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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꽃이야기

김진수의 들꽃에세이<65>산부추(薤白)

by 호호^.^아줌마 2015. 1. 9.

김진수의 들꽃에세이<65>…산부추(薤白)

 

맵고 따뜻한 향기로운 나물…산부추(薤白)

 

 

학명: Allium thunbergii G.Don

외떡잎식물강 아스파라거스목 백합과 부추속의 여러해살이풀 

학명의 알리움(Allium)은 백합과 부추속 식물의 총칭이다. 『산부추』의 작은 꽃잎은 여섯 장으로 별모양이고, 암술대도 꽃덮이보다 길어 수술과 함께 꽃 밖으로 길게 나온다. 꽃은 줄기 끝에서 방사형으로 빽빽이 달려 전체적으로 둥근 공 모양이 된다.

 

개화기간이 길어 이른 것은 여름부터 피고 늦은 것은 첫겨울까지 볼 수 있다. 『산부추』와 비슷한 식물은 (산)마늘·(양)파·부추·달래·무릇 같은 이른바 양기를 돋우는 오신채(五辛菜)로 공부하는 선비나 사찰에서 금하는 채소인데 자극이 강하고 향이 많은 것이 특징이다.

 

유럽과 아시아, 북아메리카 등지에 약 400종이 분포하며 우리나라에는 두메부추, 강부추, 갯부추, 돌부추, 실부추, 좀부추, 한라부추 등 20종이 넘는다. 중국, 대만, 일본의 산과 들 주로 촉촉한 토양에서 볼 수 있으며 저지대의 해안가에서 해발 1300m의 높이까지 폭넓게 자생한다. 특히 「한라부추」는 한국 원산으로 한라산의 표고 1,000m이상, 전남 백운산 정상부근, 지리산 및 가야산에서 자란다.

 

『산부추』를 정구지(精久持)라 하며, 기양초(起陽草:), 파벽초(破壁草), 월담초라고도 한다. 말하자면 전초는 정을 오래 유지하게하고 양기를 일으키며 오줌발이 벽을 뚫고 담을 넘는다는 뜻.

 

또 파옥초(破屋草)는 민담에 ‘아내가 아랫집을 헐고 그 자리에 부추를 심자고 한다.’에서 붙은 이름이라 하고, 「부추」를‘아들에게는 안 주고 사위에게만 준다.’함도 며느리가 좋아하는 꼴을 보기 싫어서라 하였다니 웃음이 나서 필자는 차라리 파안초(破顔草)라 부르고 싶다.

 

「해백(薤白)」은 산부추의 뿌리줄기를 건조한 생약명이다. 성미는 맵고 쓰고 따뜻하다. 폐경, 심경, 위경, 대장경에 작용하여, 건위개위(健胃開胃), 항균소염(抗菌消炎), 보신축뇨(補腎縮尿), 신허불고(腎虛不固), 소변빈삭(小便頻數)작용이 있다.

 

따라서 소화, 강장, 이뇨, 구충의 효능이 있으며, 신장의 기운이 잘 통하게 하여 뭉친 것을 풀어주며, 오래된 설사나 흉통 등을 치료한다.

 

까만 씨는 「구자(韭子)」라 하는데, 간신(肝腎)의 부족을 보하여 성선(性腺)을 흥분시키고, 축뇨(縮尿)할 수 있다. ‘韭(韮)’는 땅위로 자라난, 잎이 많은 부추의 모양을 잘 묘사하였다. 여러 번 잘라먹어도 줄기차게 다시 솟아오른다. 성분은 나이신, 베타카로틴, 비타민A, B1, B2, B6, 철분, 칼슘 등이 들어 있다.

 

흰 꽃을 피우는 일반 부추는 꽃말이 ‘무한한 슬픔’, 보랏빛 꽃을 피우는 한라부추는 ‘영원한 사랑’, 두메부추는 ‘좋은 추억’이라했다. 꽃말이란 것이 꽃의 특질에 따라 각각 상징적인 의미가 담겨 있는데, 식물의 모양이며 빛깔, 성미, 약성, 신화, 전설, 고사, 구비, 민속, 학명, 개화시기 등에 기원한다.

 

「팬지」가 생각하고 있는 사람 같다하여 ‘사색’이며, 「맨드라미」는 말라도 형태가 변하지 않으므로 ‘시들지 않는 사랑’이다. 그렇게 보면 부추의‘무한한 슬픔’은 순결한 백색 부추 꽃의 이미지에 맞고. ‘영원한 사랑’은 물을 좋아하는 한라부추의 입지와 어울리며, ‘좋은 추억’의 두메부추는 고산성식물답게 외롭고 서늘한 자리에서 산 아래를 굽어보며 읽혀지는 꽃말이다.

 

『산부추』의 꽃말은 ‘신선’이라 했다. 꼿꼿한 줄기의 지팡이와 덥수룩한 꽃봉오리의 홍안(紅顔)에서 산신이나 도승의 기풍을 보았을까...

 

늦가을의 숲정이를 걸으면, 파르르한 봄것들 보다 열배는 더 애틋한 것들이 바람에 흔들린다. 산국 감국이 그렇고 용담이 그러며 또 자주쓴풀이 그러하다.

 

『산부추』는 늦게 핀 꽃이라기보다 늦도록 남은 꽃이며, 그 사랑이 애드벌룬 같고 막대사탕 같고 꼭 꿀 먹은 벙어리 같은 보랏빛이다. 이 가을 산기슭, 마른 중년의 사내 하나 흘려버린 것들과 뒤늦게 취한 것들 사이로 허위허위 길을 내고 있다. / 김진수 전남들꽃연구회장

 

 

 

 

 

◇ ‘신선’이라는 꽃말을 가진 산부추<위 사진>과 한국 원산으로 한라산의 표고 1000m 이상, 전남 백운산 정상부근, 지리산 및 가야산에서 자라는 한라부추<오른쪽 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