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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주사람들

수능은 끝났지만...

by 호호^.^아줌마 2008. 11. 19.


                     수능은 끝났지만...


다행스럽게도 올해는 해마다 되풀이 되던 수능 한파 없이 따뜻한 날씨 속에 수능이 끝났다. 수험생의 교통편의를 위해 경찰관의 오토바이 수송 작전부터 시작하여 비행기의 이착륙 까지를 제한하는 등으로 온 나라가 들썩이던 수능이었다.

그런 난리법석을 치룬 수능이 끝난 지 며칠이 지났는데도 수능 뒤의 뒤숭숭한 소식이 끊이지 않는다. 자녀의 성적을 비관하여 우울증으로 들어 누워 바깥출입을 않는다는 이웃 아파트 주부 이야기부터 신문과 TV를 통해 연일 들려오는 수험생의 투신자살 이야기까지...

이런 현상은 지구상에 우리나라 대한민국만이 갖는 특수한 현실이 아닌가 싶다.

또한 영어 몰입교육과 공교육 정상화, 사교육비 문제, 조기 해외 유학, 특목고 열풍, 국제중 신설 등 교육과 관련된 이슈가 언론에 자주 등장하는 나라도 우리나라가 유일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워낙 자원이 없는 나라이기 때문에 인적자원 밖에는 기댈 데가 없어서라는 이유 탓이라고 하기에는 이러한 현상은 그 심각의 도가 상식을 뛰어 넘어서는 현상이 아닌가 싶다.

우리의 교육현실과 대입제도는 나라발전을 위한 인재를 길러내는 교육제도라기보다는 이 땅의 청소년을 상하좌우로 압박하며 벌이는 청소년 대살육작전을 방불케 한다. 도저히 살아남을 수 없는 혹독한 경쟁에서 살아남은 몇몇 소수만을 위한 그런 교육제도가 아닌가라는 의문이 하루에도 몇 번씩 들어 지는 요즘이다.

교육의 본질은 우수인재를 가려내는 데도 있지만, 어쩌면 불리한 조건으로 인해 경쟁에서 밀려난 많은 이들을 보호하고 그들이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도와주는 데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어쩐 일인지 우등한 몇몇 소수자만이 사회의 제도와 보호와 온갖 특혜를 받는 현실이다. 이처럼 지극히 야만적인 사회의 현실이 우리의 젊은이들을 절망감에 빠지게 하고, 보호망 없는 벼랑 끝으로 내 모는 것이다.

최근 경제협력 개발기구(OECD)가 발표한 국가별 학습효율 지수는 우리를 당혹스럽게 하고 있다.

이 조사에서 한국의 학업성취도는 30개국 중 2위를 차지하는 좋은 성적이었다. 그러나 학습 효율 지수는 24위에 머물렀다. 쉽게 말해 엄청난 비용을 투자해서 뭔가 건진 것 같기는 했으나 효율성에서는 아주 밑지는 게임이었다는 이야기다.

세계는 글로벌 경제와 창의성이 강조되는 인재를 원하고 있고,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의 인재양성 방법과 평가방법도 달라져야 하는데 우리 교육 방법은 아직도 2~30년 전의 그 방법을 고수하면서 21세기형 리더를 요구하고 있다.

창의력과 통합능력, 국제적 감각을 두루 갖춘 인재, 그리고 국제사회에서 코리아의 브랜드를 높일 수 있는 탁월한 경쟁력을 갖춘 인재를 과연, 치열한 자기와의 싸움 이라는 명분으로 책상 앞에서 20시간 이상을 앉아 달달 쓰고 외우게 하기만을 거듭해야 하는 현실은 아무래도 글로벌 인제 육성과는  많은 거리가 있어 보인다. 과연 21세기를 주도해갈 탁월한 인재를 지금의 교육방식으로 길러낼 수 있을까를 생각해 봐야 할 것이다.

하루 24시간 중 3시간 이상 잠을 자서는 안 되는 삼당사락의 대한민국 교육현실, 한 번의 시험으로 미래가 결정되어 버리는, 패자 부활전이 거의 없는 , 그리하여 원하는 대학에 들어가지 못하는 대다수의 젊은이들이 삶의 의지를 접어버리는 나라는 결코 소망이 없다.

각자의 개성과 능력이 존중되어지고 쓰고 외우는 것만이 아닌 각각의 분야에서 마음껏 즐겁게 일할 수 있는 사회, 그런 세상을 꿈꾸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