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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주이야기

갈팡질팡 일제고사 ‘어쩌라는 것인지’

by 호호^.^아줌마 2009. 3. 28.

갈팡질팡 일제고사 ‘어쩌라는 것인지’

31일 전국 초등 4~6학년, 중 1~3학년 진단평가 실시

일선학교․학부모 “본다는 것인지, 안 본다는 것인지”

 


전라남도교육청이 오는 31일 도내 초등학교 4~6학년과 중학교 1~3학년 학생 전체를 대상으로 교과학습 진단평가를 실시할 예정이다.

 

하지만 이에 따른 안내가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어 학생과 학부모는 물론, 일선 교사들마저도 갈팡질팡 하고 있는 모습이다.

 

교육과학기술부에서는 애초 3월 10일에 치르기로 했던 일제고사를 오는 31일로 연기해 전국적으로 0.5% 표집학생에 대해서만 실시하고 나머지는 시도교육감에게 판단을 위임한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전라남도교육청은 지난 24일 나주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들 표집학생 뿐만 아니라 도내 초등학교 4~6학년과 중학교 1~3학년 학생 전체를 대상으로 교과학습 진단평가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도교육청 중등교육과 이명희 장학사는 “이번 진단평가의 목적이 개별학생의 출발점 행동을 진단해서 교과별, 영역별로 부진한 부분을 파악하고 보충 지도하게 함으로써, 효율적인 학습 성취도의 향상을 꾀하는데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과거의 일제고사가 상대평가 위주로 서열세우기에 초점을 맞추었던 점에 비하면 목적과 취지가 완전히 다른 평가”라고 강조하며 “평가의 결과는 공개하지 않고 개인에게만 통지되고, 여기에는 학생 개개인의 학습부진과목과 부진영역이 상세하게 안내 된다”고 밝혔다.

 

이처럼 교육당국에서 이번 진단평가의 성격을 ‘의사가 환자를 치료하기 전에 환자의 상태를 진단하고 어떤 치료를 할 것인지를 파악하는 일’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지역 학부모들은 시험을 두고 이렇다 저렇다 설명조차 없는 지역교육행정에 불만의 소리를 높이고 있다.

 

학부모 홍 모(44․여․나주시 성북동)씨는 “언론에서는 31일에 시험을 본다고 하는데 학교에서는 오늘(27일)까지 아무런 얘기도 없어서 본다는 것인지, 안 본다는 것인지 답답하다”고 말했다.

 

홍 씨는 구체적인 시험요강을 알아보기 위해 전라남도교육청과 나주교육청 홈페이지를 찾아가봤지만 시험 일정조차 공지가 되지 않고 있었으며, 자신의 자녀 학급 알림판에도 정상수업을 하는 것으로 주간학습계획이 안내되고 있었다고 밝혔다.

 

실제로 나주중앙초등학교와 나주초등학교, 나주중학교 홈페이지에는 이번 시험에 따른 언급이 전혀 없었으며, 학급별로 발표되는 주간학습계획에도 정상수업 일정이 제시되고 있었다.

 

이런 가운데 전교조 전남지부는 지난 24일 전남도교육청 앞에서 일제고사 폐지를 위한 전남교사 결의대회를 가진 데 이어 지역별로 피켓 시위와 선전지 등을 배포하며 반발하고 있다.

 

특히, 일부 교사들은 이번 일제고사 부당성을 홍보하는 차원에서 학부모 편지보내기운동을 전개하는가 하며, 일제고사 폐지를 주장하는 차원에서 교무실 책상 위에 노란 삼각대를 올려놓고 있기도.

 

이처럼 지역 교육계가 학생들에 대한 시험문제를 두고 학부모들의 혼란을 부추기고 있는 가운데 학부모들은 “지역 교육계가 중심을 잡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교육인구 유출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는 것”이라는 일침과 함께 “교육당국과 교육지원단체, 학부모들이 지역 교육현안을 해결하기 위해 새로운 청사진을 구상해야 할 때”라고 요구하고 있다. 김양순 기자


<사진설명>

지역 교육당국이 오는 31일 치러지는 교과학습 진단평가에 대해 이렇다, 저렇다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어 학생과 학부모들의 혼란을 부추기고 있다.<사진은 지난해 3월 11일 실시된 진단평가 자료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