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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이야기

나주시의회 해외연수 보따리가 궁금

by 호호^.^아줌마 2013. 1. 31.

나주시의회 해외연수 보따리가 궁금

 

 

명분이야 어떻든 공직자들이 단체로 해외연수를 하는 것을 곱게 보는 시민은 많지 않다. 그렇다고 기왕 세워진 예산인데 지역민들의 눈빛이 곱지 않다고 포기할 리도 만무하다. 왜냐면 그들에게는 “일을 잘 하려면 선진문물을 보고 와야 한다”는 명분이 있기 때문이다.

 

나주시의회가 정초에 해외연수를 감행한 것도 이같은 맥락에서 일 것이다. 김종운 의장을 비롯한 11명의 의원이 직원 7명을 대동하고 22일 중국 심천과 마카오, 홍콩, 싱가포르 등을 향해 떠났다. 28일까지 6박7일 일정이다.

 

애초에 시의원 14명이 전원 연수에 나설 계획이었으나 3명은 개인사정으로 빠진 것으로 알려졌다. 여행경비는 1인당 210만 원으로 모두 3천780만 원이 든다.

 

시의회는 이번 연수목적을 ‘선진도시발전 사례 벤치마킹을 통한 정책개발’이라고 내세웠다.

 

행선지를 살펴보니, 싱가포르 도시재개발청을 방문해 싱가포르 도시건설 계획 및 도로교통 시스템의 관리현황과 시설을 둘러보고, 싱가포르 시청사 등도 돌아본다.

 

또 2020년 세계 3위의 국제도시를 목표로 홍콩과 합병을 검토 중인 중국 심천시와 싱가포르가 도시재생사업의 일환으로 바다를 매립해 건설한 센토사 섬도 방문한다. 또 치매환자요양원 등 복지시설 세 곳도 포함돼 있다.

 

기왕 비싼 경비 들여 나간 김에 민속촌과 마카오 타워, 윈호텔 분수쇼, 마카오 랜드마크인 관음당 관람, 홍콩 윙타이신 사원 등 관광지를 돌아볼 수도 있을 것이다.

 

해외연수는 외국의 선진사례들을 벤치마킹함으로써 국제적인 감각을 익혀 이를 지역사회에 환원한다는 데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다녀온 뒤에 반드시 지역발전을 위한 정책개발과 의정활동 능력을 높이는 그럴싸한 보따리를 풀어놓아야 할 것이다.

 

하지만 과거 의원들의 해외연수 행태를 돌아보면, 밤새껏 부어라, 마셔라 술타령을 하고 이튿날 속 쓰리다며 슬쩍 빠져 나와 사우나를 즐기며 뒷전에 앉아 조는 것이 일이었다는 얘기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나주시의회는 6대 의회가 개원한 지 100일도 되지 않아 호주연수를 계획했다가 시민들의 반발에 부딪혀 보류한 적이 있다.

 

그러던 시의회는 이듬해 미뤘던 해외연수를 강행했다. 지난해에도 정초에 6박8일 일정으로 호주, 뉴질랜드 등 2개국을 방문하는 해외연수를 가졌던 것.

 

당시 시의회는 경제건설위원회 간사인 임연화 의원을 내세워 보고회를 가졌지만, 보고회 전날 오후 6시 9분에 나주시의회 사무국 직원이 나주시 인터넷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 공지를 한 뒤 바로 이튿날 오전 11시에 열려 ‘꼼수’라는 비난이 쏟아졌다.

 

실제로 보고회 자리에는 나주시 공무국외여행심사위원들과 해외연수에 참가한 의원들이 주류를 이뤘으며, 전날 홈페이지 공지를 보고 찾아간 시민단체 간부 세 명이 고작이었다.

 

심지어 지역 언론인들조차도 보고회가 열린다는 사실을 알지 못한 상태에서 이날 오후 시의회에서 보내온 보도자료를 보고 알게 됐던 것.

 

당시 시민들은 “의원들이 시민들의 비난을 의식해 ‘번갯불에 콩 볶아 먹듯’ 보고회를 개최해놓고 할 일은 다한 것처럼 여론을 호도하는 것은 꼼수정치의 극치를 보여주는 행태”라며 오히려 비난의 강도를 높인 바 있다.

 

이번에도 의원들이 해외연수를 떠나면서 남긴 말, “이제는 시민들도 미래지향적인 해외연수는 부정적으로 보면 안 되고 이해를 해야 된다. 이게 다 나주를 위해서 하는 일 아닌가.” 이 말이 빈말이 아니기를 기대해 본다. 이번 연수에 대해 나주시의회가 어떻게 보따리를 풀어 놓을 것인지 자목 기대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