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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주사람들

지도자의 품격

by 호호^.^아줌마 2008. 11. 10.

 

김노금

 

지도자의 품격 

            

언제나 넉넉하고 그러면서도 깔끔하고 품위 있는 배우 유인촌은 지적수준도 상당해 보여 내가 한결 같이 좋아하는 배우 중 한 사람이었다.

드라마를 통해서 그는 다양한 모습으로 우리의 가슴을 훈훈하게 해 주었고 때론, 맘씨 좋은 아저씨 같은 모습으로 어쩔 땐 이상형의 오빠 같은 그런 모습으로 우리에게 다가 왔었다.

그런 그가 이 정부 들어서 문화 체육관광부 장관이 되었을 때 항간에 이런저런 말들이 많았음에도 내 개인적으로는 우려 보다는 꽤 많은 기대를 했었다. 점점 그의 발언이나 행보가 거칠어지고 한 부처의 장관으로서의 수위를 넘어서는 행태를 자주자주 보일 때도 한 켠에 접어둔 그에 대한 기대를 아주 내팽개치지를 못했다.

국정 감사장에서 독기 어린 표정으로 취재진을 향해 쏟아내던 욕설이 온 오프라인 상에서 회자되는 상황은 참으로 민망하고 씁쓸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민주당 이종걸 의원의 폄훼발언과 몰아붙이기가 도를 넘은 수준이었다고는 하나 그는 한나라의  장관이고 거기에 걸맞은 품격을 유지 했어야 옳았다. 공직에 오르기 전 어떤 상황에서도  드라마에서의 실수나 NG는 얼마든지 용서 될 수 있지만 장관의 말실수는 결코 있어서는 안 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문화 정책 전반에 언론 정책까지를 총괄하는 중차대한 업무를 맡고 있는 장관이라는 사람이 공개된 자리에서 자제력을 잃은 모습으로 “사진찍지마..에이 X.. 찍지마! 성질이 �쳐서 으 ...정말 ...”이라는 표현은 정말 민망하기 그지없는 모습이었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40여명으로 구성된 연예인 응원단은 베이징 올림픽동안 국고 보조금을 흥청망청 쓰고, 거기에 가족까지 포함한 호화판 여행에다 비즈니스 항공권, 오성급 호텔에서 완전 초호화판 원정을 즐겼으면서도 표를 구하지 못하여 음식점에서 TV 를 보며 응원했다고 한다. 베이징까지 가서 식당에서 펼친 응원전이라니 ...결국 본래 목적인 응원에도 충실하지 못한 것은 너무나 당연한일로 드러났다.

문화부는 2억여 원의 국고 보조금을 지원하면서 행정 절차를 무시하고 일정에 대한 세심한 검토 없이 졸속으로 보조금을 집행한 것이다.

온 국민이 한마음으로 외치던 베이징 올림픽 응원이었다. 그랬기 때문에 이들에게 어쩌면 더 큰 비난이 쏟아진 것인지도 모른다. 잘못된 행동에 대한 질책과 비난 앞에서 진솔한 사과는 커녕 반성할 줄 모른다면 얼마나 괘씸하고 무례한 모습인가?

같은 기간 390여명으로 구성된 민족화해 협력 범국민 협의회는 1억3천만 원을 지원 받았지만 베이징 외곽 호텔을 이용하고 몇몇 인사를 제외하고 모두 이코노미 좌석을 이용하는 등의 알뜰한 응원을 펼쳤다고 한다. 그러면서도 2천여만 원 정도를 남겨 정산서와 함께 문화부에 반납했다니 여러 면에서 연예인 응원단과 비교된다. 모든 국민의 눈이 쏠린 국감장에서 모욕을 받아 많이도 심사가 뒤틀리기는 했을 것이다. 그러나 심기가 불편하다고 해서 그토록 막가는 언행을 하는 것은 국민을 무시하는 행동이라 생각한다.

파문이 확산되자 긴급 기자회견을 자청하여 대국민 사과를 하긴 했으나 사과의 진정성은 놔두고 라도 그가 보인 행동은 앞으로 현 정권은 물론 본인에게도 많은 부담이 될 것 같고 직책 수행에도 또 다른 걸림돌로 작용할 것 같아 안타깝다. 국민을 하늘처럼 여기고 두려워 할 줄 아는 정치인이기를 주문한다. 칼로 벤 상처보다 막말로 인한 지도자 모습이 더 가슴을 아프게 하는가 보다. TV에서 본 그 모습이 뇌리에서 쉽사리 지워지지 않을 것 같아 골 패인 가슴이 더 먹먹해지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