쪽염료 추출·염색방법 특허등록 ‘파문’

◇ 쪽풀

 

 

쪽염료 추출·염색방법 특허등록 ‘파문’

 

보성 황 모씨 지난해 출원, 나주시 뒤늦게 무효심판 청구

쪽염색인들 “보편타당한 방식 개인독점 안될 말”대응 부심

쪽염색인들 사이에서 보편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쪽염료 추출방식과 염색방법이 한 개인에 의해 특허 출원돼 쪽염색인들 사이에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더구나 이대로 특허출원이 결정될 경우 나주시에서 추진하고 있는 각종 천연염색사업이 크게 타격을 입을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특허청은 지난해 10월 (사)한국천연염색협회(보성군 복내면) 발명자 황 모씨가 출원한 ‘쪽을 이용한 섬유의 천연 염색방법’ 등에 대해 지난 4월 18일 특허등록을 결정하고 28일 특허공보를 통해 공고했다.

 

이 특허내용에 대해 이의가 있을 경우 3개월 이내에 특허무효심판을 제기할 수 있다.

 

 

◇이번에 특허츨원된 쪽염색 방식은 이미 전국 각지의 쪽염색 전문가들에 의해 보편적으로 활용되고 있는 방식이라는 주장이다. 

 

뒤늦게 이같은 사실을 알게 된 쪽염색인들은 일제히 반발하며 대응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쪽염색가 김 모 씨는 “민족고유의 전통문화적 쪽염색방법은 어느 개인이나 단체만의 특허권한으로 부여될 수 없다”고 주장하며 가장 먼저 특허 무효심판을 청구했다.

 

김 씨는 “특허내용이 2001년 9월 중요무형문화재 제115호 염색장 보유자인 고 윤병운 옹과 정관채 씨 등을 통해 전승되고 있는 내용이며, 국립문화재연구소의 염색장 기록물(저자 김지희, 2003년)과 정부기록영화, 많은 천연염색 동호인들이 활용하고 있는 방법”이라고 주장했다.

 

나주천연염색문화관에서 공방을 운영하고 있는 신문순(47·여)씨는 “보편적으로 널리 알려졌고, 이미 많은 천연염색 동호인들이 활용하고 있는 방법이기 때문에, 피청구인이 특허권을 이용해 그들의 행위에 대해서 재제할 경우, 나주뿐만 아니라 전국의 대다수 염색 동호인들이 피해 대상이 될 수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 나주시가 주력산업으로 추진하고 있는 쪽염색산업이 보성의 한 개인에 의해 특허출원을 선점 당함으로써 막대한 피해가 예상되고 있다.

 

 

나주시도 뒤늦게 변리사를 선임해 특허무효심판을 청구했다.

 

이번 특허내용이 이미 일반 천연염색 책 및 논문에 기록돼 있어서 그 내용이 피청구인만의 특허내용이 될 수는 없다는 주장을 펼칠 예정이다.

 

하지만 이번 특허출원의 발명자인 황 모씨는 지난해까지 나주천연염색문화관에서 근무한 것으로 알려져 나주시가 천연염색을 지역특화사업으로 추진하면서도 관련기술에 대해 실용신안등록 및 특허등록 등을 소홀히 했던 부분이 문제점으로 드러났다.

 

만약 이번 특허등록이 그대로 유지될 경우 나주시는 현재 추진하고 있는 천연염색산업 전반에 걸쳐 막대한 리베이트를 지급하게 돼 사실상 좌초될 위기에 처해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