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팎으로 곪아터진 보육행정 “누굴 믿으라고”
공무원이 3년 동안 영유아보육료 지원금 ‘꿀꺽’
보육시설 된서리에 이어 공무원 횡령사실 충격
나주시 공무원이 3년여에 걸쳐 보육시설에 지원하는 영유아 보육료를 횡령한 사실이 드러나 충격을 안겨주고 있다.
나주경찰서는 지난 8일 영유아 보육료 보조금 등 2,155만원을 횡령한 혐의로 행정7급 공무원 나 모(45)씨를 입건했다.
보육업무를 담당한 나 씨는 보육시설에 지급된 2009년과 2010년분 보육료 과오지급금을 회수하면서 시 금고가 아닌 개인명의의 계좌로 반환받는 수법으로 1,462만원을 횡령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나 씨는 동료 공무원들로부터 회수한 보육수당 315만원과 2008년 보육시설 보조금 378만원도 횡령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조사 결과 나 씨는 동료 공무원들에게 개인계좌를 회계과 계좌라고 속인 뒤 보육료 회수금을 받아 챙긴 것으로 나타났다.
나 씨는 동료 공무원이 자녀의 학원비를 문제의 계좌로 잘못 입금한 뒤 반환받는 과정에서 실제 계좌 주인이 확인되면서 횡령 사실이 드러났다.
이같은 사실에 대해 자체감사를 실시한 시는 나 씨가 다른 사람의 개인정보를 도용해 보육시설연합회 계좌를 개설한 뒤 2009년부터 올해 3월까지 20여 차례에 걸쳐 어린이집 등에 이중 지원된 영유아 보육료 1,100여만 원을 착복한 사실을 밝혀내고 나 씨를 사법기관에 고발했다.
나 씨가 횡령에 이용한 계좌는 나주시보육시설연합회가 시로부터 체육행사 보조금 등을 지원받기 위해 지난 2006년도에 개설한 것으로 2008년 4월부터는 사용하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나 씨의 횡령사실이 드러나자 지역내 보육시설 관계자들은 물론 시민사회가 경악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더구나 그동안 나주시의 보육행정이 얼마나 주먹구구로 추진돼 왔는지 개탄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나주시가 올해 정부에서 지원받는 어린이집 보육료는 시·도비를 포함해 80여억 원이며 나주시 공무원 영유아 보육수당은 1억5000여만 원에 이른다.
한 보육시설 관계자는 “6월부터 최근까지 지도점검이며 감사가 계속되고 있어서 일상적인 보육업무가 마비되다시피 한 상태였다”고 밝히며 “보육시설들이 무더기로 행정처분을 받은데 이어 이번에 공무원 비리사실까지 밝혀지면서 원아들은 물론 학부모들에게까지 볼 낯이 없다”고 말했다.
시민 홍 모(45·여·성북동)씨는 “투명하게 운영돼야 할 보육시설에서 갖가지 불법이 난무하고 있다는 소식을 접한 지 채 한 달도 되지 않아 이번에는 공무원 한 명이 3년 동안이나 같은 업무를 보면서 공금을 곶감 빼먹듯 해왔다는 사실이 믿어지지 않는다”며 “나주시 보육행정 자체가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닌지 철저한 점검이 필요하다”고 일침을 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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