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농한기 농촌마을 주민들을 대상으로 관공서 복지사업을 빙자한 사기 판촉활동이 기승을 부리고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망된다.<사진은 나주시 봉황면 각동2구 수양마을 주민들>
농한기 관공서 북지사업 사칭 약장수 관광 기승
“복지사업 위탁 받아 온천관광” 꼬드겨 건강식품 강매
“하루종일 끌려 다니며 안 살 수도 없고” 주민들 분통
“우리가 아는 팀장님은 정 팀장님 밖에 없으니까 아무 의심 없이 믿었죠. 새해라 단체로 목욕을 시켜준다는 것인가 보다 하고 따라나섰는데, 충남 금산까지 끌려 다니면서 하루 종일 얼마나 시달렸는지 갔다 와서 몸살이 났다니까...”
지난 19일 나주시 봉황면 각동2구 수양마을 회관에 모인 여남은 명의 할머니들이 얼마 전에 당한 ‘금산 목욕사건’에 대해서 한마디씩 하고 있다.
새해가 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마을회관으로 전화가 걸려왔다.
“OOO팀장인데요, 시에서 복지예산이 남아서 마을 어르신들께 목욕을 시켜드리니까 O일 O시까지 마을회관 앞으로 모이세요.”
마을 주민들은 그동안 마을 반상회 담당공무원이던 나주시 정 모 팀장이 연락을 한 것으로 생각하고 약속된 날에 모두 버스를 타고 출발했다.
그런데 가는 행선지가 심상치 않아 정 모 팀장에게 전화해 확인을 해보니 정 팀장은 금시초문이었던 것. 비로소 속은 것은 안 주민들은 버스기사에게 “차 돌리라”며 항의를 했지만 이미 버스는 달리고 있었고 속수무책으로 충남 금산까지 끌려가는 신세가 됐다.
주민들은 OO제약회사 판촉사원이라는 사람들에게 이끌려 사슴목장과 녹용판매장, 건강식품 교육장 등을 돌며 건강식품 홍보교육을 받은 뒤 몇몇은 제품을 구매하기도 했다.
“버스까지 대절해서 점심 주고, 목욕까지 시켜주는데 그냥 말 수가 없어서 미안한 마음에 물건을 사게 됐다”는 것이 구매자들의 얘기다.
이처럼 최근 농한기를 맞아 일손이 뜸한 농촌마을 주민들을 대상으로 온천욕을 미끼로 건강식품 등을 판매하는 판촉활동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주민들의 얘기를 전해들은 정 팀장은 “지난달 반상회 때 농한기 시골노인들 꾀어서 건강식품 파는 사기단이 기승을 부리고 있으니까 조심하라고 했더니 그새 잊어버렸느냐”며 “다음에 또 그런 일이 있으면 반드시 면사무소나 시청에 문의를 해보라”고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하지만 예전에는 마을로 찾아와서 건강식품과 주방용품 등을 판매하던 기획상인들이 했으나 지금은 관공서와 복지시설의 위탁을 받아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관광과 온천욕 등을 제공하는 것으로 주민들을 현혹하고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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