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과 배려와 헌신이 있는 아름다운 계절
최태훈 / 나주교회 담임목사
가장 눈이 부시도록 화사한 계절인 봄, 그 중에 계절의 여왕이라 부르는 5월입니다. 5월을 왜 계절의 여왕이라 할까요?
많은 이유가 있겠지만 화창한 날씨 때문에 더더욱 그럴 것입니다. 만 가지 미사여구로 예찬하고 싶은 계절이 바로 5월입니다. 그래서 5월에 붙여지는 수식어들은 듣기만 해도 왠지 가슴을 설레게 하는 ‘계절의 여왕, 여자의 계절, 신록예찬’ 등의 단어들입니다.
그리고 5월에 빠질 수 없는 귀한 손님이 있는데 단연 꽃입니다. ‘라일락, 영산홍, 벚꽃, 목련, 유채, 민들레, 모란 등등’, 활짝 핀 꽃들이 펼치는 향연은 흥분 그 자체입니다.
그래서 어디를 가도 아름다운 자태와 향기로 우리의 눈과 코를 즐겁게 해줍니다. 나무들은 또한 어떻습니까. 연초록 담록 색의 새로운 잎들이 막 돋아나는 그 아름다움은 우리의 눈을 시원하게 하고 새로운 기운을 솟아나게 합니다. 이런 행복한 계절에 우리의 삶에도 행복을 가득 실었으면 합니다.
지금 우리나라는 정치적 혼란과 남북관계의 여러 가지 모습들로 마음들이 우울해져 있습니다. 이럴 때일수록 나눔과 배려와 헌신이 필요합니다. 나눔과 배려와 헌신은 각박한 사회를 행복하게 만드는 목마른 여름날 청량음료 같은 촉매제역할을 하기 때문입니다.
한 때 공익광고에 “1시간 행복해지고 싶으면 낮잠을 청하고, 평생 행복하게 살고 싶다면 타인을 위해 봉사하라”고 하는 메시지가 등장했었습니다.
나눔과 배려 헌신과 관련하여 아름다운 이야기가 있어 소개합니다.
1914년 12월 5일 영국의 탐험대장 어니스트 섀클턴은 27명의 대원을 이끌고 세계 최초로 남극대륙 횡단 탐험을 떠나게 됩니다. 그러나 그들이 타고 간 ‘인듀어런스호’는 남극 대륙에 닿기도 전에 빙하에 끼여 난파되고 맙니다.
탐험대장 섀클턴은 영하 60도가 넘는 추위와 굶주림 속에서 탁월한 리더십을 발휘하여 634일 만에 27명의 대원 전원을 이끌어서 생존합니다. 비록 섀클턴의 남극대륙 횡단은 실패했지만 극한의 상황에서 한 명의 낙오자도 없이 전원이 생존한 그의 탐험을 사람들은 ‘위대한 실패’, ‘위대한 항해’라고 칭송을 했습니다.
유럽기업 CEO가 가장 존경하는 리더가 누구인가 조사했더니 섀클턴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CEO들이 섀클턴을 ‘신 다음으로 위대한 지도자’라고까지 추앙했다고 합니다.
전혀 다른 또 다른 이야기가 있습니다. 1913년 8월3일 캐나다의 탐험대장 빌흐잘무르 스테팬슨은 11명의 대원을 이끌고 북극 탐험을 떠납니다. 그들이 타고간 ‘칼럭호’도 ‘인듀어런스호’처럼 북극 빙하에 끼여 난파되고 맙니다. 수개월 간 추위와 굶주림 속에서 사투를 벌이던 그들은 영 딴판인 사람이 되어 버립니다.
거짓말, 이간질, 도둑질이 난무하는 가운데 북극 황무지에서 고통 속에 11명 전원이 사망합니다. 그러나 이 와중에 탐험대장 스테팬슨은 북극탐험이라는 목표만을 위해 순록사냥을 떠난다고 거짓말을 하고 식량과 탄약을 챙겨 들고 탐험대를 떠나 버립니다.
그는 혼자서 북극탐험을 마치고 살아 돌아왔지만 누구도 그를 위대한 탐험가로 인정하지 않습니다.
‘인듀어런스호’와 ‘칼럭호’ 모두 극한의 상황이었지만 둘의 모습은 전혀 달랐습니다. 생존을 위해 한 끼에 두 개씩 준 비스킷을 몸이 아픈 동료에게 나누어준 ‘인듀어런스호’의 대원들, 동료의 비스킷을 빼앗기 위해 칼을 휘두른 ‘칼럭호’ 대원들, 개인의 명예보다는 대원들의 생존으로 목표를 바꾸고 헌신적으로 조직을 이끈 ‘섀클턴’ 대장, 자기만의 명예를 위해 대원들을 버리고 홀로 생존한 스테팬슨 대장, 두 이야기는 너무나도 대조적인 면을 보여줍니다.
동료들을 위해서 서로를 위하고 격려하고 희생하며 서로에게 힘이 되어서 목표를 이루지는 못했지만 서로에게 헌신하는 모습으로 한명의 낙오자도 없이 모두가 생존하게 된 섀클턴 탐험대와, 자기의 명예만 생각하고 자기만 살아남기 위해서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 동료들이야 어떻든 이기적으로 달려가서 온갖 거짓과 술수로 뒤엉켜버린 상황에서 결국 모두를 죽음으로 끝이 나버린 스테팬슨의 탐험대.
우리는 여기서 진정한 나눔과 배려와 헌신이 무엇인지 진정한 승자가 무엇인지를 깨닫게 해줍니다. 5월의 훈풍과 진한꽃향기로 많은 사람들을 살려갈 수 있는 섀클턴 같은 이들이 많이 나왔으면 합니다. 그 중에 한 사람이 바로 나와 당신이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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