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우리이야기

블로그의 10가지 바보들^^

by 호호^.^아줌마 2009. 4. 5.

블로그의 10가지 바보들^^

 

블로그에 올린 글을 읽고 반응하는 건 자유다.

그런데 그 자유란 세상에 허용된 다른 모든 자유와 마찬가지로
상식과 원칙같은 것이 있다.

금 그어놓고 요 안에서만 놀아라,하는 게 무슨 자유냐고 말할지 모르지만,

어떤 자유든 다 곰곰히 따져보면 일정한 제약들이 있다.

그 제약들 중 가장 큰 것은 자신의 자유가 타인의 자유를 해치거나

방해해서는 안된다는 원칙이다.

블로그에는 많은 사람들이 오가며 글을 읽고 자신의 생각을 피력하기도 한다.
그런데 그 자유의 원칙을 잘 안지키는 분들이 있다.
이런 사람들을 나는 바보라 부른다.
어느 한 구석의 '무지'가 만들어내는 현상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물론 자주 나도 그 바보에 속하긴 하지만.^^

첫째,
글을 읽지도 않고 제목만 보고 성내는 사람.
'나는 축구가 싫다'라는 글이 올라오면
앞뒤 가리지 않고 흥분부터 하는 축구광.
제목은 내용의 요약이 아니라, eye-catcher(독자의
눈을 붙잡는 기능)도 된다는 사실을 이해 못하는
사람들이다.

둘째,
긴글을 썼다고 불평하는 사람.
물론 인터넷이란 문화가 길고 지루함을 용납하기
힘들다는 건 알지만, 긴 글에는 긴 글의 효용과 매력이
있다는 게 내 생각이다. 안 읽으면 될 일을,
심각하게 훈계하고 나서는 까닭은 뭘까?

세째,
글을 자기 마음대로 오해하고 화내는 사람.
'우울에 대하여'라는 글을 썼는데,
당신 요즘 뭐 안풀리는 일 있소?하고
물어보는 사람은 그래도 애교있다.
어떤 사람은 분명 취중인 듯한 언사로
당신 입만 살아있는 거 보니까
잠자리 문제 있지?라고 따진다.

네째,
뭐 이따위 '기사'가 다 있느냐고 거품무는 사람.
이 사람은 우선 블로그가 뭔지 모른다.
시를 써놨는데 '이따위 기사가 다 있느냐'고
말하면 참 난감하다.
나는 그 사람의 댓글 밑에 조용히 썼다가 지운다.
'바~부~'

다섯째,
전혀 상관없는 자기 얘기 늘어놓는 사람.
나름대로 인상 쓰면서 세상 돌아가는 거
글러먹었다고 한참 얘기한 글 밑에다,
자기 남편의 빤스가 출근 때 뒤집혔던 걸 기억하는데
퇴근 때 바로잡힌 현상을 어떻게 하면 좋으냐고
써놨다.

여섯째,
정치 이야기만 나오면 욕과 침이 튀는 사람.
노빠가 어떻고 당나라당이 어떻고
남이 떠들면 알바, 균형을 잡는다고 애쓰면
기회주의자, 어떤 정파든 옳은 건 써야지 라고 말하면
당장 찌라시라는 호칭이 날아온다.
답변을 쓰면 "찌라시들이 무슨 할 말이 있다고?"라고
윽박지른다.
지역색은 늘 원색으로 칠해지고
본론은 늘 하얗게 실종된다.
그 수많은 댓글들은 한 사회의 짜증지수처럼
느껴진다. 바부. 그러면 그럴 수록 더 공허하지.
근데 내 글을 읽긴 읽은 거야?

일곱째,
자기한테 연애거는 줄 아는 사람.
세상의 체온을 좀 높이겠답시고
그윽한 글을 쓰면, 이건 분명 내 얘기야,
어머, 이 사람이 내 얼굴도 모르면서,
날 좋아하나봐, 어떻게 알았지? 내가 엄청난
미모라는 걸? 뭐 이런 식으로 슬슬 오해하기 시작하면서
마음이 딱 맞고 정신이 딱 붙고 영혼이 딱 통한다고
딱풀처럼 믿어버리는 사람. 그런 뒤엔
그런 글이 안 이어지면 '무정한' 사람이 되고
'변심한' 사람이 되어버리는,
이상한 독법을 가진 사람.
그런 분노가 지나쳐 욕지기 댓글로
승부거는 사람. 자기, 미안해. 바부탱이.

여덟째,
자기가 글을 읽어 즐기는 게
아니라 남의 발자국과 소음을 즐기는 사람.
댓글이 들끓으면 와서 내용없는 소리를 보태야
자기도 '반열'에 오른다고 생각하는 사람.
글은 읽어보지도 않았으면서
'인기블로그'란 수식어에 이미 감동해서
하염없는 존경을 내보내는 사람.

아홉째,
블로그의 글들을
다른 뉘앙스로 파악하는 사람.
새벽에 올린 글이 많으면 이 사람 새벽 잠이
없구나. 근무 시간에 올렸으면 오홍, 이 자가
땡땡이를 치는구나. 혹은 요즘 연애 글이 많단 말야?
혹시 바람난 거 아냐? 내 예감은 못 속여.
난 그런 데에 용한 사람이란 말야. 뭐 이런 거.
혹은 글 이거 혹시 딴데서 표절해오는 거 아냐?
이렇게 많이 올리다니, 문집 베끼고 있는 거 아냐?하는
엉터리 수사반장들.

열번째,
블로그 비교하면서 훈계하는 사람.
"빈섬 블로그에는 말만 많고 내용은 없어요.
저쪽에 개똥이나 말똥 블로그는
얼마나 학구적이고 진지하고 좋은데..."라고
적어놓고 가는 사람.
듣는 '빈섬 블로그' 열받으면
지구 온난화만 심해지지
자신에게 좋을 게 뭐라고.
그럴 땐 속삭여준다.
"바붕~ 니 꿈꿔. 안녕"