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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이야기

국립나주박물관 예산확보 나주시가 나서라

by 호호^.^아줌마 2012. 8. 3.

 

국립나주박물관 예산확보 나주시가 나서라

 

 

국립나주박물관 기공식을 앞두고 다른 지역의 국립박물관을 찾아 나선 것은 폭염과 무더위가 한창 기승을 부리던 2010년 8월이었다. 명분은 여름휴가였지만 목적은 왕들의 도시와 당시의 문화유적을 보관하고 있는 국립박물관들을 돌아보는 것이었다.

 

백제의 수도였던 충남의 부여박물관과 공주박물관, 그리고 신라의 수도 경북 경주박물관, 가야의 건국신화가 깃든 경남 김해의 구지봉 기슭에 자리 잡은 김해박물관, 그리고 왕도는 아니었지만 광주전남의 유일한 국립박물관인 광주박물관이었다.

 

오가는 여정 속에 독특한 주제와 테마로 운영되고 있는 문경새재박물관과 진주박물관, 그리고 조선왕조의 본산지인 전주 한옥마을의 경기전과 현대의 통치자들의 흔적을 엿볼 수 있는 충북 청원군의 청남대를 다녀왔던 것도 우연한 맥락 속에 맞아떨어지는 코스였다.

 

국립박물관 순례에서 얻은 결론은 과거 왕들의 도시에 세워진 국립박물관들도 전시 콘셉트와 운영 프로그램에 따라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확연하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4개월 뒤 국립나주박물관이 첫삽을 떴다. 2007년 1월 국가사업으로 확정된 이후 실로 4년 만에 기공식을 가진 것이다. 국립박물관이 없는 국내 유일한 지역이던 전남의 오랜 숙원사업이 해결되는 역사적인 날이기도 했다.

 

이날 나주시 반남면 신촌리 자미산자락에서 열린 기공식에는 내로라하는 정부요인과 정계인사들이 눈에 띄었지만 유독 돋보이는 사람들이 있었으니 반남고분군유적보존회 정재갑 회장을 비롯한 회원들이었다.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미지의 제국 마한의 역사를 찾아 일본으로, 중국으로, 서울로, 광주로 뛰어다녔던 그들의 반세기에 걸친 노력이 드디어 결실을 보는 날이었으리라.

 

그날부터 시작된 힘찬 망치소리는 올해까지 박물관 공사를 마무리한다는 약속을 대변해 주는 듯 했다. 그런데...

 

올해 계획된 사업비를 절반밖에 확보하지 못해 오는 10월까지만 공사를 하고 공사를 중단한다는 것이다. 동절기에 맞춰 공사를 중단할 것을 미리 앞당겨 실시한다는 국립중앙박물관 관계자의 설명에 기가 탁 막힌다.

 

전체 400억 원이 들어가는 사업이니 작은 규모가 아니다. 하지만 국가계획으로 추진하는 사업을 찔끔찔끔 예산을 쪼개주며 5년이나 끌어오더니 또 일 년을 더 기다려야 한단 말인가. 4대강사업에 예산을 쏟아 붓느라 그랬다는 얘기도 나온다.

 

이런 상황에서 나주시와 정치권은 무엇을 하고 있는가. 아예 손 놓고 있다고는 할 수 없지만 어떻게든 사업을 서둘러 마무리해보려는 의지가 보이지 않는다.

 

8월중으로 기획재정부가 내년도 정부 본예산을 확정해 9월 정기국회에 상정한다고 한다. 지금 나주박물관 사업비 196억원이 정부예산안에 포함되지 않으면 내년 준공과 개관도 물 건너가게 된다.

 

다른 지자체들은 이때쯤이면 국비 확보를 위해 정부부처의 문턱이 닳도록 드나들며 ‘로비’를 한다고들 한다. 지역 국회의원과 정치인들은 정부요로의 관계자들을 찾아다니며, 또는 불러들여서 예산확보전쟁을 벌인다고도 한다.

 

하지만 지금 나주시는 잠자고 있나? 지역 국회의원은 피서를 떠났나?

 

국립나주박물관이 완공되면 자미산과 신촌리, 대안리, 덕산리 고분군 및 영암 시종에서 남해포를 연결해 우리나라 최대의 국가사적 고분군을 망라하는 친환경 뮤지엄파크를 조성하게 된다.

 

그렇게 되면 영산강유역을 대표하는 중추 관광자원으로서 지역주민 뿐만 아니라 이곳을 찾는 국내외 관람객에게 다양한 역사와 문화적 향기를 제공하게 될 것이라는데 그게 어디 가만 있어도 되는 일인가.

 

전국의 내로라하는 국립박물관과 문화시설들이 막대한 예산을 들여 지어놓고도 관람객 유치에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나주시는 도심에서 뚝 떨어져 들판 한복판에 들어서게 될 나주박물관이 ‘산지기집 거문고 신세’가 되지 않도록 주변 관광인프라 구축에 박차를 가해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