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의 양면성, 그것을 바라보는 두개의 시선
지난달 이명박 대통령이 임기 중 마지막 특별사면을 강행했다. 여론은 국민의 절대다수가 반대하는 권력형 부정부패, 비리사범들이 포함된 이번 사면을 삼권분립을 파괴한 보은성 사면, 측근사면, MB의 반법치적 사면이라며 비난을 쏟아놓았다.
대통령직 인수위와 박근혜 당선자는 다같이 부정적인 비판적 의견을 내놓았고, 새누리당도 국민열망에 정면배치 되는 것으로 유감이라 했다. 말할 것도 없이 민주통합당은 법치를 무너뜨린 특사이자 오만불통의 특사, 오만과 독선의 특사, 독선통치의 결정판이라고 비판했다.
이렇듯 비난과 비판이 난무하는 가운데 사면자 55명의 명단을 살펴보았다. 신정훈 전 나주시장의 이름을 발견하는 순간 좋다고도, 나쁘다고도 말 못하고 그저 유구무언 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이 솔직한 감정이다.
페이스북에 소식을 올렸더니 ‘사필귀정’이라고 답한 사람이 있었다. 그 후 어떤 이가 “언제 학교 갔었냐?”고 질문을 던지자 “비아냥 거리냐?”는 답이 이어졌다.
2009년 6월 어느날 아침 출근길에 들은 방송내용이 떠올랐다.
앵커 : 검찰총장이 어제 사직서를 제출했는데, 이 부분은 어떻게 보십니까?
연사 : 임채진 검찰총장이 사직서를 내면서 밝혔듯이 자신을 임명해 준 대통령이 사망에 이르게 된 절망적인 상황에서 인간적이 고뇌가 컸던 것으로 받아들이고 싶습니다.
앵커 : 그렇다면 노 전 대통령의 서거가 표적수사였다고 보십니까, 일반적인 수사였다고 보십니까?
연사 : 역지사지라고 입장을 바꿔놓고 생각하면, 노무현 전 대통령이 BBK 수사에서 한 검찰에 대한 그러한 업보로 이번 일이 이뤄진 측면도 있다고 저는 봅니다.
앵커: 업보란 말씀은 과한 것 아닌가요?
방송이 나가자마자 실시간으로 소개되는 문자메시지에는 ‘업보라 했는데 그렇다면 보복수사요 표적수사였다는 것 아닌가! 그러면 반드시 특검이 필요하겠군’ ‘업보로 돌아가셨군요. BBK 당한 거 맛 좀 보라고 표적수사로 그렇게 보복했군요.’ 하는 격앙된 의견들이 쇄도했다. 그 연사는 바로 당시 한나라당 제1정조위원장인 주성영 의원이었다.
그런데 바로 이날 신정훈 나주시장과 공무원 네 명이 재판부로부터 유죄판결을 선고받았다. 1심에서 전원 무죄였던 것이 채 1년도 되지 않아 유죄로 다스려진 것이다.
당시에도 나주사회는 재판부의 판결을 두고 ‘사필귀정’이냐, ‘정치적인 결과물’이냐를 놓고 설왕설래했던 것이 사실이다.
이번 신정훈 전 시장의 특별사면을 ‘사필귀정’이라는 말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MB의 마지막 ‘후배사랑’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결정적인 사실 한 가지는 신 전 시장의 사법적 부활이 나주사회의 갈등과 케케묵은 구원(舊怨)에 불을 지피는 우를 범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지난 설 명절을 맞아 신 전 시장이 시민들에게 보낸 문자메시지는 의미심장했다.
“변함없는 성원 덕분에 기쁜 새날 맞이했습니다. 언제나 처음처럼 민심의 바다에서 살겠습니다. 새해 복많이 받으십시오.”
지금 나주사회는 ‘미래산단’이라는 핵폭풍을 안고 있다. 신정훈 전 시장이 펼쳐놓은 사업을 넘겨받은 임성훈 시장이 온갖 비리의혹에 시달리고 있다. 이런 가운데 신 전 시장측 인사들이 다수 포함된 시민단체가 인 시장에 대한 수사를 촉구하는 기자회견과 함께 설 명절을 며칠 앞둔 시점에 대대적인 유인물을 배포해 입방아에 오르내리고 있다.
아직 검찰의 수사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머잖아 검찰의 수사발표가 나올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이후 임 시장의 반격이 시작될 것이라는 얘기들이 나돌고 있다.
아직 검찰의 수사발표도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다음 행보까지 예측되고 있는 이 놀라운 사회현상 속에서 시민사회의 요구는 무엇일지 귀를 열고 들어야 할 것이다.
나주사회는 환골탈태(換骨奪胎)의 변화를 이뤄야 한다. 그것이 너도 살고 나도 사는 길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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