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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주이야기

기로에 선 나주배, 어떻게 날개를 달까

by 호호^.^아줌마 2011. 9. 6.

 

기획…기로에 선 나주배, 어떻게 날개 달까

 

 명절 ‘반짝특수’ 아닌 일상에서 먹는 ‘건강과일’로 거듭나야

 

재배면적 2,434ha(전국15%, 전남60%), 생산량 5만톤(전국16.3%, 전남63%)

가공식품·건강식품 개발 여전히 빈약, 수출전문단지 육성도 기대에 못 미쳐

 

나주배는 나주라는 지역을 넘어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과일로 오랜 명성을 유지해왔다. 하지만 최근 전국적으로 경쟁이 심화되고 있고, 잇따른 자연재해 등으로 배 농가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 실정이다.

더구나 눈앞의 이익에만 급급한 일부 농가의 과도한 성장촉진제 사용과 유통상인들의 얄팍한 상혼이 나주배의 명성을 먹칠하고 있지만 행정이나 관련기관들이 수수방관하고 있는 상황에서 나주배의 돌파구를 찾을 수 있을 것인가.

나주배의 현주소와 현재 추진되고 있는 사업들을 통해 나주배의 발전방향을 살펴본다./ 편집자주 

 

전국 배시장을 선도하는 나주배 그러나...


우리지역 배 농가 수는 지난 1995년 2,438농가에서 2000년 3,235농가, 2005년 2,831농가로 감소 추세에 있다.

 

나주 배의 품종별 재배면적을 보면 신고가 86%로 가장 높게 나타났고 다음으로 추황, 황금, 원황 순으로 나타나 나주 배 농가의 신고 배 선호가 가장 높게 나타났다. 

 

통계청에서 조사한 자료를 보면, 지난해 기준 나주배 재배면적은 2,434ha로 전국 배 재배면적의 15%를 차지하고 있으며 생산량은 50,250톤으로 나타났다.

 

올해 예상한 생산량은 51,000톤으로 잦은 태풍 피해로 인해 생산량은 작년과 비슷할 것으로 내다봤다.

 

또 가격에 대해서는 2011년산 햇배(조생종)는 추석이 빨라 추석 전 판매 가격은 높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나 추석 이후에는 배 생산물량 출하증가로 가격이 평년에 비해 같거나 낮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나주배 재배농가들이 올해 또 머리띠를 두르고 거리로 나섰다. 지난 24일 열린 ‘나주배 생산농가 결의대회’에서 농민들은 생산비 보장과 배 재해보험 개정을 촉구했다.

 

이날 열린 결의대회에서 농민들이 주장한 농작물재해보험의 가입 현황을 보면 15%형이 1%, 20%형이 99%가 가입해 있으며 재해가 발생하면 자기부담비율 만큼 공제한 후 보험료를 지급하는 방식이다.


허울 좋은 재해보험, 뜯어 고쳐야


배 재해보험의 문제점을 보면 15%형은 3년 동안 보험금을 수령하지 않은 농가만 가입하도록 제한 돼 있어 대부분의 농가가 20%에 가입해 있다.

 

농작물 재해가 발생률이 20% 미만일 경우 보험 혜택을 받지 못하도록 돼 있어 보험료만 납부하고 보험 혜택을 받지 못하는 농가들의 불만이 여기저기서 쏟아져 나오고 있다.

 

농가에서는 보험료 인상요인이 있더라도 5%, 10%형 등 자기부담비율이 완화된 상품을 희망하고 있으며 15% 미만의 보험 상품개발이 시급한 실정이다.

 

또한, 보험에 가입할 수 있는 착과 수량이 매년 감소하고 있어 간벌 포장에서는 일방적으로 전년대비 30%~40%가 감소되는 등 실제 착과수량이 제대로 반영되지 못하고 있어 과원별 실제 착과량에 부합한 가입수확량을 현실적으로 산정할 것을 요구했다.

이와 함께 생산농가들이 강력하게 주장했던 배 생산비 보장도 현실에 맞게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나주배연구회 권상준 회장은 “현재 기상관측소 같은 경우 다도면에는 산중에 있고 금천은 수십년전에 설치된 거라 기상을 관측하기엔 애매모호한 점이 있다”며 정확한 기상을 관측을 할 수 있도록 추가 설치 필요성을 주장했다.

 

또한 “피해 면적인 20% 미만이면 보험 혜택을 받지 못하게 돼있다”면서 “20% 미만의 피해도 보상받을 수 있도록 확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권 회장은 지베렐린 사용과 관련해 “소비자들이 유통업계에서 크기가 큰 배를 원하기 때문에 농가 입장에서는 지베렐린을 사용할 수 밖에 없는 실정으로 지베렐린 사용을 줄이기 위해서는 시나 관계기관에서 무지베렐린 배의 택배비 지원, 농협과 APC, 생산자 단체에서 작업해 유통하는 포장지에 대해 지원을 한다면 어느 정도 성과가 있지 않겠느냐?”면서 농가가 처한 어려운 상황을 해결하는 대책을 조심스럽게 내보였다.

 

또한 “우리 지역 여건에 맞는 배를 육성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배 농사를 짓는 임 모(56)씨는 “해마다 자재비나 인건비는 상승하는 데 농가를 위해 마련된 재해보험은 실질적으로 농가들에게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다”며 “이번 같은 태풍이나 냉해피해를 당했을 때 보상 금액이 적다 보니까 농사짓기가 갈수록 힘들어진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유통과정 개선이 배농가 사는 길


나주시는 배 유통시장 확보에 대해 지금까지 많은 행정적 지원이 있을 것으로 기대해보지만 현실적으로 보면 해외시장과 국내시장의 확보를 위해 농민들에게 내놓고 얘기할 수 있는 대안은 지금까지 하나도 없어 보인다.

 

그동안 숱하게 나주배 발전방안과 전략에 관한 용역과 연구가 이뤄지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적용된 사례를 찾아보기 어려운 실정이다.

 

지난 2009년 APC(농산물거점산지유통센터)가 준공되면서 어느 정도 출하량 조절과 유통이 원활하게 이뤄지고는 있지만 나주배 전체를 아우를 수 있는 성과는 아니다.

 

나주배의 60% 이상이 지역농협과 배농협 등을 통해 유통되고 있는 실정에서 조합은 농민의 출하량을 조절해 유통할 수 있는 제도적인 시스템이 필요하다. 아울러 최저 입찰가를 도입, 품질 좋은 배가 유통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생산자에서 소비자에게 직접 연결되는 유통망 형성도 가벼이 넘길 수 없다. 이제는 조합의 유통에만 의지할 것이 아니라 직접 소비자를 찾을 수 있는 단위별 농가가 있어야 할 때다.

 

이에 배농가 김 모(58·이창동)씨는 “배의 과다출하로 인해 배값 하락에 농협의 대출을 상환할 수 없어 창고 및 과수원이 경매로 넘어가는 실정”이라면서 “이제는 농가도 조합에 의지하지 않고 자체 유통망을 형성 소비자를 찾을 수 있는 단위별 배농가를 구성해 인터넷판매와 지연·학연 등을 통한 주문판매가 필요하다”고 힘주어 말하고 있다.



 

나주배 서포터즈를 활용하자


지난해 봄과 가을에 나주배를 도시 소비자들에게 널리 알리고 배 소비를 촉진하기 위한 행사가 공산면 중포리 한 배농가에서 열렸다.

 

광주지역 소비자들로 구성된 나주배 신품종(추황배) 서포터즈 30여 가정이 참가한 이날 행사는 소비자들이 지난 봄 배봉지 씌우기 행사에 참석해 자신들이 직접 봉지를 씌운 배를 수확해 포장을 하고, 배를 시식하며 품질을 평가하는 행사로 진행됐다.

 

이날 행사에 참가한 소비자들은 “달콤함과 새콤함이 절묘하게 어우러진 나주배의 참맛을 찾았다”며 환호성을 올렸다.

 

배 신품종 소비자 서포터즈는 2008년 12월 결성된 이래 240여명의 회원으로 구성되어 신품종 시식 후 신품종에 대한 냉정한 시식평가, 주변의 반응 모니터링 및 특정시기에 소비되는 제수용 과실이 아닌 일상생활 속의 배로 거듭나기 위한 문화과실로서의 배 만들기 등 인터넷 카페 ‘Love li(梨), Happy li(梨)(http://cafe.daum.net/Pearpes)’를 통해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배작목반과 소비자 서포터즈의 만남은 생산농가의 애로사항을 이해하고, 상호간에 유대강화를 통하여 나주배 명성을 찾는 기폭제가 되고 있다.



배(梨)로 만든 음식개발 지지부진


명절을 앞두고 연례행사처럼 배 음식만들기 시연 등이 열리고 있다.

 

나주시농업기술센터에서 2008년부터 우리음식연구회원과 소비자 등을 대상으로 배음식전문가과정교육을 실시해 배를 과일로 이용하던 것을 한 단계 발전시켜 음식 식재료로써 다양하게 쓰일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지만 여전히 일과성 행사에 그치고 있는 실정.

 

배가 일반 다른 과일과는 다르게 명절이나 제사, 생일 등에 먹는 음식으로 여겨지면서 명절 유통량이 75%를 차지하고 있지만 일상생활에서 간식이나 일반 요리용 식재료로 사용하는 데 한계가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렇다고 이를 산업용으로 가공하는 것도 원가가 비싸 제대로 실용이 안 되고 있고, 일부 배를 가공한 식품들도 중국산 배를 쓰고 있는 것이 현실. 따라서 나주배 명성과 생산농가들의 어려운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유통활성화와 소비확대를 위한 마케팅, 일상생활에서 배를 활용해 소비할 수 있는 다양한 노력이 필요하다.


지리적표시제…사과, 포도 다 되는데 나주배는?


전국적으로 지역 특산품에 대한 지리적 표시제 등록이 봇물을 이루고 있는 가운데 나주는 단 한 건도 등록이 되지 않았다.

 

지리적표시제는 국제적인 지리적 표시보호 강화 움직임에 보다 적극적으로 대처하고, 우리나라의 우수한 지리적 특산품을 국내 및 국제적으로 보호하기 위해 지난 99년 농수산물품질관리법에 의해 도입됐다.

 

전남의 28개 등록품목 가운데 완도 5개 품목(전복, 미역, 김, 넙치, 다시마), 보성 4개 품목(녹차, 삼베, 벌교꼬막, 웅치올벼쌀), 장흥 2개 품목(표고버섯, 키조개) 등 다른 지역 자치단체들이 앞 다퉈 등록을 하고 있는 것과는 대조를 보이고 있다.

 

나주시가 뒤늦게 나주배에 대한 지리적 표시제 등록을 추진하고 있지만 지난해 12월 구비조건 미비 등의 이유로 심의가 보류된 뒤 아직까지 이뤄지지 않고 있으며, 오는 31일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이 나주배 등록을 위한 실사가 이뤄질 예정이다.

 

나주배, 세계시장을 뚫어라


나주시는 신고배 위주의 내수시장 유통에서 미국이나 대만 등 해외시장 확대를 통해 수출을 활성화해서 농가소득과 연계시키는 ‘수출전문단지육성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현재 128농가가 이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지난달 4일 나주APC(대표 심재승)와 나주배원협(원협장 이상계), 배수출연구사업단(단장 김월수), 수출업체인 리마글로벌, 미국 현지 수입업체인 타이탄 푸드(사장 존렌)와 배수출전문단지에서 생산된 중소과(中小果) 1,500톤을 전량 수출하는 것을 주내용으로 하는 수출전문단지 육성업무 협정을 체결했다.

 

현재 해외시장에서는 수출 브랜드가 나주배(Naju pear)가 아닌 한국배(Korea pear)로 표기되고 있어 나주배 우수성이 차별화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 하지만 올해부터 미국 등에 수출되는 배는 나주배(Naju pear)브랜드로 수출된다.

 

시는 이 사업을 통해 나주배 생산량의 20%인 1만톤 정도를 미국, 대만 등에 수출한다는 계획이었으나 대폭 축소돼 올해 수출물량은 2천톤 안팎에 머물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