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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주이야기

“우리가 돈 바라고 논밭 팔았겠나?”

by 호호^.^아줌마 2008. 6. 2.

 

 

 

 

 “우리가 돈 바라고 논밭 팔았겠나?”

금천․산포면 주민들, 혁신도시 차질 소식에 ‘답답’

“보상 끝난 논․밭 언제까지 놀리라고...” 농민들 한숨 


혁신도시가 들어서는 금천면과 산포면 일대 주민들은 전국 혁신도시 가운데 97%라는 가장 높은 토지보상율을 보인 가운데, 다른 지역에 농사를 지을 토지와 살 집을 구하느라 분주한 상태.

이런 가운데 정부가 혁신도시 건설을 재검토할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또 한 차례 갈등을 겪고 있다. 주민들 입장에서는 이미 보상이 끝난 마당에 혁신도시가 늦어지든, 규모가 축소되든 손해날 이유야 없겠지만 그렇게 되면 지역의 발전을 위해서 혁신도시를 수용하겠다고 한 주민들의 의지가 물거품이 되는 것 아니냐는 것.

주민 임채권 씨(49․금천면 광암리)는 “보상을 받았기 때문에 손해는 없을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애초 주민들이 하루빨리 혁신도시가 들어서야 광주와 전남이 발전하고, 우리 나주가 잘 살게 될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보상협의를 해 준 것인데, 만약 지금 상태에서 차질이 생긴다면 주민들의 꿈도 물거품이 될 뿐만 아니라 혁신도시 주변에 대토를 구한 사람들이 크게 낭패를 당하게 될 것”이라며 혁신도시 건설은 차질없이 추진돼야 한다는 입장은 강력히 전달했다.

또 다른 주민 유유순 씨(57․금천면 동악1리)도 “속 모르는 사람들은 우리들이 토지보상을 받아서 벼락부자가 된 줄 알지만 논밭과 집 다 팔았어도 다른 곳에 방 한 칸 구할 형편도 안된다”고 한숨지었다.

유 씨는 “태어나 탯줄을 묻은 고향에 뼈를 묻겠다 생각하며 살아왔던 고향이 혁신도시로 성공한다면 다행이겠지만, 이도저도 아닌 잡초밭이 된다면 평생 한이 될 것 같다”고 아쉬워 하고 있다.

더구나 마을 주민들은 올해부터 경작을 금지한다는 권고를 받아들여, 평생을 가꿔온 배 과수원과 논밭을 놀리고 있던 터에 혁신도시가 늦어질 수도 있고, 규모가 축소될 수도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묵혀두었던 농기계를 꺼내 경작할 준비를 하는 등 한 해라도 더 농사를 지어볼 수 있을까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다.

주민들은 정정환 해양수산부 장관이 “혁신도시 건설을 원래 계획대로 추진하겠다”고 입장을 밝힌 부분에 대해서 여전히 의구심을 드러내고 있는 입장이다.

혁신도시 주민보상대책위원회 한 관계자는 “국회의원 선거가 끝나자마자 혁신도시를 걸고넘어지는 것은 정부가 대운하 건설에 대한 국민적 여론을 호도하고, 또 한미 FTA체결과 미국산 쇠고기 전면수입에 따른 농민들의 관심을 다른 곳으로 돌려보기 위한 것”이라며 정부의 ‘혁신도시 흔들기’ 정책을 강력하게 비난했다. 김양순 기자

<사진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