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성고의 남녀공학 추진을 두고 나주고와 금성고가 지난 6일 나주교육진흥재단이 마련한 공청회에서 대격돌을 빚었다.
남녀공학 추진 금성고·나주고 ‘격돌’
교육진흥재단 주최 공청회 찬반토론 팽팽
도교육청 여론 저울질에 15일 결정될 듯
재단법인 나주교육진흥재단이 주최한 ‘나주교육 현안 해결을 위한 공청회’가 지난 6일 나주시민회관에서 250여 명의 학부모와 교육계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이날 공청회는 지역 교육계 최대 현안으로 떠오른 금성고등학교 남녀공학 추진에 초점이 맞춰진 가운데 나주고 황기남 교장과 금성고 신동운 교장, 그리고 나주고 학부모회 노경자 회장과 나주중학교 학부모회 강현옥 회장이 주제발표자로 나서 찬반양론을 펼쳤다.
나주고등학교 학부모회장 노경자 금성고등학교 신동운 교장
나주중학교 학부모회장 강현옥 나주고등학교 황기남 교장
맨 먼저 주제발표에 나선 나주고 학부모회 노경자 회장은 “2011학년도 신입생 1,233명(남 693명, 여 540명)가운데 남학생 290명과 여학생은 140명 정도가 관외에서 유입된 결과를 놓고 볼 때 금성고가 남녀공학을 하지 않으면 나주 중하위권 여학생이 갈 곳이 없다는 것은 허구”라고 주장했다.
노 회장은 또 “인문계의 본령은 대학진학인데 중하위권 여학생들이 금성고에 가면 현재의 내신중심의 입시체제에서 갈 학교는 없기 때문에 차라리 자신의 적성을 살려서 나주에 많은 특성화고를 진학하게 하는 것이 자신의 장래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서 발표에 나선 금성고 신동운 교장은 “나주지역 중학교 졸업학생 중 인문계교 진학의 경우 남학생들은 선택의 폭이 넓지만 여학생의 경우 지역 고교에서 전체 졸업생을 수용하지 못해 여학생들의 역외 유출이 늘어나고 있다”며 “여학생이 진학할 인문계고가 나주중심에 더 필요하고 학교 선택의 기회도 확대 제공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신 교장은 또 “나주지역의 인문계고교가 금성고를 제외하고 모두 남녀공학으로 교과부의 권장사항이기도 한 남녀공학이 금성고가 안 되어야 하는 이유가 없다”고 덧붙였다.
세 번째 발제자로 나선 강현옥(나주중 학부모회장)씨는 “양성평등의 관점에서 지역 여학생들의 인문계 선택권이 차별을 받아서는 안 되며, 나주고에 남학생 진학이 늘수록 여학생들의 진학기회는 적어지고 학생과 학부모 모두 정서적, 경제적으로 힘들게 된다”고 주장했다.
강 씨는 “여학생들에 대한 인문계 진학의 기회를 먼저 열어놓고 나주고와 금성고가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찾는 것이 급선무”라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나주고 황귀남 교장은 “나주고는 전남에서 유일하게 기숙·자율형 공립고등학교로 선정돼 지역 거점학교로 발판을 다져가고 있는 시점에 금성고가 남녀공학으로 전환할 경우 여학생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나주고가 학생 수급에 차질이 생겨 거점학교 육성계획이 좌초될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황 교장은 또 “지역거점학교 육성은 선택과 집중을 통해서 가능하나 두 마리 토끼를 쫒다가 모두 놓칠 수 있는 만큼 교육당국은 신중한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지는 방청석 학부모와 시민들의 의견도 양쪽 학교의 입장에 서서 찬반으로 엇갈린 가운데 이날 방청객으로 참석한 영산고 윤범림 교장은 “지난 10여 년 동안 나주시와 도교육청으로부터 꾸준히 지원을 받아온 금성고와 나주고는 겸허한 자세로 반성하고 자성해야 한다”고 포문을 연 뒤 “앞으로 3~4년을 두고 학교를 평가해 지역 중심학교를 다시 선정 육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공청회는 금성고가 지난달 13일 전남도교육청에 남녀공학 전환 신청서를 접수한 가운데 나주고가 이를 반대하는 입장을 전달하는 등 지역여론이 엇갈리자 도교육청측이 김옥기 도의원 등을 통해 지역 여론수렴을 위한 공청회를 개최할 것을 요청하면서 이날 공청회가 마련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공청회 일정이 촉박하게 진행된 가운데 공청회 주제와 통보일정 등을 두고 주최측에 항의를 하는 소동이 빚어지기도 했다.
한편, 이번 금성고 남녀공학에 대한 도교육청의 승인여부는 당초 12일에서 사흘 뒤인 15일로 미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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