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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주이야기

나주호 물로 골프장 운영한다고?

by 호호^.^아줌마 2009. 3. 22.

나주호 물로 골프장 운영한다고?

남평 오계마을 주민들 “농사는 어쩌라고” 반발

“농업용수로 장사한다니” 농촌공사 비난 ‘봇물’


 

 

나주시 다도면에 건설되고 있는 한 골프장에서 나주호 물을 끌어들여 사용한다는 계획을 추진하자 남평읍 오계리 주민들이 일제히 반발하고 나서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남평읍 오계리 주민들에 따르면, 나주시 다도면 송학리에 골프장을 건설하고 있는 남양개발(주)가 골프장에 사용할 용수를 나주호에서 끌어올려 사용하기 위해 공사를 시행하고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주민들은 “최근 전국적으로 가뭄이 계속돼 농사뿐만 아니라 식수까지 위협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골프장에서 대량으로 물을 소비할 경우 언제 물 부족사태가 빚어질지 모른다”며 마을 앞으로 관통하는 수로설치 공사를 막고 있다.


주민 박철웅(51)씨는 “농사를 짓기 위해 만들어놓은 나주호 물을 퍼 올려 골프장 운영에 사용하다 보면 나중에 가뭄이 닥쳤을 때 농민들은 농사를 지을 방법이 없다”면서 “미래의 농업용수를 확보하는 차원에서도 나주호 물을 골프장 운영에 사용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다른 주민 문귀례(67·여)씨는 “68년 가뭄 때 지석강 물이 바닥나 농사는 고사하고 가축과 사람이 먹을 물도 없어 크게 곤욕을 치른 적이 있다”고 밝히며 “골프장측에서는 우리들이 돈이나 바라고 반대를 하는 줄 알지만 우리는 마을의 미래를 생각하고 반대를 하는 것”이라고 못 박아 말하고 있다.


이에 대해 골프장을 건설하고 있는 남양개발(주) 관계자는 “애초 계획으로는 지하수를 파서  사용할 계획이었으나 주변 마을에서 지하수가 고갈된다는 민원이 발생해 이를 해결하는 차원에서 나주호 물을 사용하기로 한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이 관계자는 “농촌공사측이 나주호 물을 하루 2천5백톤씩 지석천으로 방류하면 이 물을 끌어올려 사용하고 사용량에 따라 물값을 치르기 때문에 주민들에게는 아무런 피해가 없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주민들은 “어차피 나주호 물이나 지석천 물이 농사를 짓기 위한 것인 만큼 골프장에서 지속적으로 물을 사용할 경우 그 피해는 농민들에게 돌아온다”며 “농사지을 물을 골프장에 판다는 농촌공사측 발상 자체가 문제”라며 농촌공사에도 비난의 화살을 돌리고 있다.


한편, 이 문제와 관련 나주시의회 김종운 의원은 지난 19일 현지 주민들과 간담회를 갖고 “주민들의 요구사항이 업체측에 전달되도록 최선의 방안을 강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  김양순 기자


<사진설명>

남평읍 오계리 주민들이 골프장 건설로 인해 농업용수가 고갈될 우려가 있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