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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주사람들

김노금 세상보기-갈 길이 너무 바쁘다

by 호호^.^아줌마 2008. 9. 3.

갈 길이 너무 바쁘다


9월을 맞으며 생각나는 시가 있다.

남을 원망하고 비난하는 세태를 꾸짖는 신봉승 씨의 ‘남을 욕하는 손가락’ 시 중 한 부분이다.


자동차를 몰고 다니지 않을 때는

보행자였으므로 자동차를 매도하고

자동차를 몰고 다닐 때는

운전자였으므로 보행자를 매도하고

자동차가 늘어나서 홀수 일 때는 길이 뚫리지 않으므로 신호들을 매도하고

모든 날 모든 때

모든 것을 매도하면서 내게는 성한 곳이 없었다...


사회 전체가 위로부터 아래까지 서로 비방하고 원망하는 일에 혈안이 되어 있는 최근의 사회 분위기가 매우 걱정스럽다. 잘못의 원인을 자신에게서 찾지 않고 남에게서만 찾는 것도 그렇고 반대를 위한 반대에 상대방을 물고 뜯는 정치인들의 극한 대립을 보면서 탄식이 절로 나온다.

올 들어 전국적으로 나주를 알리는 뉴스는 모두가 물고 뜯는 혈투에 죽기살기식의 투서요, 고소고발에다 나주시와 의회의 갈등, 민주당과 무소속의 끝없는 비방전이었으니 귀한 세금내고 이 험한 꼴을 지켜보는 시민들의 마음은 참으로 기막힌 참담함, 그런 것이었다고 말하고 싶다.

어떻게 하면 나주시의 당면 문제와 숙원 사업을 해결할 것인가에 마음을 쏟기 보다는 상대방 흠집 내기와 상대편 죽이기에만 열을 내었던 지난날이었다.

지난 2006년 5.31 지방 선거 이후 계속된 신정훈 나주시장의 재판 결과가 무죄로 나왔다.

법원은  “배임죄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자기 또는 제3자가 재산상 이익을 취득 하거나 본인에게 손해를 가한다는 인식아래 의도적 행위임이 인정되어야 하며 단순히 본인에게 손해가 발생했다는 결과만으로 책임을 묻거나 주의 의무를 소홀히 했다는 이유만으로는 책임을 물을 수 없다”고 무죄선고 이유를 밝혔다.

신정훈 시장은 판결 직후 “소모적 논쟁으로 지방 자치를 후퇴시킬 것이 아니라 건강하고 합리적인 경쟁과 생산적 타협, 그리고, 상생의 문화를 안착 시키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또한, 지난 2년간의 표류한 시정을 바로 잡고 나주 발전과 시민 화합을 위해 더욱 열심히 일하겠다는 각오와 혁신도시유치에서 보여준 시민의 끈기와 저력을 바탕으로 ‘미래 100년 새로운 영산강시대’를 열어가도록 힘차게 뛰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공무원 노조도 성명서를 통해 “이번 사건이 무죄로 내려진 만큼 더 이상의 갈등과 논란을 끝내고 하루 빨리 지역 사회의 안정을 위해 시민 모두가 이해와 포용으로 화합 하는 계기를 만들어 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돌아보면 참으로 금쪽같은 귀한 시간을 낭비했다. 지역 분열과 갈등. 그로 인한 피차간의 상처가 너무 컸지 않은가. 시민들에게 너무나 큰 염려를 끼쳐 드렸지 않은가?

재판의 과정을 지켜보면서 시민의 한사람으로, 그리고 자신들에게 표를 몰아준 시민들에게 안타까움이 컸던 부분은 민주당 의원들이 재판부에 탄원서를 낸 부분이다.

“신정훈 시장을 낙마시키기 위해서가 아니라 시정을 펼치는데 경각심을 주기 위해서였다”고는 하지만 시장의 잘잘못을 밝히는 탄원서 보다는 오히려 재판부에 선처를 주문하는 성숙함을 보여 주었다면 얼마나 멋진 모습으로 시민들의 가슴속에 각인되었을까를 생각해 본다.

성경에 보면 이스라엘 백성은 광야에서 원망과 불평을 일삼다 결국은 멸망과 죽음에 길에 이르렀다. 원망 문화, 비방문화가 우리를 넘어뜨릴까 두렵다.

무죄판결을 받은 신정훈 시장에게 주문한다.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포용이고 이해이며 인내하는 것이고 진정한 화해요, 털어버림이라고 말하고 싶다. 훌훌 털고 나주의 영화를 되찾고 나주의 꿈을 이루어 가자고...

다른 지자체는 현안사업을 가지고 정부 요로를 오르내리며 예산을 따내고, 여러 가지 크고 작은 사업을 치러 냈는데 우리는 그동안 진흙탕에서의 시간이 너무나 길었다.

갈 길이 너무 바쁘다. 하늘의 도움으로 다행히 여러 가지 카드가 있다. 가슴 졸이던 혁신도시 문제가 해결되었고 영산강뱃길복원사업은 이명박 대통령이 국가 비전으로 제시한 녹색 성장과 코드가 맞아 떨어진다,

또한, 오는 10월 10일부터는 나주에서 전국체육대회 종목중 사이클, 사격, 인라인 롤러스케이트 등의 경기를 우리 나주시민 모두가 힘을 합쳐 치러 내야한다. 이제 손을 맞잡고 가슴을 열고 나아가자. 영화로운 나주 번영의 시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