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군이 월출산 자락 김창조 선생의 생가를 중심으로 조성한 가야금산조테마공원이 지난 21일 개관식과 함께 일반에 공개돼 가야금산조의 본향을 자랑하게 됐다.
영암군, 아낌없는 예술기부로 지역문화 르네상스 ‘활짝’
하미술관 이어 가야금산조기념관 개관, 열린 행정과 메세나운동의 결정체
김창조-김죽파-양승희로 이어지는 가야금산조 유네스코 등재 힘찬 날갯짓
영암군이 지난 2012년 군립 하미술관 개관에 이어 최근 김창조 선생의 가야금산조 얼을 잇는 가야금산조기념관을 개관해 지역문화의 르네상스를 선도해 나가고 있다.
하미술관은 영암군 홍보대사이자 재일교포인 동강 하정웅 선생이 평생 수집한 미술작품들을 2007년부터 기증하게 된 계기로 총사업비 55억을 투입해 수장고와 상설전시실, 기획전시실, 사무실 등이 갖춰진 미술관과 게스트하우스를 조성하게 된 것.
그런데 이번에는 대한민국 최초로 가야금산조의 창시자 김창조(1856~1919, 왼쪽 사진 흉상)선생의 유업을 잇는 가야금산조테마공원과 기념관을 선보여 영암군이 가야금산조의 본고장임을 만방에 알리게 됐다.
지난 3월 21일 개관식과 함께 일반에게 선보인 가야금산조테마공원 조성사업은 영암군이 영암읍 회문리 일원 2만8천636㎡의 부지에 총사업비 190억원(광특 93억원, 군비 97억원)을 투입해 지난 2007년부터 오는 2016년까지 추진하는 대규모 문화프로젝트사업이다.
올해까지 모두 155억원(광특 75억4천만원, 군비 79억6천만원)을 들여 기념관(2천195㎡)과 전시시설(696㎡), 사당(60㎡), 야외공연장(1천500석 규모), 주차장(91면) 등이 갖춰짐으로써 사업이 대부분 마무리됐다.
영암군은 앞으로 잔여사업인 객사와 공방 건립 등을 추진해 체류(숙박)형 관광공간으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가야금산조테마공원은 영암군과 인간문화재 양승희 선생이 지난 2000년 가야금현창사업추진위원회를 결성해 김창조 선생이 가야금산조의 창시자임을 밝혀낸데 이어, 문화관광부가 2004년 ‘8월의 문화인물’로 추대하면서 기획됐다.
그동안 사업 타당성조사와 기본계획 수립 등이 이뤄지는 등 지금까지 10여년에 걸쳐 대역사가 진행되어왔던 것.
개관식에서 김일태 군수는 기념관에 김죽파 선생이 사용했던 장구, 가야금, 쟁 등을 기증한 양승희 선생을 비롯해 전통악기 기증자와 그 공로자(강태홍류 신명숙, 김윤덕류 이영희, 성금연류 지성자, 최옥삼류 성애순, 김병호류 선영숙, 김죽파류 이재숙씨 등)들에게 감사패를 수여하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실질적으로 테마공원사업은 국비와 군비로 이뤄졌지만 기념관의 가치와 의미를 드높이는 데는 이들 음악명인들이 소장하고 있던 국보급 수준의 기증품들이 크게 한 몫을 담당했기 때문.
국립공원 월출산을 배경으로 빼어난 경관을 자랑하는 기념관은 옛 선조들의 건축방식인 전통한식구조를 살린 전통한옥으로 우리의 멋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으며, 유리지붕과 태양광 전지판을 병행 사용하도록 설계해 햇빛과 바람, 지열 등 신재생에너지를 활용할 수 있게 지어졌다.
기념관에는 전수관과 함께 전시관이 마련되어 양승희 선생이 기증한 김죽파의 장구와 가야금 등을 비롯해 가야금산조 6대 문파 전승자인 이영희, 지성자, 선영숙, 신명숙, 성애순, 이재숙 명인 등이 기증한 가야금, 장구, 절금, 단소, 국악자료 등 귀중한 문화유산이 전시되어 있다. 특히 소뿔과 순금을 도포해 인간문화재 고흥곤, 이재만이 제작한 김죽파의 화각가야금과 북한가야금, 중국의 쟁 등 희귀한 자료도 갖춰져 있다.
이날 개관식에 앞서 중요무형문화재 제23호인 가야금산조 기능보유자인 양승희 명인은 제자 20여명과 함께 직접 무대에 올라 김창조 선생의 가야금산조 한바탕과 김죽파의 가야금병창 단가 ‘명기명창’, 심청가 중 ‘방아타령’ 등을 연주하며 개관식의 의미를 더해주었다.
김일태 군수는 제정이 열악한 지방소도시에서 하미술관과 같은 군립미술관과 대한민국 최초의 가야금산조기념관 같은 문화시설을 갖추게 된 배경에 대해 전적으로 그 공을 문화예술인들에게 돌렸다.
“하미술관은 하정웅 선생의 아낌없는 메세나 운동의 결실이며, 가야금산조기념관 역시 건물과 부지는 국가와 군에서 마련했지만 그 내용물과 정신은 양승희 선생을 비롯한 김창조 선생의 예술혼을 간직한 후진들의 아낌없는 기부문화가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것.
이로써 영암군은 가야금산조의 창시자인 김창조 선생을 배출한 가야금산조의 본향임을 만방에 과시하는 한편, 김죽파, 양승희로 이어지는 가야금산조를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하기 위한 또 하나의 단초를 마련하게 됐다.
◇ 김일태 영암군수와 중요무형문화재 제23호 가야금산조 기능보유자 양승희 명인이 관람객들과 함께 기념관을 둘러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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