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덥고 짜증나는 여름 행복하게 지내기
최태훈 / 나주교회 담임목사
예년에 비해 일찍 시작된 여름, 기후변화로 인해 점점 길어지고 있는 여름이 반가운 사람도 있고 그리 달갑지 않은 사람도 있을 것입니다.
분명 올해도 기습 폭우와 태풍, 그리고 숨 막힐 듯 푹푹 찌는 폭염과 잠 못 들게 하는 열대야 등으로 길고 힘든 여름이 우리에게 찾아오겠지요. 벌써부터 연일 높은 습도와 온도로 인해 우리들의 마음이 쉽게 지치게 됩니다.
우리는 이 무더운 날씨로 인해 지친 모습이지만, 가만히 숲을 들여다보면 여름의 숲은 다른 어떤 계절보다 더 무성하고 울창하고 가장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왜 그럴까요? 숲은 봄이 되면 새색시처럼 연한 싹을 틔우며 다가올 여름을 준비합니다. 그리고 기다리던 여름이 오면 숲은 그 잎사귀들을 활짝 펴서 태양으로부터 생명의 에너지를 받아 울창하게 자라납니다.
이처럼 여름은 숲으로 하여금 성장할 수 있도록 놀라운 생명력과 에너지를 제공해줍니다. 그러다 가을이오면 숲은 잠시 성장을 멈추고 오색찬란한 아름다운 옷으로 자연에게 감사를 표합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겨울이오면 숲은 이 모든 것을 뒤로하고 낙엽을 떨구고는 여름 내내 만들었던 두터운 줄기 안에서 새로운 봄을 준비하며 긴긴 잠을 청합니다.
이처럼 여름은 우리를 무덥게 하고 때론 짜증나게도 하지만, 우리는 여름이기 때문에 더 왕성하게 활동하며 자신의 마음과 삶을 살찌워갑니다.
이런 말이 있지요. “피할 수 없으면 즐기라!” 이 말처럼 이 여름이 우리를 덥고 짜증나게 할지라도 잠시 한숨을 돌려 생각의 전환을 가져보면 어떨까 싶습니다.
우리는 여름이기 때문에 무덥기만 한 것이 아니라, 이 무더위 때문에 시원함을 맛 볼 수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습니다. 우리가 하는 모든 일, 모든 삶은 우리가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따라서 180도 달라집니다. 그래서 이번 여름에 우리 모두 서로에게 냉수같은 시원한 존재로 만들어 갔으면 합니다.
여름에는 조금만 걸어도 이마에 땀방울이 송송 맺히고, 따가운 햇볕으로 인해 시원한 그늘을 자꾸만 찾게 됩니다. 햇볕이 내리쬐는 한낮에 장시간 피부를 노출시키노라면 열사병이라도 걸리지 않을까하는 염려가 들기도 합니다.
더위로 인해 손끝 하나 움직이기가 싫고, 힘이 들면 마음이 냉랭해질 수밖에 없고 자신의 이익을 먼저 추구하게 됩니다. 하지만 이런 때일수록 도리어 힘차게 일어나서 서로를 위해서 섬겨 보는 것은 어떻겠습니까.
짜증날수록 사랑하고 섬겨 봅시다. 그러면 그 짜증이 행복과 기쁨으로 다가 올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도 진정한 영광과 행복이 섬기는 자에게 있다고 말씀하십니다.
이름 없고 빛도 없이 낮아지는 마음으로 섬기고 사랑하는 자가 진정한 행복의 주인공이요, 영광의 주인공이 된다는 말씀입니다. 바로 이것은 진정한 섬김 안에서만 발견되고 얻어질 수 있는 비밀 중의 비밀입니다.
슈바이처가 운영하는 아프리카 람바레네 병원에서 궂은일을 도맡아 하던 간호사 마리안 프레밍거는 원래 헝가리 귀족의 딸이었습니다. 그는 미모와 재능이 뛰어났고 여러 악기를 능숙히 다루었으며 비엔나에서는 유명한 연극배우로 이름을 날리기까지 하였습니다.
그녀는 슈바이처의 영감 넘치는 찬송 연주를 들으면서 큰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자신의 인생을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지금까지의 내 인생은 허무한 것이었어. 가장 고귀하고 아름다운 삶은 남을 위해 사는 삶이야.”
이런 깨달음을 통해 슈바이처를 돕기로 결심한 그는 즉시 아프리카의 병원으로 떠났고 그곳에서 20여 년 동안 흑인 병자들에게 사랑을 베풀다가 눈을 감았습니다.
“남을 위해 사는 삶이 이렇게 행복한 것을...” 이것이 그 여인이 남긴 마지막 말이었답니다.
섬기는 삶은 예수님이 친히 본을 보여 주시며 우리에게 명령하신 것입니다. 그리스도인들의 능력의 원천은 하나님께 끊임없이 무언가를 받는데 있는 것이 아닙니다. 적은 능력을 받았다 할지라도 그 능력을 이웃을 위해 아낌없이 사용할 때 더 큰 능력을 받게 되고 더 큰 행복을 누리며 살아가게 되는 겁니다. 이것은 마치 스펀지가 머금은 물을 짜내야만 다시 빨아들일 수 있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이 무덥고 짜증나는 날씨에 섬김으로 더위를 물리칠 뿐만 아니라 행복과 기쁨까지도 누리며 살아가는 복된 자들 되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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