것이므로 현재의 문화에 대한 바른 이해와 시민참여형 문화가꾸기에 모두가 동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남도는 민속의 보고일 뿐만 아니라 영산강 뱃길과 서남해안 바닷길이 이룬 우리 민족의 역사문화박물관이라 이름 붙일 수 있기에 충분하다고 힘주어 강조했다.


조상열 대표는 1995년 사단법인 대동문화재단을 설립해 대표를 맡고 있으며, 호남대학교 겸임교수로 재직하며 주요 저서로는 ‘남도의 숨결 따라’, ‘문화유산 바로보기’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