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어상인 다 내쫓고 홍어거리라니…”
영산강 살리기 홍어거리사업 보상 ‘밀거니 당기거니’
9월 완공 위해 6월내 보상 마쳐야, 주민들 “안될 말”
정부의 4대강 사업이 막바지에 접어든 가운데 영산강 살리기 사업의 백미(白眉)로 손꼽히는 ‘영산포구 재개발사업’을 두고 주민들이 당국과 팽팽한 입장 차이를 보이고 있다.
17일 영산동사무소 회의실에서 열린 영산강 살리기 사업 4공구(나주2지구) 홍어의거리 사업에 대한 주민설명회에서 주민들은 시행당국이 사업공정만 앞세워 대책도 없이 주민들을 몰아내려 하고 있다며 설전을 벌였다.
당초 마스터플랜에 따르면, 영산포구 재개발 상업은 영산교를 중심으로 1.5㎞ 구간의 시멘트 옹벽 제방을 헐어내고 50m 구역 내의 건축물 328동을 철거 매립하는 일명 ‘슈퍼제방형’으로 계획돼 있었다.
하지만 영산동을 비롯한 해당지역 주민들은 상가나 주택을 그대로 둔 채 강 안쪽으로 제방을 축조해야 한다고 주장해 슈퍼제방 계획은 취소됐다.
대신 영산강 살리기 사업의 상징성과 역사성을 살려 영산포구 등대보존과 나루터 복원, 그리고 홍어의 거리를 조성하게 된다.
이에 따라 지난해 9월까지 1차 사업지구에 대해서는 보상이 끝나고, 현재 2차 보상이 추진되는 가운데 9개월여 만에 주변 토지가격이 3배 이상 뛰어올라 현재 당국이 제시하고 있는 보상으로는 살 집은 고사하고 상점을 구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2차 사업지구에 포함되는 부지는 전체 35필지 1,843㎡로 보상내역은 26억2천만원에 이른다.
하지만 토지소유자 29명 가운데 토지 10필지 515㎡과 지장물 9건 만이 매입에 응하고 나머지 20여명은 보상가격이 터무니없이 낮다며 보상금 수령을 거부하고 있는 상태.
홍어상인 강 모 씨는 “홍어의 거리를 조성한다고 해놓고 지금까지 홍어사업을 해온 주민들을 모두 몰아내면 누가 와서 홍어 장사를 할 것이냐”며 “기존 홍어상인들이 사업을 계속 할 수 있도록 현실적인 방안을 내놓으라”고 주장했다.
또 다른 주민 이 모 씨는 “똑같은 도로를 놓고 1번지 보상가와 2번지 보상가가 두 배 이상 차이가 나는 이유가 무엇이냐”고 따져 물으며, “정부가 모든 사업을 9월까지 마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밀어붙이기 식으로 주민들을 압박하고 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에 대해 익산지방국토관리청 관계자와 시공사인 LH공사 관계자등은 “영산강 살리기 사업이 9월말까지 완공하도록 계획이 돼 있기 때문에 6월말까지 보상이 완료돼야 시공이 가능하다”고 밝히며 “짧은 시간 내 공사를 시행하게 돼 주민생활에 불편이 예상되기는 하지만 사업진도를 위해서는 주민들의 적극적인 협조가 필요하다”며 원론적인 얘기만 전하고 설명회를 마쳤다.
이날 설명회에는 나주시 김홍식 경제건설국장 등 관계 관계공무원들과 시의회 김철수 경제건설위원장, 장행준 운영위원장 등이 참석했으나 주민들과 관계 당국의 설전에 아무런 입장도 밝히지 못한 채 자리만 지켰다.
주민들은 이번 홍어의거리 조성을 위해 기존의 상가를 철거하게 되면 상업지역이 줄어드는 만큼 인근 주거지역을 상가지역으로 용도변경해줄 것을 요구했으나 시 관계자는 도시관리계획 재정비가 5년마다 한 번씩 시행하기 때문에 반영할 수 없다는 원론적인 답변만 했다.
한편, 주민들은 “지금까지 아무 탈 없이 살아온 집과 상가를 빼앗아 영산강을 살린다는 정부가 정작 사람을 살리는 일은 왜 생각지 못하느냐”면서 현실적인 보상이 이뤄지지 않는 한 물러서지 않겠다는 입장으로 맞서고 있어 토지강제 수용 등 마찰이 예상되고 있다.
◇ 영산강 살리기 사업 제4공구에 추진되고 있는 영산포 홍어의 거리 조성사업이 보상금액을 두고 당국과 주민들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어 9월말까지 사업을 완공하겠다는 계획에 차질이 예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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