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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주이야기

맛좋고 영양 좋은 나주배 먹기 나름

by 호호^.^아줌마 2008. 10. 22.

맛좋고 영양 좋은 나주배 먹기 나름

배의 성분과 효능 이용한 다양한 요리‘인기’

환절기 어린이 가래기침 해소, 해열에도 제격


예년에 드문 풍작에도 불구하고 남아도는 배를 처분하지 못해 지역 과수농가들이 애를 쓰고 있는 가운데 모처럼 싼 값에 배를 사들여 다양한 요리로 배의 효능을 누리는 가정이 늘고 있다.

주부 김선영(42․나주시 대호동)씨는 지난 추석에 선물로 받은 배를 이용해 잦은 감기증세로 고생하는 자녀의 보약으로 활용하고 있다.

배가 가래기침에 효과가 있다는 얘기를 전해들은 김 씨는 인터넷 등을 통해 그 비법을 터득했다.

우선 배즙 100cc와 무우즙 100cc를 혼합한 다음 생강즙 30cc를 타서 한꺼번에 마시게 한다. 또 기침이 아주 심할 때는 배 한 개를 썰어서 우유와 섞어 달여서 먹이기도 하고, 가래가 심할 때는 큰 배 한 개를 쪼개어 배속을 긁어내고 그 속에 검은콩을 채워놓고 두 쪽을 합한 다음 문종이를 물에 적시어 배를 싸서 불속에 넣어 충분히 익힌 후에 콩을 꺼내어 짓이겨 먹이고 있다.

물론 이같은 방법이 옛 의약서적이나 민간요법으로 전해지고는 있지만 항생제와 양약에 지친 자녀들에게 여러모로 좋은 효능이 있을 것으로 믿고 있다고.

이밖에도 어린아이의 기침이나 백일해에는 큰 배 한 개에 젓가락으로 50개 정도 구멍을 내고 그 속에 후추를 한 알씩 넣은 다음 밀가루 반죽으로 배를 싸서 불속에 넣어 익힌 후 후추를 빼고 배를 먹으면 효과적이라는 설명도 덧붙이고 있다.

또 다른 주부 정진영(43․나주시 성북동)씨는 최근 감기증세로 병원을 찾다가 약 대신 배를 자주 먹고 있다고.

배는 몸에 열을 내리게 하는 효과가 있어서 생으로 먹기도 할 뿐만 아니라 배즙을 내서 죽을 쑤어 먹으면 열은 내리고 잃었던 입맛은 살아서 돌아오는 효과를 누리고 있다고 한다.

이처럼 배나 배를 이용한 가공품은 혈액을 중성으로 유지시켜 건강을 유지하는데 큰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배의 대표적인 효능으로는 갈증이 심하거나 심한 숙취에는 배가 간장 활동을 촉진시켜 체내의 알콜 성분을 빨리 해독시키므로 주독이 풀어지고 갈증도 없어진다.(본초강목)

또 배를 많이 먹으면 지라가 냉해져서 설사가 나는데 껍질과 같이 먹으면 껍질에 배를 소화시키는 효소와 탄닌성분이 많기 때문에 설사가 적게 난다. 다만, 젖먹이 어린이가 있는 산모나 허약한 사람은 배를 너무 많이 먹지 말아야 한다.

또 배는 고기를 부드럽게 하는 연육 효소가 있으므로 배를 채로 썰어서 고기와 섞어 하룻밤 재웠다가 먹으면 고기가 연해지고 소화가 잘된다. 이와 함께 종기의 근을 뺄 때는 생배를 썰어서 환부에 붙이면 근이 빠진다.(녹산방)

나주시 농업기술센터(소장 홍길식)에서는 얼마전 광주여대 식품영양학과 김지현 교수와 천수봉 씨 등 우리지역 음식명인 등의 자문을 받아  ‘이야기가 있는 비단고을 먹거리(梨)’를  발행했다.

이 책에서는 일반 가정에서 손쉽게 만들어 먹을 수 있는 배를 이용한 일품요리와 배를 이용한 한과․정과, 배를 이용한 떡과 빵, 배를 이용한 발효음식, 또 배를 이용한 소스 등 20여가지 요리를 소개하고 있다.

책을 펴낸 홍길식 소장은 “예전에는 비싸서 마음껏 먹을 수 없었던 배를 지금은 남아돌아서 걱정인 시대에 살고 있다”며 “이럴 때일수록 주부의 지혜를 살려 배를 이용한 다양한 요리로 가족의 건강과 영양을 챙긴다면 배 소비도 늘리고 농부들의 시름도 덜어주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누릴 수 있을 것”이라고 제언하고 있다. / 김양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